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LEICA)
카메라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일반인들에게도 라이카라는 이름은 매우 익숙할만큼 라이카의 명성은 대단하다. 일명 빨간딱지라고 표현되는 특유의 강렬한 로고와 독일의 일류 광학 전문 업체로 소형 카메라계에서는 절대적인 추앙을 받았던 회사. 소위 말하는 명품으로 불리우면 많은 사진가들에게 동경과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던 라이카.
그렇지만 필름 카메라 시절 절대적 가치로 추앙받던 라이카는 디지털 카메라가 일반화된 2000 년대 이후 다소 늦은 디지털카메라 화로 인해서 DSLR 업체들에 비해 시장에서 많이 밀려났고 디지털 카메라로 출시된 몇몇 카메라들에서는 오히려 기존 라이카의 필름 카메라를 써오던 사람들에게 디지털 라이카의 색표현등은 전혀 라이카스럽지 않다 라는 비판까지 받았었다. 그럼에도 불구 하고 라이카는 역시 라이카 임이 사실이다. 아무리 뒤쳐졌다고 해도 그 근본적인 광학 기술은 타 회사가 쉽게 따라올 수 없을만큼 높은 수준임이 사실이고 점차 라이카도 디지털 카메라에 매진하게 되면서 놀랄만한 디지털 카메라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첫번째로 손꼽는 라이카의 디지털 카메라는 바로 이 디지룩스3 (DIGILUX 3)
니콘이나 캐논등의 DSLR 선두 회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APS-C 포맷이나 35mm FF 포맷 센서가 아닌 올림푸스. 파나소닉과 연합한 포서드 포맷 연합의 한 회사로 발매된 포서드 포맷의 DSLR 카메라. 사실 포서드라고 하는 포맷이 센서 사이즈가 작다는 점에서 마치 다소 낮은 등급의 카메라로 취급받는 점과 그래도 역시 라이카라서 포서드 포맷의 다른 카메라들에 비해 엄청나게 높은 가격으로 발매된 점 (14-50 렌즈 포함 거의 300 만원 가까웠다) 한가지 더 하자면 전세계에 한정 수량 발매된 점등 때문에 사용자가 많지 않았다는 이유로 디지룩스3 는 라이카 마니아가 라이카와 플랫폼을 일부 공유하는 파나소닉의 L1 사용자들 외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디지털 카메라 시대에 라이카를 말할 때 이 카메라야 말로 진짜 디지털 라이카다 라고 말한다.
과연 저 작은 카메라에 무슨 비밀이 숨겨져 있길래?
사실 디지룩스3 의 외관은 라이카 특유의 RF 카메라 스럽게 생겼지만 생김새에 비해 재질이나 생김새가 좀 싼티난다. 마그네슘이나 철제 재질도 아니고 그냥 싸구려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바디. 처음 디지룩스3 를 만났을때 이게 진짜 라이카가 맞나 싶을만큼 외형적인 느낌에서는 고급스러움이 별로 들지 않았다. 함께 발매된 또 다른 디지털 RF 로 APS-H 포맷 센서를 탑재한 M8 의 고급스런 마감과 단단한 생김새와는 확연히 비교되는 외관이다. 첫인상은 약간 실망?
하지만 디지룩스3 와 M8 을 모두 가지고 실제 촬영을 해 보고 난 후 내 생각은 완전히 바뀌었다. 디지룩스3 의 승~!!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발매가 580 만원짜리 M8 보다 300 만원도 안 되는 발매가에 게다가 포서드 센서인 디지룩스3 가 더 좋다? 그래 맞다.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M8 보다 디지룩스3 가 더 좋았다. 여기서 좋았다라는 말은 뭐가 더 우수하다 라는 말보다는 M8 보다 디지룩스3 가 더 라이카스럽다 라는 말이다. 라이카 스럽다? 이 말은 밑에 사진들을 보면서 말하기로 하겠다. 사진을 보면 내가 말하고자 하는 라이카 스러움이라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라이카 디지룩스3 를 말할때 빠지지 않고 나오는 이야기가 바로 이 렌즈 이야기이다.
