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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이야기...

레티나 맥북프로 패널 교체기



레티나 맥북프로 15인치가 출시된지 벌써 4개월여가 지났고 13인치 레티나 맥북프로도 본격적으로

출시되어서 이제는 그야말로 맥북에도 레티나 패널이 대세가 되어가고 있는 시점이다. 

많은 레티나 맥북프로 사용자들이 그 뛰어난 휴대성이나 압도적인 퀄리티의 디스플레이 품질등에서 큰 만족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가지 문제로 꽤 골치아파 하고 있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것은 바로 얼마전 본 블로그에 포스팅했던 레티나 맥북프로 15인치 리뷰에서도 언급한바 있는 레티나 맥북프로 패널에서 화면에 잔상이 남는 현상이다. 해당 리뷰에서도 언급했듯이 이 문제가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면 별것 아닌것으로 넘어갈수도 있지만 여기에 신경을 쓰게되면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는것 또한 사실이다. 최근 출시된 13인치 레티나 맥북프로도 같은 증상이 있다고 한다.

애플측에서는 IPS 패널의 특성상 어느정도의 잔상 현상은 생길 수 있기에 잔상이 생긴다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불량이라고 볼 수는 없다라는 입장이다. 사실 이것은 틀린말이 아니다.

IPS 패널의 경우 뛰어난 시야각과 색재현율등 디스플레이 자체로서의 품질이 굉장히 뛰어나지만 낮은 응답속도를 가지고 있는 특성상 어느정도의 잔상이 남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잔상의 지속시간이 실제로 얼마나 이어지느냐의 문제다. 잠시 있다가 사라지는 정도라면 실사용에서 큰 문제가 없겠지만 그 잔상의 지속시간이 길면 길어질수록 실 사용하는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편하게 느낄수도 있다.





현재 레티나 맥북프로의 패널은 주로 LG 와 삼성에서 납품되고 있는데 특히 LG 패널이 들어간 경우에 이러한 잔상의 지속시간이 매우 길고 불편하다는 리포트들이 많다. 삼성패널의 경우 100% 잔상이 남지 않는것은 아니나 LG 패널에 비해 그 빈도수가 매우 적고 지속시간도 짧아 실 사용에서 거의 느낄 수 없을 정도라는 의견들이 많다. 사실 본인이 사용하고 있는 맥북프로 레티나 모델의 디스플레이 패널도 LG 의 패널이었다. 하지만 실제 사용하면서 잔상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느끼지 못하고 있었는데 지난번 리뷰를 하면서 과연 내 레티나 맥북프로의 잔상은 어느정도일까 하고 테스트를 해봤는데 생각보다 잔상이 확연하게 남는것을 알 수 있었다 (단색의 중회색 부분에서만 눈에 띈다) 뭐 그렇지만 실제 사용에서 크게 불편하지 않아서 그다지 신경쓰이는 부분은 아니었는데 문득 애플측에 해당 문제를 적극적으로 리포팅 해 보고 어떻게 대처를 하는지 알고 싶어졌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애플코리아 측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가 궁금해졌던 것이다. 공식 애플스토어 즉 지니어스바가 있는 국가의 애플스토어에서는 해당 문제에 대해서 사용자가 컴플레인을 제기하면 제품을 확인하고 별말없이 패널을 교체해 준다고 하였지만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

하루빨리 지니어스바가 있는 공식 애플스토어가 들어왔으면 참 좋으련만 과연 언제쯤이나 ㅜㅜ




서론이 길었다.


