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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난 이야기

아이패드용 디지털 잡지가 안 팔리는 이유?

최근에 매우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봤다.

애플 아이패드가 출시된지 1년도 채 되지 않아서 1천만대의 판매고를 올리며 '올해의 기기' 상을 휩쓸며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지만 정작 많은 이들이 아이패드에 기대했던 '디지털 잡지' 의 급속한 성장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오히려 초기에 비해 아이패드용 매거진의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기사다.



자...그렇다면 대체 아이패드용 디지털 잡지가 안 팔리는 이유는 뭘까?

위 기사에서는 용량이 지나치게 커서 다운로드 받기가 어렵고 가격이 종이 매거진과 큰 차이가 없고

또한
공짜로 볼 수 있는 인터넷과 차별화된 특성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다.

맞는 말이다.

그렇지만 진짜 이유는 오직 한 가지다. 그것은 바로 '가격' 이다.

본인 역시 잡지 관련된 일을 많이 하고 있기에 잡지 사업 분야가 잘 되기를
그 누구보다도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중 한명이다. 하지만 모든 상품에는 그것에 적정한 가격이 존재한다.

최근 국내에서 통근 치킨으로 불거진 '치킨가격 거품' 에 대한 논란도 많은 사람들이 프랜차이즈 치킨

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고 느끼기 때문에 불거진 논란일 것이다. 일반적이고 상식적으로 생각할때

특정 상품의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면 사람들은 반발하게 되고 다른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있다면

비싼
상품보다는 더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서 품질도 좋다면 더할나위 없겠지


그렇다면 아이패드용 디지털 잡지의 적정한 가격은 어느정도여야 할까?

개인적으로는 약 1.99 달러 즉 2달러 정도의 금액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종이 잡지의 경우에는

보통 4~5 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판매가 된다. 국내에서도 6-7000 원 정도의 가격이니 큰 차이는 없다.

그렇다면 디지털 잡지는 그 절반 정도의 가격인 2달러 약 2500~3000 원 정도에 판매되어야 한다.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잡지를 제작하고 유통등에 필요한 비용이 일반 종이 잡지와 디지털 매거진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제작을 위한 비용은 다를바가 없지만 유통의 비용은 전혀 다르다.

일반 종이 잡지의 경우 잡지를 기획하고 취재하고 만드는데 필요한 비용 외에 완성된 잡지를 종이에

인쇄해야 하는 비용이 들어가고 (발행하는 부수만큼 비용은 늘어난다.) 발행된 잡지를 각 판매처로 운송도

해야
하기 때문에 전국 각지로 보내야하는 운송비용이 상당히 많은 비용을 차지하게 된다.

또한 발행된 잡지가
다 팔리지 못하고 남을 경우 그 재고처리를 해야하고 물류도 쌓아두어야 한다.


반면 디지털 잡지라면 제작비용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제작 이후에 인쇄와 유통을 위한

배송비용등은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1만명이 구입하건 10만명이 구입하든 디지털 매체이기
때문에

어차피 같은 비용밖에는 들지 않는다. 그것이 1명이던 100만명이든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그만큼 비용이 절감되는 디지털 잡지가 일반 종이 잡지와 같은 가격에 판매가 된다면...

과연 누가
굳이 디지털 잡지를 구입하려고 하겠는가? 한.두번은 볼 수 있겠지만 그 이후에는 아니다.

잡지사에서는 일반 종이 잡지보다 더 차별화된 각종 멀티미디어 컨텐츠를 제공하기 위한 제작 비용이

더 들어가고 디지털 잡지는 지난 과월호도 언제나 받아 볼 수 있기 때문에 편리하다고 한다. 

과연 그럴까??

디지털 잡지를 보는 사람들이 각종 다양한 멀티미디어가 포함된 잡지를 보는것을 좋아는 하겠지만 꼭

동영상같은 멀티미디어가 들어가야만 디지털 잡지를 볼 거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가장 큰 장점이라면

무엇보다 두껍고 무거운 종이 잡지를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지 때문에 디지털 잡지를 좋아할 것이다.

지난 과월호를 언제나 볼 수 있어서 좋다고? 그럼 종이 잡지는 과월호를 무조건 다 버리나?

정기적으로 잡지를 구독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관심있어하는 잡지를 그렇게 쉽게 버리지 않는다.

디지털 잡지는 더 편리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인데...그 편리함이 현재 가격을 정당화 시킬 수 있는가?

절대로 아니다.
 
디지털 잡지는 편리하지만 기존 종이 잡지나 책에 비해 소유의 가치는 훨씬 적다.

아무리 매체가 바뀌고 흐름이 변한다고 해도 특정 매체나 소재가 가지는 가치는 바뀌는 것이 아니다.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음악을 듣기위해 CD를 구입하기보다 한 곡당 가격을 내고서 MP3 파일을

다운로드 받아서 컴퓨터나 MP3P 를 통해 음악을 감상한다.  그리고 보통 MP3 한곡 가격은 약 1달러

에서 비싸도 2~3달러 정도다. 보통 뮤지션들의 싱글 앨범의 가격은 4~5달러 정도다. MP3 가 더 싸다.

또한 각 음악 다운로드 사이트들에서는 정액권이라는 것이 있어 한달에 7-8000 원 정도면 음원 사이트

에서 언제나 원하는 음악을 마음껏 들을 수 있고 한달에 3~40 곡을 따로 다운로드 받을 수도 있다.

이것을 한곡당 가격으로 계산하면 한달 40 곡에 7000 원이라고 할때 한 곡당 230 원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MP3 를 다운받아 듣고 정말 마음에 든다면 추가로 앨범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그런데 MP3 한곡당 가격이 만약 3-4000 원 이상이라면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MP3 를 구매할까?

제 아무리 MP3 파일에 앨범아트를 포함하고 가사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잘 디자인된 종이 앨범의

고급스럽고 아이디어틱한 CD 커버안에 들어있는 빛깔고운 CD 의 물리적 소유감을 충족시킬 수 없다.


디지털 잡지도 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금의 디지털 잡지는 지나치게 비싸다.  지금의 절반 정도의 가격이 되어야 할것이다.

만약 1년 정기 구매권등을 구매한다면 종이 잡지의 정기 구독권에 비해 6-70% 이상은 저렴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 아이패드등의 타블렛 PC 를 이용하는 전자책.잡지 시장을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현재의 전자책.잡지 가격은 아직까지도 정신 못차리고 어떻게든 최대한 더 비싸게 팔아서 더 많은 수익

을 남기기 위한 출판사.잡지사의 욕심일 뿐이라 생각한다. 지금 가격이라면 일반 종이 잡지 3-4권을

팔아서 남기는 수익보다 디지털 잡지 한권을 팔아서 남기는 수익이 더 많을거라고 예상된다.


시장은 소비자에 의해서 그 성패가 결정된다. 소비자가 매력을 느끼는 시장은 커지지만 

그렇지 않다면 결코 크게 성장할 수 없다. 아무리 좋은것들을 모아놓는다고 해도 사람들이 편하게 와서 

구경하고 구입 할 수 없는 시장이라면 결국 특정 계층만 소비하는 사치품이 될 수 밖에는 없을 것이다.

잡지사들이 흔히 명품 브랜드들을 많이 다루다 보니 그네들의 생각도 거기에만 고정되어 있나 보다.

신문.잡지.도서 등 출판시장이 위기라고 하는데 아직 배가 한참 더 고파봐야 정신을 차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