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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이야기...

애플의 OS X 소프트웨어 무료화 진짜 의중은?

얼마전 애플의 발표회에서 가장 이슈가 되었던것은 새로운 아이패드 시리즈들 (아이패드 에어,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보다도 새로운 OS X 10.9 메버릭스와 iLife (iPhoto / iMovie / Garageband 등) 와 iWork (Keynote, Numbers, Pages) 등의 새로운 버전에 대한 전면 무료화 선언이었다.


게다가 애플은 기존 버전을 구입했던 사용자들은 물론이고 30일 체험판 사용자들에게까지 무료로 새로운 정식 버전의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게 하고 있다. (업그레이드를 하면 앱스토어 구매목록에 포함된다.)



게다가 애플은 현재 심지어 앱스토어에서 $79.9 에 판매하는 전문가용 사진 관리.편집 어플리케이션인

어퍼쳐 (Aperture) 까지도 트라이얼 버전 사용자들에게 정식 3.5 버전으로의 업데이트를 해주고 있다.



이를 두고 유저들은 '대인배 애플' 이라고 하거나 업데이트 과정에서 애플의 실수 (버그) 가 있었을 것이라는 등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실제적으로 애플측에서는 iWork 나 Aperture 비-구매자가 공짜로 정식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다" 라고 한다.


애플, iWork, Aperture 비-구자가 공짜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었던 것 "이미 알고 있었다"


위 글에서 애플은 비양심적인 사용자들이 있을 수 있지만 사용자들이 정직하다는 믿을을 더 중시한다..라 이야기하고 보기 좋게 이야기하며 정말 대인배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 애플의 진짜 의중은 따로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애플의 비즈니스 구조를 살펴보면 이번 결정을 충분히 이해할(?) 있다.

애플의 경우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를 모두 직접 제작.판매하는 기업이지만 애플의 전체 비즈니스에서 하드웨어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소프트웨어 판매에 비해서 절대적으로 높다.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등 iOS 기기는 물론이고 일반 컴퓨터인 매킨토시 (Mac) 에서도 마찬가지다. 
전세계 컴퓨터 OS 점유율로 본다면 애플은 고작(?) 5~7% 밖에 되지 않지만 90% 이상인 윈도우 컴퓨터들의 경우는 전세계 수많은 제조사들 (한두군데가 아닌 브랜드만 수십.수백군데에 일반 조립 피씨 비중도 어마어마하고) 이 나눠먹고 있지만 애플의 OS X 점유율 5~7% 는 거의 대부분 (일부 해킨이 있지만 그야말로 일부) 이 애플이 직접 판매한 매킨토시를 사용하고 있다.
OS 점유율로 따지면 윈도우즈와 비교도 안되지만 매년 전세계 컴퓨터 판매순위로만 본다면 (iOS 제외)
애플은 델이나 HP 레노버 같은 기업.개인용 PC 전문 회사들에 육박하는 판매량이다. (보통 3~4위권)



게다가 판매량뿐 아니라 순이익률은 더더욱 다른 회사들보다 탁월해 2012년 4분기에 애플은 미국내 PC 산업 순이익의 절반 가까이인 무려 45% 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미친...)


심지어 아이패드를 컴퓨터로 포함하면 애플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컴퓨터를 판매하는 하드웨어 제조사에 해당한다. 소니.삼성.LG 같은 곳들보다 훨씬 많은 판매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어퍼처,로직,파이널 컷등 애플만의 특화된 소프트웨어들이 꽤 있지만 기본적으로 하드웨어 판매에 비해 소프트웨어 판매가 애플의 비즈니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적다. (애플이 직접 제작.판매하는 어플리케이션의 매출보다 앱 스토어등에서 서드 파티 어플의 수수료로 받는 비중이 훨씬 크다.)


이번 애플의 행보를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하드웨어를 사면 우리가 제대로 만든 소프트웨어는 다 무료로 줄께 
그러니 우리 하드웨어를 더 많이 사라

라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메인 OS 부터 각종 주요 소프트웨어들까지 사실상 무료로 배포하는 것의 파장은 벌써부터 보이고 있다.
지난 10.8 마운틴 라이언이 출시되었을때보다 초기 설치율이 무려 3배 이상이라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유로로 구입했어야 하는 10.8 마운틴 라이언과 달리 무료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으니 그동안 굳이 불편함이 없어 기본적으로 최초 구입시 탑재되었던 OS X 에 대해서 유료로 차기 버전을 구매하지 
않고 사용했던 유저들까지 무료인데 한번 올려보자...라는 생각이 들게 만들고 있다고 보인다.
이것은 애플에게 장기적인 관점에서 상당히 좋은 부분이다.
OS X 의 파편화를 줄일 수 있기에 유지.관리에도 상당히 많은 시간과 인력을 줄일 수 있다.
(물론 출시된지 7~8년이 다되어가는 OS X 타이거에도 꾸준히 보안 업데이트를 해주는 애플이지만)
그리고 분명 더 많은 유저들을 Mac 하드웨어 구입으로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윈도우 컴퓨터를 사면 오피스 프로그램도 따로 사야하고 소프트웨어 살게 많은데 불법으로 쓰면 바이러스가 걱정되지만 매킨토시를 사면 각종 수준높은 프로그램들이 전부 무료로 제공된다...는 부분은 반드시 윈도우를 사용해야 하는 기업환경이 아닌 개인 사용자들 에게는 상당히 큰 메리트다.


