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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ife (OSX & iOS)

5년전 구닥다리 MacBook Pro...지금도 쓸만할까?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사실 얼마전부터 현재의 맥북프로 유니바디 디자인이 아닌 기존 알루미늄 바디 디자인의 맥북프로를

하나쯤 소장용으로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가끔씩 시간이 날때마다 중고매물

을 살펴보곤 했다. 하지만...역시 세월이 세월인 만큼 마지막 알루미늄 바디가 나온게 2008 초라서

거의 매물은 보이지 않았고 가끔 보이면 이미 순서가 늦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내가 구하고자 했던건 맥북프로 15인치 알루미늄 바디 였다.

사실 예전에 17인치 알루미늄 바디를 사용했었지만 누차 말하듯 17인치는 랩탑으로서의 기능은

거의 포기해야 하는 모델인지라...그나마 이동성의 보루라고 할 수 있는 15인치를 원했던 것이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어차피 주력으로 사용할 것도 아니고...말 그대로 소장용 서브급인데 굳이 
15인치냐 17인치냐를 가릴 필요도 없겠다. 어차피 둘 다 밖으로 들고 다니지는 않을테니...
아무튼 그렇게 중고 매물을 쭉 알아보던중 오늘 누군가 급히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알루미늄 바디를

판매한다는 판매글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바로 판매자와 통화하고 판매자가 있다는 곳으로 부랴 부랴
달려갔다. 정말...일 마치자 마자 바로 튀어나간거라 내 몰골도 웃긴 상태로
뛰어나갔다는 표현이 맞을
거다. 그런데...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근처 주차장에 차를 세울때까지 거래 장소 확인하는 통화를 
나눴던 그 판매자가 막상 5분뒤 거래 장소에서 연락을 하니...잠수를 타버린 거다. ㅡ_ㅡ;; 

자세한 내용은 옆에 링크를 참조 http://cafe.naver.com/inmacbook/543638 


그냥 돌아오기에는 왠지 오기가 생기더라.

그때 문득 생각이 난 것이 나와 우리 스튜디오가 자주 거래하는 용산의 한 맥 컴퓨터 전문 소규모 매장

사장님이 사용하는 17인치 알루미늄 맥북프로 였다....상태도 깨끗한건 이미 몇번이나 봤었다.

전화를 했다. 그거 판매도 하시냐...고 하니 한댄다. 얼마냐고 물으니 얼마라고 이야기한다.

알았다고 하고 매장으로 달려갔다. 바로 옆이니 뭐 5분도 안 걸렸다 ㅡ_ㅡ;;

갑자기 전화 하자마자 나타난 본인을 보신 사장님 어이 없어 하고...

그리고...다짜고짜 "사장님 그동안 우리 관계를 생각해서 얼마에 주세요..." 라고 말도 안되는 금액을

사장님 두 손에 꼭 쥐어 드렸다. 그때 사장님 표정...썩소와 허탈함이 충만하신 그 얼굴...ㅇ_ㅇ;;;;

죄송합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_ _) (아마 시세보다 한 30% 이상 싸게 그냥 가져왔다고 보면 됨)

거의 반 강제로 빼앗다시피 해서 들고 왔다. 좋은 물건 있으면 제가 주변에 말해서 사라고 할께요..

라는 지킬 수 없는 약속을 남기고 그렇게 맥북프로 17인치 모델과 맥 세이프를 들고 왔다.


가지고 오자마자...분해 시작...


기본 탑재되어 있는 120GB 5200rpm 짜리 HDD 를 인텔 120GB SSD 로 바꿨다. 알루미늄 바디는

하드 교체하려고 하면 나사를 참 많이 풀어야 한다. 뒷면과 옆면 배터리 안쪽 나사까지 모두 풀어서

키보드가 있는 상판을 아예 들어내고 교체해야 한다. 귀찮아서 사진은 안 찍었다. ㅡ_ㅡ;;
구형 맥북프로의 분해 순서와 요령은 아래 링크를 참조들 하시라.

http://www.ifixit.com/Guide/MacBook-Pro-17-Inch-Models-A1151-A1212-A1229-and-A1261-Logic-Board-Replacement/325/1
 

아무튼 그렇게 SSD 교체 완료하고 스노우 레오파드를 설치했다. 어차피 1세대 맥북프로는 트랙패드
2손가락까지 밖에 지원되지 않기 때문에 10.7 라이온의 멀티터치 제스쳐를 제대로 쓸 수도 없고 
굳이
라이언을 쓰기에 충분하지도 않은 사양 (물론 설치해도 버벅임은 없겠으나) 에 필요는 없을테니...