먼저 정확하게 해당 문제에 대한 리포팅을 하기 위해서 잔상이 얼마만에 나타나고 그 지속시간이 얼마나 이어지는가를 확실하게 증빙할 수 있어야 한다. 최초에 해당 문제로 애플 코리아 기술지원센터 전문 상담원과 이야기를 하면 화면 보호기를 작동시키라든가 장시간 같은 화면의 작업을 피하라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고 조금 더 나아가면 아래와 같은 이미지를 배경화면으로 설정하고 약 3분 정도 경과 후 어느정도 잔상이 남고 그 잔상이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동영상등으로 촬영해 달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그렇게 해 줬다. 위 이미지를 타일링으로 설정해서 정확히 3분간 배경화면으로 설정해 놓고 이후에 진한 회색의 단색으로 배경화면을 바꿔서 잔상이 얼마나 확연하게 남는지 그리고 얼마동안이나 이 잔상이 지속되는지 동영상으로 촬영하며 정확한 시간을 측정해봤다.



1080p MOV 로 촬영후 720p WMV 로 인코딩한 영상이다.

원본으로 본다면 더욱 확연하게 볼 수 있지만 뭐 저정도로만 보아도 잔상이 남는것을 확실하게 확인 할 수 있다. 그런데 사실 일부러 애플측에 보낼 동영상이기 때문에 대단히 심한것처럼 중간에 멘트를 했지만 이 정도로 3분이상 같은 화면을 띄워놓고 회색 단색으로 바꾸면 대부분의 LG 패널에서는 비슷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즉 본인의 레티나 맥북프로만 대단히 심한게 아니라는 말이다. ;;;



바탕화면을 위 체크무늬로 설정하고 3분 후에 짙은 회색으로 바꿔보니...

아래 사진처럼 마치 회색과 체크무늬가 겹쳐있는것 같은 확연한 잔상이 확인되었다.

이 상태로 4-5분 이상 잔상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지속됨



이렇게 촬영한 동영상을 전문 기술 상담사에게 메일로 보내니 본사쪽에서 해당 동영상을 검토하고 조치를 기다려야 한다고 말을 한다. 메일로 보내고 답변을 기다려야 되니 2-3일 이상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결과가 나오는데로 알려주겠다고 말을 했다. 본인이 이 동영상을 촬영해서 애플측으로 보낸게 지난 월요일 즉 일주일 전이었고 답변은 목요일 오후에 왔다.


기술 상담원 왈...


특별히 해당 부분에 대해서 사용자가 원할 경우 패널을 1회 교환해 주도록 하겠다.

단 IPS 패널의 특성상 교체후에도 같은 증상은 나타날 수 있다. 그 부분에 대해서 인지하고 인정한다면 특별히 패널을 교체하도록 AS 센터를 통해 조치하도록 하겠다.


즉 교체후에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다시는 태클걸지 말라는 소리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거참...)

본인이 혹시 삼성패널인지 LG 패널인지 교체되는 패널을 선택할 수 있느냐 물었더니 그것은 지정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답변할 수 없다고 말하더라 (결국 복불복이다 ;;;)


목요일에 답변을 받고 금요일에 근처에 있는 공식 AS 센터에 입고시켰더니 바로 원요일 오늘 부품이 입고 되어서 교체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기다리는 시간은 길고 처리는 빠르다)


센터에서 교체된 제품을 받자마자 패널의 제조사를 확인해봤다.



다행히(?) 삼성 패널이다. 

개인적으로는 삼성 패널 특유의 약간 차가운 색감을 그닥 좋아하지 않고 LG 디스플레이 패널의 색감을 좋아하지만 일단 그래도 잔상이 좀 덜하다는 삼성의 패널로 교체되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나?

아무튼 교체한 패널을 가지고 똑같은 잔상 테스트를 해 봤더니 전혀 잔상이 눈에 띄지 않았다.

어찌되었건 이렇게 정확한 근거자료를 가지고 컴플레인을 걸었더니 애플코리아에서도 어느정도 사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나름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보인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애초에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야 하는것이 첫번째일테고 발생했더라도 지니어스바가 있는 애플 스토어가 있었다면 굳이 이렇게 번거로운 절차를 거치지 않았어도 되었겠지만 말이다.


혹시라도 레티나 맥북프로의 잔상 때문에 고민하고 신경쓰이는 분들이 있다면 참고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