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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이야기...

소니 (SONY) 몰락의 이유..와 부활의 가능성은?



본인과 비슷하거나 혹은 필자보다 나이가 좀 더 많은 세대들에게

소니라는 회사의 이름은 지금의 애플이나 삼성보다 훨씬 거대하고 대단했었다.

8-90년대 소니는 모든 회사들의 혁신 모델이었으며 절대로 무너질거 같지 않던 절대적 가치를 가지고 있을것만 같았다. 그랬던 소니가...지금 그 회사의 존폐 자체를 논할 정도로 어려움에 처해있다.


대체 소니는 어쩌다 몰락하게 된 것일까?


과거 8~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워크맨(WALKMAN) 이라는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를 필두로 브라비아(TV), 바이오(노트북), 트리니트론(디스플레이) 등 소니가 만들어내는 카테고리의 모든 브랜드는 늘 최고의 품질과 소니 스타일이라 불렸던 세련되고 멋진 디자인으로 모든 사람들이 가지고 싶어하는 가전기기의 대표 기업이자 브랜드 제품이었다.

소니 라는 그 이름만으로도 곧 신뢰할 수 있었고 다른 경쟁사들은 그저 소니를 따라하기에 바빴다.

지금 세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회사로 평가받는 애플,삼성이 과거에는 소니를 롤모델로 삼고 벤치마킹했던 회사라고 하면 어느정도인지 조금은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

그러나...지금 현재 소니라는 회사는 젊은이들에게 그 존재 자체도 미미할 정도로 몰락해 버렸다.

그저 예전에 잘 나갔다던 회사..로만 알고 있는 젊은이들이 대다수일 뿐이다.

심지어 이제는 소니라는 회사 자체가 부도가 날 것이라는 기사까지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을 정도다.



대체 소니는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어 버린 것일까?


기본적으로 간단히 말하자면 소니가 과거의 영광에만 취해 2000년대 이후 현실 인식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에 뒤쳐지고 시장의 외면을 받아 현재의 위치까지 추락한 것이다.


하나 하나 분야별로 되짚어 보면


<TV.영상 가전 분야>



영상 기기 분야에서의 절대적인 위치라는 스스로의 오만함 때문에 (8-90년대만 하더라도 전문 방송.영상 장비 시장의 9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었으며 가정용 TV 나 캠코더 분야에서도 보급형부터 고급형 제품까지 가장 높은 점유율과 이익율을 가지고 있었음) TV 분야에서는 삼성,엘지가 소니 타도를 모토로 턱밑까지 따라오는데도 불구하고 소니 프로미엄만을 고집했고 결과적으로 소비자들도 굳이 소니라는 프리미엄 보다는 삼성과 엘지의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에 더 많인 이들이 돌아서 버렸다.

영상 장비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점유율을 가졌다는 오만함에 시장이 원하는 규격이 아닌 자신들의 독자 규격을 지나치게 밀어붙였고 결과적으로 파나소닉등 뛰어난 품질과 합리적인 가격 보편적인 규격을 지향하는 장비 회사에 더 많은 기회를 내주고 스스로 몰락해 버렸다.



<음향 기기>


     


과거 지금의 아이팟.아이폰 이상의 브랜드 가치로 평가되던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워크맨을 필두로 소비자 음향 기기 시장 및 전문 음악 제작 분야에서도 가장 사랑받는 회사였던 소니였지만 시대의 흐름 자체가 카세트 플레이어 > CDP 를 거쳐 2000년대 들어서며 MP3 플레이어의 편리함과 뛰어난 휴대성으로 가고 있었는데 MD (MiniDisk) 라는 독자 규격을 고집하다 MP3 플레이어 시장 진입에 한참이나 늦고 결국 애플에게 모든 주도권을 다 내주며 지금의 애플의 혁신을 애처롭게 바라보게 되었다.



뭐 소니 나름으로는 CD 의 음질과 더 편리한 휴대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소니 뮤직이라는 자사 컨텐츠 사업에 대한 보호 때문에 MP3 라는 디지털 파일의 불법 복제를 우려해 일부로 외면한 것이다.