LEICA D VARIO ELMARIT 14-50mm F2.8-3.5 ASPH 렌즈...바로 디지룩스3 의 번들 렌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 렌즈가 뭐가 어때서? 라고 할 수도 있다. 그냥 가변 조리개 표준 줌 렌즈가 뭐가 대단하냐고...근데 대단하다. 이 렌즈는 단순히 보통의 보급형 카메라등에 함께 키트로 판매되는 번들 줌 렌즈 따위가 아니다. 올림푸스의 ZUIKO DIGITAL ED 14-35mm F2 SWD 렌즈와 함께 포서드 최고의 표준 줌 렌즈로 불리는 렌즈다. 35mm 환산 화각으로 28-100mm 의 꽤 광범위한 줌 배율임에도 불구하고 가변 조리개의 광각과 망원의 차이가 불과 1/2 스톱인 2.8-3.5 다. 보통 저 정도 줌 배율의 렌즈라면 조리개 변환이 3.5-5.6 정도가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14-50 렌즈는 망원에서도 불과 1/2 정도만 어두워질 뿐이다. 거기다가 렌즈에 손떨림 방지인 O.I.S 까지
심지어 디지룩스3 와 같은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파나소닉의 L1 의 경우 디지룩스3 와 마찬가지로 14-50 렌즈가 기본 번들로 함께
포함되었었는데 농담반 진담반으로 사람들은 렌즈를 사면 바디는 덤으로 준다...라는 말까지 있었다. 실제로 이 렌즈의 신품 판매가격은 발매 당시 117,000 엔 정도로 한화로 따지면 당시의 환율을 적용해도 거의 100 만원 가까이 했던 엄청난 고급 렌즈라고 할 수 있다. 실제 디지룩스3 의 외관을 생각하면 디지룩스3 가격의 적어도 절반 가까이는 렌즈 가격이 아니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거의 단렌즈급 이라는 소리를 들을만큼 이 렌즈의 해상력과 표현력은 아주 훌륭하다.
가장 광각인 14mm 구간으로 촬영한 건물 사진이다. 강한 건물 외관 조명이 비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세한 돌벽의 질감들 까지 자세히 표현되는 것을 보고 이 사진을 촬영하고 조금 놀랐던 기억이 있다. 아마 이게 내가 디지룩스3 를 구입하고 처음 촬영한 컷이었다고 기억된다. 발색과 디테일한 표현에 꽤 놀랐었다.
반대로 50mm 최대 망원으로 촬영한 사진이다. 주 피사체 외에 뒷 배경은 자연스럽게 배경흐림이 가능하다. 50mm 구간에서 3.5 의 조리개 수치로 광각에 비해 1/2 정도 조여지지만 일반적인 배경 흐림을 연출하기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역시나 망원 구간에서의 디테일 표현도 매우 훌륭하다. 전구의 자잘한 흠집과 먼지들까지 섬세하게 묘사가 되고 있다. 이렇게 광각부터 망원까지 모든 전 구간에서 만족감이 높기 때문에 14-50 렌즈 하나만 있으면 다 된다라는 말까지 나왔을 것이다.