아무튼 모든 것을 완료...하고 조금은 계획적이고 어쩌면 충동적인 맥북프로 17 인치..가 앞에 있다,

쓸데없이 잡설이 길었다. ㅡ_ㅡ;;

지금부터는 사진들 쭉 보면서 개인적으로 느끼고 생각하는 구형 알루미늄 바디 맥북프로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한번 해 보려고 한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의견이니 태클은 사양 (_ _)

사진은 클릭하면 가로 1400px 로 크게 볼 수 있다.


17인치...참 큽니다. 책상 절반은 가득 차지하고 있다. 

이제는 구형 디자인이된 알루미늄 맥북프로 바디지만 사실 지금 나오는 다른 어떤 브랜드의 랩탑들과

비교해 봐도 전혀 촌스럽다거나 한 느낌은 없다. 애플 제품들의 대부분들이 그렇듯이 시간이 꽤나

지나도 촌스러움이 든다거나 하지 않고 고유의 멋스러움을 가지고 있다.

내가 구입한 맥북프로는 그야말로 원조 맥북프로 (파워북이 아닌 맥북프로) 즉 1세대 모델로 2006년에

나온 MA092 모델이다. intel C2D 2.16 GHz CPU 에 2GB 의 DDR2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HDD 는 기본이 120GB 짜리나 SSD 120GB 짜리로 바로 교체했다. 소장용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도 
사용을 할 용도기 때문에 할 수 있는한은 최대의 퍼포먼스를 구현해야 겠다는 생각이다. ^^


아...역시 17인치의 광활한 화면이다. 뭐 왠만한 사무용 데스크탑 모니터들이 아직까지도 15인치나

17인치 모니터를 사용하고 있는걸 생각하면 이 17인치의 커다란 스크린 사이즈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참 압도적이라는 느낌이다. 해상도는 1680x1050 으로 충분히 높은 해상도를 가지고 있이다.

스크린이 크니 당연히 하판의 크기도 커서 풀 사이즈 키보드가 들어가 있음에도 왠지 작아 보인다.



깔끔한 무광 알루미늄 상판에 가운데는 지금도 변함없이 있는 하얀 애플 로고가 달려있다.
뭐 더할것도 뺄것도 없어보이는 이 상판 디자인은 과연 앞으로 어떻게 변할 수 있을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약 3번의 큰 모델 체인지가 있었고 대대적인 디자인 변화는 1번이 있었지만..저 상판의
모양은 지금까지 5년간 바뀌지 않았다. 아마...앞으로도 크게 바뀌지는 않을 듯 하다.


지금의 맥북프로 유니바디들은 마그네틱 자석으로 되어있는 상.하판 분리방식이지만 1세대 맥북프로는

하판 가운데에 있는 저 버튼을 살짝 눌러주면 툭~ 하고 상판이 조개 껍질 열리듯 살짝 튀어 오른다.

왠지...예전 비즈니스 맨들이 많이 쓰던 007 사방의 잠금 버튼을 옆으로 제꼈을때 툭~하던 느낌?


지금의 맥북프로 유니바디는 ODD 삽입구가 측면에 있는것과 달리 정면 하단부에 있다.