거기에다 이번에 또 매킨토시 랩탑들 (에어 및 프로) 의 기본적인 가격들을 $100~200 씩 인하했다.
(물론 기본형 모델에 기존에 비해 램을 낮춘다든가 외장 그래픽을 뺀다든가 하는 장난질이 있었지만)
아이워크의 전면 무료화까지 감안하면 거의 기존에 비해 $150~250 정도의 가격 인하가 된 셈이다.
그만큼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맥 하드웨어를 구입할 메리트가 높아졌다는 말입니다.
애플로서는 주요 비즈니스인 하드웨어 판매를 기존보다 더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다른 제조사들은 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가격인하뿐이 아니라 뛰어난 프로그램들까지 무료로 제공한다.
어쩌면 애플만이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소프트웨어 판매가 주 비즈니스인 마이크로 소프트같은 기업이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애플은 이렇게 모바일 시장에서의 iOS 뿐 아니라 PC 시장에서 OS X Mac 기기들 역시도 더더욱 공고한 위치를 차지하고 확장하려고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자기들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말이다.












여담으로 여전히 한가지 아쉬운 점은...

팀쿡 체제에 들어서면서 계속해서 느끼고 있는 부분이지만 
애플이 좀 지나칠만큼 일반 캐쥬얼 유저들을 위한 비즈니스와 제품군에만 신경을 쓰고 전문가 그룹 즉 프로유저들에게는 점점 더 신경쓰는 부분이 줄어들고 있다는 부분이다.
물론 새롭게 발표된 맥 프로는 분명 프로 유저들을 위한 기종이지만 새로운 맥 프로도 기본적으로 성능은 매우 뛰어난 최신형 워크스테이션이지만 많은 프로 유저들이 원하는 각종 확장성이나 기존 주변기기들과의 호환성등은 많은 부분이 희생되었다. 사실상 프로 유저들의 경우 메인 하드웨어를 계속 업그레이드 시키더라도 주변 기기들은 계속해서 사용되기를 원한다. 그런것까지 매번 바꾸려면 시간.비용적으로 너무 많은 지출이 되기 때문에 장비의 구입.사용은 곧 비용의 지출인 프로 사용자 입장에서는 불필요한 지출이 늘어나는 것이 달갑지 않은 부분이다. (프로 사용자에게 비용의 증가는 곧 수익의 하락을 의미한다.)
맥북프로 모델같은 경우 레티나 맥북프로로 바뀌면서 확장성은 기존에 비해 그야말로 제로가 되버렸다.
SSD 는 물론이고 RAM 같은 경우에도 최초 구입시 CTO 주문이 아니면 확장이 안된다.
SSD 는 추후에 따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지는 않지만 정식으로는 불가한 부분이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15인치 레티나 맥북프로 기본형 모델에 별도의 외장 그래픽 없이 인텔 내장 그래픽인 아이리스 프로 (물론 매우 좋아진 인텔의 내장 그래픽이지만) 탑재를 보면서 차라리 소니처럼 별도의 썬더볼트 외장 그래픽 장치등을 애플이 직접 만들어 판매했으면 어떨까 싶었다.


2012년에 출시된 Sony Vaio Z13115 에는 썬더볼트를 통해 연결되는 외장 미디어 도크가 있다.

미디어 도크를 연결하면 AMD Radeon 7670M (1GB VRAM) 외장 그래픽 카드와 블루레이 플레이어등을 연결해 사용 할 수 있고 기가포트, USB2.0 / 3.0 포트, VGA 및 HDMI 출력포트등을 사용할 수 있다. 이 제품을 발표할 당시 (2012년초) 에는 애플과 인텔간의 비공식 썬더볼트 단독 협약중이라 소니에서는 공식적으로 이 미디어 도크가 썬더볼트로 연결된다고 말하지는 않았지만 10Gbps 의 광케이블로 연결된다는 것으로 미루어 썬더볼트를 통해 연결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더 강력한 그래픽 파워를 원하는 이들이라면 따로 썬더볼트 외장 그래픽 장치를 별도 구매할 수도 있을테고 더불어 다양한 확장성을 위한 썬더볼트 도킹 스테이션같은 것도 애플이 직접 좀 만들어 줬으면 좋을텐데 말이다. 프로 유저들을 위한 새로운 초고속 전송 포트인 썬더볼트 탑재를 가장 빠르게 해 놓고도 애플이 이 썬더볼트에 대해서 사실상으로는 거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니 솔직히 있으나 마나한 부분이 되버리고 있는게 사실이다.


제발 팀쿡...이하 애플 임원.경영진들아~!

일반 캐쥬얼 유저 시장이 돈되는 시장이라는거 내 모르는거 아니지만
그래도 니들이 이렇게까지 되기까지 소위 말하는 전문가 층들의 지지가 있었기에 가능했잖니?
그니까 제발 앞으로는 좀 전문가층도 예전처럼 신경써주렴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