디지룩스3 의 발색 표현을 보기 위해서 촬영한 광고 포스터 디지룩스3 는 각 원색을 매우 강렬하게 표현해 주면서도 어느 한쪽으로 크게 치우치지 않는 안정적인 발색력을 보여준다. 특히 디지룩스3 의 필름모드 중 다이나믹 모드 는 마치 과거 필름 카메라의 라이카 바디와 렌즈를 사용했던 것과 흡사한 느낌을 재현해준다. 강하면서도 뭉치지 않는 훌륭한 발색과 콘트라스트는 많은 이들이 필름 카메라 시절 라이카만의 느낌이라고 했던 그 강렬함을 그대로 재현해 준다. 내가 디지룩스3 가 M8 보다 더 라이카 스럽다 라고 하는 점이 바로 이 부분이다. M8 은 기존 필름 M 시리즈의 외형적 시스템을 그대로 따르고 있어서 외형적으로는 기존의 M6 나 M7 등과 크게 차이가 없지만 결과물은 필름 라이카 카메라들과 너무나 다르다. 그 이유에 있어서 꼭 한가지 이유는 아니겠지만 개인적으로 M8 에 사용된 이미지 센서와 프로세싱의 결과일 거라는 생각이다. M8 에는 코닥의 APS-H 포맷 센서가 들어가 있다. 그래서일까. M8 의 결과물은 매우 깨끗하고 청명한 맑은 느낌이라서 이미지 자체는 좋은데 그건 라이카 느낌이라기 보다 코닥의 느낌과 더 흡사하다. M8 의 촬영 결과물을 보고 코닥의 DSLR 카메라인 SLR/n.c 나 14n 혹은 DSC760 등이 떠오른 것이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M8 의 결과물을 두고 이건 코닥이지 라이카가 아니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디지룩스3 는 다르다. M8 보다 가격도 훨씬 저렴하고(?) 센서의 크기도 작지만 디지룩스3 는 M8 에는 없는 라이카의 색감과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내가 사진을 공부하던 학창 시절 수없이 많이 보고 부러워 했던 바로 그 라이카의 이미지 그 느낌이 디지룩스3 에는 고스란히 살아있다. 또한 디지룩스3 를 잘 아는 사람들끼리 하는 이야기로 디지룩스3 는 프린트를 위한 카메라다 라는 말이 있다. 그건 디지룩스3 의 결과물은 모니터로 볼 때보다 실제 인화지에 프린트를 했을 때 더욱 빛을 발한다는 소리다.
요즘에는 사실 실제 출력을 하기보다 대부분 컴퓨터 모니터로 사진을 많이 보지만 전문 카메라에 있어서 인화지에 프린트 했을 때 얼마나 좋은 품질과 계조를 보여주는가 하는 점은 아주 중요하다. 그리고 디지룩스3 는 그 점에 있어서 그 어떤 카메라보다 훨씬 우수한 발색과 표현으로 대형 인화의 기쁨을 더 크게 해 준다.
앞에 말한대로 디지룩스3 의 발색은 강렬하면서도 어느 한쪽으로 편중되지 않은 정직한 색이다. 아주 깨끗한 하얀 캔버스 위에다 불순물이 전혀 섞이지 않은 진한 색상의 새 유화 물감을 발라서 그려놓은 그림 같다고나 할까? 그만큼 발색은 아주 우수하다.
빛의 강약에 따른 자연스러운 색상과 밝기의 변화도 아주 잘 표현해 준다.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가 빛의 방향과 세기가 달라질 경우 제대로 된 색상을 표현하지 못하고 화이트 밸런스가 틀어지기 때문에 일일이 캘빈값을 맞춰줘야 하는데 비해서 디지룩스3 는 거의 대부분의 상황에서 화이트 밸런스 설정을 오토로 설정하고 촬영해도 불만족 스러운 색을 표현해 준 적이 없었다.
디지룩스 3 와 25mm 단 초점 렌즈로 촬영한 여름의 초록 은행잎들. 여름의 싱그러운 햇살이 느껴지는 것 같지 않은가? 지금까지 내가 수많은 필름 카메라와 각종 DSLR 을 사용하면서 이처럼 마음에 드는 초록을 표현해 주는 카메라는 없었다. 특히나 디지털 카메라에서 이렇게 맑고 정직한 색 표현을 해 주는 카메라는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수줍은 듯 그늘속에서 살며시 햇살에게 잎사귀 한 귀퉁이만 내놓은 나무의 모습도 내가 보았던 그 느낌 그대로 아니 오히려 그것 보다도 더 생생하게 표현해주고 있다. 흔히 포서드 포맷은 판형이 작아서 심도 표현에 좋지 않다 라는 말들이 많다. 하지만 내가 직접 포서드 뿐 아니라 APS-C / APS-H / 35mm FF 그리고 중형 디지털 백까지 수많은 포맷의 카메라들을 사용해 봤지만 보통의 일반적인 면에서 포서드 판형 정도면 충분한 심도를 이용한 연출이 가능하다. 되려 자칫해서 APS-C 포맷이나 더 큰 FF 사이즈의 카메라 에서라면 지나치게 조리개를 개방해서 날려버리기 쉬운 주제의 명확함을 포서드 판형이라면 확실한 주제의 표현과 배경의 분리를 해 주는 적정선을 잡기가 더 수월했다 라는 느낌이다.