열림 버튼과 ODD 삽입구가 정면에 있어 지금의 유니바디 모델에 비하면 약간 번잡스러워 보이는 정면

모습이기도 하다. 현재 유니바디들은 정말 정면에서 보면 마치 그냥 아무것도 없는 간결한 알루미늄

박스와 같은 형태인데 날이 갈수록 미니멀해져 가는 애플 맥의 디자인의 결정체는 아마도 최근 2011년

발매된 애플 맥미니가 아닐까 한다. 정면.측면에 정말 아무것도 없이 통 알루미늄 그대로인...모습 ^^

  



측면에는 맥 세이프와 USB2.0 소켓 두개 광출력 단자와 일반 헤드폰 단자 그리고 익스프레스 슬롯이

있다. 2008 년형 맥북프로까지 이 익스프레스 슬롯은 15인치와 17인치 모두에 기본 탑재되었는데

2009 년형 맥북프로부터는 오직 17인치에만 달려 나온다. 참 아쉬운 부분이다.

일반 윈도우 기반 랩탑에 비해 다소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는 맥북의 확장성에 이 익스프레스 슬롯의

존재가 매우 큰 브릿지 역할을 했었고 지금 역시도 마찬가지인데 말이다.

 

우측면에는 USB 소켓 한개와 FireWire 400 과 800 소켓이 각 한개씩 있고 유선 LAN 포트 (기가급)이

있으며 듀얼링크 DVI 가 기본 탑재되어 있다. 사실 이 부분이 지금의 유니바디 맥북프로들에 비해서

어쩌면 가장 메리트 있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지금 나오는 모든 맥북들은 miniDP 단자를 이용한 외부

모니터 연결만이 가능하다. 물론 각종 miniDP 컨버터를 이용할 수 있지만 실제 miniDP 를 직접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외부 모니터는 아직까지 애플시네마를 제외하고는 거의 없다. 

실제 아직까지도 모니터 연결 방식의 가장 대중적이고 일반적인 방식이 바로 저 DVI 연결 방식이다.

보통 동시대의 다른 랩탑들의 경우 DVI 가 아닌 D-Sub 단자를 외부 연결 방식으로 했었는데 DVI 그것도

듀얼링크 DVI 를 탑재해서 외부 모니터로 최대 2560x1600 을 지원하는 것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물론 제품의 디자인적으로는 모든 포트를 한쪽으로 몰아넣고 깔끔하게 마무리한 지금의 맥북프로가 더

심플하고 멋지지만 다양한 확장성과 기능성을 가진 1세대 맥북프로는 왠지 기능적이라는 느낌이다.


1세대 맥북프로 디자인의 백미는 개인적으로 바로 이 전원 버튼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숨겨진 듯한 전원 버튼과 달리 고급스럽게 광택이 도는 이 전원 버튼은 매우 아름답다.

전원 버튼이라는 기능적 요소에 심미적인 요소를 잘 조화해서 그 자체로 오브제가 되버린다.

 

아래에서 거듭 말하겠지만...1세대 맥북프로는 정말 '프로를 위한 맥북' 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요소들이 많다. 키보드의 경우 안쪽으로 오목하게 홈이 패여져 있어 매우 편한 타이핑이 가능

하다. 지금 나오는 맥북의 경쾌한 키감도 좋지만 키 하나 하나를 누를때 거의 오타없이 정확한 타이핑이

가능한 저런 형태의 키보드는 정말 매우 기능적이다. 마치 RIM 의 블랙베리 스마트폰이 적은 쿼티자판

임에도 불구하고 안쪽으로 홈이 패어있어서 정확한 타이핑이 가능하게 만든것과 흡사하다.

트랙패드는 확실히 현재의 4손가락 멀티터치와 관성인식이 가능한 멀티터치 트랙패드가 더 좋다 ^^



   

이제는 마치 맥북프로의 상징처럼 되어버린 하얀 불빛의 저 키보드 백라이트....

처음 맥북프로의 키보드 백라이트를 봤을때 정말 어떻게 저렇게 아름답지...하고 놀랬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또...지금은 사라진 커멘드키의 저 사과 로고...^^ 그냥 놔두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1세대 맥북프로가 정말 이름만큼 '프로를 위한 맥북' 이구나...라고 느껴지는 것은 이 안티 글로시 액정

에서도 크게 느껴진다. 기본적으로 글로시 타입이 아닌 안티 글로시로 나오는 1세대 맥북프로의 액정은

정말 매우 눈에 편하고 작업하기에 좋다.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카메라 플래시를 터트렸음에도 불구하고

안티글로시 액정이라서 카메라 플래시가 반사되지 않고 액정 자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정면.측면 어느곳에서도 외부 빛에 의한 반사가 없어서 쾌적한 작업이 가능하다.