<컴퓨터>



한때 소니의 노트북 브랜드인 바이오 (VAIO) 는 프리미엄 노트북의 대명사였다.

흔히 CEO 노트북이라 불리는 Z 시리즈는 수백만원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성능과 멋진 디자인으로 한번쯤은 가지고 싶은 비즈니스맨들의 워너비 랩탑 1순위로 꼽혔다. 하지만...지금 현재 소니는 바이오 브랜드 자체를 폐기하려 할 정도로 이제 그 위상은 추락해 버렸다.



<게임기>



              


80년대 90년대 초까지 닌텐도를 필두로 한 전통의 일본 콘솔 게임기 시장의 강자들 위주였던 시장에서 고성능 차세대 게임 콘솔을 표방하며 소니는 플레이 스테이션 (PS) 흔히 플스라 불리우는 게임기를 시장에 내놓았고 반응은 매우 폭발적이었다. 최근 플레이 스테이션4 까지 출시하며 나름 아직까지는 가정용 게임기 시장에서 그 입지가 꽤 공고한 상황이지만 문제는 그 시장 자체가 기존에 비해 성장력이 둔화되고 좁아지고 있다는 것에 있다. 비단 소니뿐만이 아니라 전통의 대표 게임 업체인 닌텐도 조차도 최근 몇년간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풍에 직격탄을 맞았다. 비록 아직까지 본격 콘솔게임을 즐기는 하드 유저들이 적지 않다고는 하지만 점점 더 고사양화 되어가는 스마트폰, 타블렛의 성장력을 보고 있자면 콘솔 게임 시장의 한계시점은 그야말로 시간 문제가 아닐까 생각되어 진다.


자 이쯤 되면...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라는 것을 세살짜리 아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총체적 난국이란 바로 지금의 소니같은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2013년도 소니의 각 사업별 회계분석 자료를 보면 아래와 같다.



결국 지금에 와서 워크맨, 브라비아, 바이오등 소니 시대를 대표하던 브랜드들 중 남아있는 것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소니가 그렇게 자랑하던 가전 분야는 이미 몰락할대로 몰락했고 과거에는 그저 짜투리 사업에 불과했던 사업 분야들 (금융,카메라,이미지 센서등) 이 회사를 지탱해 주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우습고 슬픈 것은 과거 소니 시대의 영광을 이룩했던 소니 혁명의 주역들이 바로 지금의 소니 몰락을 만든 주역들이라는 것이다. 과거 너무나 큰 영광을 이룩했기에 자신들의 능력을 지나치게 과대 평가하고 시장의 흐름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구세대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과연 과거 소니 왕국의 영광은 이제 저물어가는 태양처럼 이대로 사라져 버리는 것 말고는 아무런 부활의 길이 없는 것일까?


아니다. 아직 끝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분명 과거의 영광에 비해 쇠락하고 허물어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소니라는 기업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가치는 결코 적지 않고 과거 영광의 주역들이 싸놓은 똥이 워낙 엄청나서 언제 다 치울 수 있을지 엄두조차 나지 않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현 소니의 젊은 CEO 인 히라이 가즈오를 필두로 한 소니의 젊은층들이 다시 한번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소니는 부활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소니의 미러리스 카메라 브랜드인 NEX 흔히 넥스라고 불리는 카메라 브랜드는 현재 소니가 펼치고 있는 여러가지 사업 분야들 중 거의 유일하게 압도적인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는 브랜드다.

사실 미러리스 카메라 사업에서도 소니는 그리 빨리 뛰어든 업체가 아니다.

DSLR 카메라 시장에서 니콘,캐논의 압도적인 시장 장악 때문에 사실상 시장 점유율을과 수익율이 거의 전무했던 니콘.캐논외 업체들 중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이 연합한 마이크로 포서드 진영이 가장 먼저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 뛰어들었고 올림푸스 PEN 과 파나소닉 G 시리즈는 미러리스 카메라 초창기에 매우 큰 인기를 끌며 시장을 이끌었다. 그리고 소니는 삼성등과 함께 거의 후발 주자로 미러리스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현재의 미러리스 카메라 시장에서 소니는 절대적인 점유율로 모든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과거 미놀타를 인수해 알파 시리즈를 내놓던 DSLR 시장에서는 그저 그랬던 소니가 대체 어떤 이유로 미러리스 시장을 장악 할 수 있었을까?