800 만 화소의 디지룩스3 를 사용하면서 특별히 화소가 부족해서 아쉽다 라고 느꼈던 적은 거의 없다. 일반적인 용도라면 800 만 화소 정도면 사용하기에 전혀 부족하지 않고 약간의 크롭을 하기에도 적절하다. 위 사진은 실제로는 민들레 씨앗 주변으로 20% 정도 더 촬영되었지만 주변을 살짝 크롭해서 민들레 씨앗을 모양을 더 크게 부각시킨 사진이다. 이 정도로 크롭을 해도 8x10 인치 확대는 물론 16x20 인치까지 확대해도 보기 불편하지 않았다. 사실 800 만 화소 정도면 20x24 인치의 초대형 인화를 하지 않는한 사용하기에 결코 적은 화소수가 아니라는 말이다. 요즘 대부분의 카메라들이 1000 만 화소가 넘게 나오다 보니 1000 만 화소가 안 되면 마치 매우 적은 화소인 것 마냥 인식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보통의 디지털 카메라에서 표현이 잘 안되는 보라색 계열의 색도 디지룩스3 는 꽤 훌륭하고 재현해 준다. 다른 부분을 빼고 이 색 표현 하나만으로도 디지룩스3 는 역시 명불허전이라 할수 있다. 포서드건 외관이 플라스틱이건간에 어쨌거나 라이카 카메라다.
비단 라이카가 아니더라도 좋은 카메라 훌륭한 카메라는 많이 있지만 디지룩스3 는 라이카만의 그 느낌을 너무나 훌륭하게 재현해 주고 있기 때문에 디지털에서 라이카의 느낌을 느끼고 싶다면 디지룩스3 는 아주 훌륭한 선택이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디지룩스3 의 다이나믹 모드는 강렬하고 인상적인 색표현과 콘트라스트를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보통의 다른 디지털 카메라의 '비비드 (VIVID : 강렬하게)' 모드들 처럼 색을 뭉치게 하지는 않는다. 니콘이건 캐논이건 바디 설정에서 색 표현과 콘트라스트를 강조하는 설정을 하면 대부분 색이 떡지고 디테일이 뭉쳐버리는 경우가 많은데 디지룩스3 의 다이나믹 모드는 색과 콘트라스트를 강하게 표현하면서도 디테일과 색의 명확성은 절대 무너뜨리지 않는다.
거기에 14-50 렌즈나 ZUMMILUX 25mm 1.4 같은 렌즈들은 렌즈의 표현력 또한 아주 뛰어나서 표현하고자 하는 피사체의 생생한 느낌과 표면의 디테일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것과 같이 명확하게 묘사해 준다. 디지털 카메라에서 아주 뛰어나다고 하는 시그마의 30mm 1.4 (일명 삼식이) 나 50mm 1.4 (일명 오식이) 같은 디지털 전용 렌즈들이나 라이카와 함께 독을 최고의 광학 회사로 평가 받고 있는 칼 짜이스 사의 렌즈들을 다수 사용해 봤음에도 불구하고 디지룩스3 의 번들렌즈인 라이카 14-50 렌즈나 파나소닉에서 설계.생산하고 라이카의 검사 인증을 받은 25mm 1.4 같은 렌즈들의 표현력과 해상력은 혀를 내두를 만큼 뛰어나다.
사실 아래 사진처럼 강렬한 하얀색과 어두운 암부가 함께 있는 경우에 대부분의 디지털 카메라 결과물에서는 하이라이트나 혹은 쉐도우 부분 중 한곳의 디테일이나 계조가 뭉개져 버리기 마련인데 디지룩스3 에서는 강렬함은 유지하지만 뭉개짐은 없다.
편리하고 신속해진 디지털 카메라지만 라이카라는 장인 정신으로 똘똘 뭉친 독일의 고집쟁이 회사는 비록 그 시작을 일본의 회사들에게 빼앗기고 늦어버렸을지언정 카메라의 본질적인 면이라고 할 수 있는 이미지의 품질만큼은 결코 양보할 수 없었나 보다.
디지룩스3 는 한컷 한컷 촬영하고 그 사진들을 모니터에서 확인할 때마다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사실 디지룩스3 의 기계적인 성능은 매우 조악하기 그지없다. AF 측거점도 달랑 3개 뿐인데 그것마저도 한가운데 쫙 모여있다. 뭐 이건 주변부 측거점이라는 그 의미 조차도 별로 없다. 거기다 AF 속도 역시 속이 탈 만큼 느리다. 실제 AF 실행은 느리지 않은데 한번 AF 를 실행하고 다른 곳에 다시 촛점을 맞출려면 참 뜸을 실컷드리다가 휙~ 하고 맞는다. 마치 음....하다가 재빠르게 한발짝 휙 걸음을 내딛는 얄미운 양반네 모습 같다고나 할까? 이런 조악한 바디의 기계적 성능을 생각한다면 출시가로 300 만원 가까운 포서드 포맷이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 높은 가격은 (올림푸스의 포서드 플래그쉽인 E-3 의 발매가가 200 만원도 안되었다) 당췌 납득할 수 없는 거품 덩어리로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카메라의 결과물은 보고 나면 왜 라이카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가격에 대해서도 그냥 수긍해 버리게 된다. 이미 발매된지 4년이나 된 나름 디지털 카메라계에서 노땅임에도 불구하고 현재도 중고 카메라 시장에서 캐논의 FF 보급기인 5D 와 비슷한 150 만원이 넘는 꽤 고가에 판매되고 있으니 아무리 14-50 렌즈 세트라 해도 분명히 포서드 카메라로서는 이례적일 만큼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할 수 있다.
뭐 그 이유는 역시 카메라는 결과물이 좋아야 한다는 아주 기본적인 가치에 충실하기 때문이 아닐까? 수십개의 AF 측거점이 있지도 않고 집어던져도 말짱한 마그네슘 합금 바디나 완벽한 방진.방습도 안 되지만 디지룩스3 의 결과물 만큼은 그 모든 불편함과 아쉬움을 다 포기하고서라도 손에 꼭 쥐게 만드는 마법같은 힘이 있다.
2009 년부터 기존 포서드 연합이었던 올림푸스. 파나소닉 등에서는 DSLR 보다 현저히 무게와 크기를 줄인 마이크로 포서드라는 미러리스 형태의 카메라를 주력으로 삼고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같은 포서드 연합의 한 회사였던 라이카는 그 마이크로 포서드에 현재까지는 어떠한 참여도 하고 있지 않다. 오히려 2009 년 가을 새로운 디지털 M 시스템인 M9 을 35mm FF 포맷으로 발매하면서 진정한 M 시리즈의 디지털화를 추구하고 있고 그 이전에는 S2 라고 하는 45 x 30mm의 커다란 미들급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27.000 $ 한화로는 현재 환율로 약 3150 만원에 달하는 최고급 기종의 카메라를 만들면서 디지털 카메라 에서도 고급 명품 카메라 브랜드로서의 입지를 확고하게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 전략이 과연 성공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다소 회의적인 입장이지만 어쨌거나 라이카의 현재 디지털 카메라 사업 방향을 보면 아마도 앞으로 더이상 디지룩스 시리즈의 후속작은 없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라이카 디지룩스3 는 예상을 깨고 디지룩스4 가 나오지 않는한 라이카의 유일한 포서드 포맷 DSLR 이 되지 않을까 수많은 판매를 기록한 베스트 셀러 카메라는 아니지만 적어도 나와 이 카메라를 아는 사람들에게 디지룩스3 는 분명 라이카 라는 회사가 만들어낸 디지털 명기라고 기억될 것이다. 아니 기억된다는 것은 과거형이니 적어도 나에게 있어 디지룩스3 는 오랜동안 함께 만족스러운 사진을 담아줄 뛰어난 카메라로 내 곁에 남을 것이다. 과거에 국내에 정식으로 들어오지 않은 25mm 1.4 렌즈를 구하지 못해 판매 했었다가 25mm 1.4 렌즈를 구하면서 다시 내 곁에 온 디지룩스3
디지털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가장 확실하게 라이카를 느끼고 싶다면?
나는 주저없이 라이카 디지룩스3 를 구해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선택에 결코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최신의 다른 카메라들의 화려한 기계적 성능과 고화소나 고감도 저노이즈에 마음이 흔들릴 수는 있겠지만 사진의 결과물에서는 그 어떤 카메라와 비교해도 결코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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