그 이유는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고 소니의 과거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장 제대로 접목시킨게 바로 이 NEX 카메라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수십년간의 이미징 장비를 만들어온 소니의 기술 (현재 DSLR 등에 들어가는 대형 이미지 센서 및 스마트폰,컴팩트 카메라등에 들어가는 이미지 센서의 90% 가까이는 소니가 제조한 이미지 센서들이다.) 과 소니 스타일이라 불렸던 세련되고 심플한 소니의 디자인이 결합되어 다시한번 소비자들에게 어필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카메라들의 전형적인 디자인에서 벗어나 현대적이고 심플하면서도 멋스러운 디자인의 NEX 는 특히 젊은 남녀들에게 큰 인기를 얻으며 선발주자로 미러리스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올림푸스와 파나소닉의 PEN 과 G 시리즈에게서 소비자들의 이목을 단기간에 돌려버렸다.

이어서 다양한 가격대와 성능의 라인업을 잇다라 빠르게 출시하며 (비록 바디 공장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지만...) 경쟁 업체들이 따라올 틈 조차도 주지 않으며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기존에 소니 에릭슨이라는 일종의 자회사를 통해 곁다리 질만 하던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소니 에릭슨이 아닌 소니의 이름을 그대로 들고 나오며 소니 스타일이라 불릴만한 멋진 디자인과 꽤나 견실한 성능과 기능으로 스마트폰 분야에서 나름의 두각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는 스마트폰 분야 역시 워낙 뒤늦게 정신차리게 제대로 뛰어든 탓에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높지 않지만 그래도 고무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는것은 최근 $400 이상의 고가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과 이익율은 애플과 삼성에 이어 소니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엑스페리아 Z 로 시작해서 Z1 에 이어 최근에 나온 Z2 역시 매우 큰 호평을 받고 있고 올 하반기에는 QHD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Z3 까지도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는 루머에 소니의 빠른 대응에 오랜 소니의 팬들뿐 아니라 젊은층들까지도 다시한번 소니를 주목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본인 역시도 소니의 대화면 스마트폰인 엑스페리아 Z Ultra (ZU) 를 거의 1년째 사용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사용해봤던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중에 디자인과 기능, 성능면에서 가장 만족하면서 사용중이다. (물론 본인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ZU 와 함께 애플의 아이폰 5s 도 함께 사용중이다.)



이렇듯 최근 나오는 소니의 제품군들이나 사업 영역을 보면 소니가 무조건 끝나지는 않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다. 그들 스스로도 비대해진 회사의 규모에 비해 과거의 영광이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바꾸어 살아남고자 피나는 노력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나오는 소니의 제품들을 보면 그동안 소니가 보여주었던 장점들을 잘 이어가고 있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영역에서도 뒤쳐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물론 솔직히 말하자면 과거 8-90년대 영광의 시절동안 소니라는 회사의 규모가 엄청나게 거대해졌는데 지난 십여년간 싸지른 똥의 양이 너무나 엄청나서 현재 젊은 소니의 경영진과 직원들이 열심히 개혁을 하고 있다고 해도 그저 언발에 오줌누는 상황에 지나지 않는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도 자신들의 상황이 잘 알고 있기에 최근에는 그동안 소니의 상징과 같았던 전자사업분야 중 TV 사업의 분사 까지도 포함한 개혁안을 추진하고 있다.



과연 이후 소니가 다시 부활해 과거의 소니다운 영광의 모습을 재현할 수 있을지...

아니면 이대로 저물어 사라져 버릴지는 알 수 없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소니가 다시 부활해 주기를 바란다. 

소니의 워크맨 카세트 플레이어를 선망의 눈길로 바라보며 몇달간 용돈을 모으고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 장만한 워크맨 이어폰을 귀에 꼽고 밤이 새도록 음악을 들었던 소니 키즈였기에...

어린 시절 동경했던 그 멋진 모습을 소니가 다시 한번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