요즘 나오는 글로시 액정이었다면 반사가 심해서 이런 사진을 찍을때 상당히 곤란한 경우가 많다.

글로시 액정이 더 화사해 보이고...소위 말해 그럴듯한 화면을 구현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프로를 위한 맥북이라는 '맥북프로' 가 점점 '이름만 프로' 인 맥북화 되어가는것도 같기도 하다.

13인치 맥북프로의 등장이 사실 그랬고...(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라는 이름답지 않은 저사양이...)

최근에는 맥북프로의 고해상도 옵션에 '글로시 패널' 의 선택이 가능해진 것도 그렇다. 어쩔 수 없는

시장의 주력이 진짜 프로들보다는...하이 아마추어 유저들이기에 그들의 취향에 맞춰가는 거라고 볼 수

있지만...뭐랄까 정말 고집스럽게 프로를 위한 맥북...에서는 조금씩 비켜가고 있지 않나 생각된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 알루미늄 바디의 1세대 맥북프로는 진짜 프로용 맥북...의 처음이자 마지막 모델이 아니었을까도

생각하게 한다. MacBook Pro 라는....저 이름이 정말 설래는 이름이었다. ^^

어쩌면 그런 기기에 대한 작은 향수때문에...무려 발매된지 5년이나 지난 이녀석을 다시 구입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향수라는 것 중에는 지켜야할 그 무엇들도 있다 생각한다.

최근...2011년에 신모델을 발표하지 않은 애플의 최고급 데스크탑 Mac Pro 의 단종 소식이 들리면서 점점 더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된다.
왠지 점점 애플의 iPod, iPhone, iPad 등 i시리즈와 MacBook Air 같은 캐쥬얼 유저 시장에만 너무 집중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고 말이다.

물론 그게 시장이 원하는바고 그게 현실적으로 더 많은 이윤을 애플에게 안겨주는 보증수표이겠지만...

더 뛰어난 혁신과 앞선 기술을 위해서는 그런 캐쥬얼 시장뿐 아니라 진짜 마니아적이고 하이엔드 층을

위한 플래그쉽 라인업에 대한 투자와 개발이 선행되어야 한다는...것도 사실이니까 말이다.

과거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떠나있던 그 시절...스컬리 체제의 애플이 저렴한 매킨토시 공급에만 힘을

쏟고 새로운 혁신적 기술 개발을 등한시 하다가...도산 위기까지 갔었던 그 시절처럼 되지는 않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 


5년전 맥북프로 2011년에도 부족하지 않다.


120GB SSD (intel G2) 를 심어준 1세대 맥북프로는 무려 5년전 기종이지만 전혀 부족함없는 매우
빠릿 빠릿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 일상적인 캐쥬얼 작업에는 아직까지도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고 할 수 있는 충분히 실사용으로 차고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초고화질 1080p 동영상을 네트워크로 불러와서 재생해도 전혀 끊김없이 잘 돌아갔다. 
2GB RAM 두개를 사용하면 최대 4GB 까지 램 확장이 가능하긴 하니 램을 더 늘려줄 수 있다면 조금
더 원활한 멀티작업이 가능하겠지만...노트북용 DDR2 메모리는 
지금 현실적으로 구하기가 
너무나도
어려운만큼 그냥 지금 2GB 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하지만 2GB 라고 해도 크게 부족하진 않다. ^^
당시 출시 가격으로만 거의 300만원에 육박하던 이 녀석도...이제는 중고 가격으로 70-80 정도면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저렴한 금액은 아니지만...맥에 입문하려는 입문자나 적당한 가격의 개발용
맥 머신을 원하는 이들이라면 이런 모델을 찾아 중고 구매하는 것도 충분히 좋을 것이다.
거기에 본인처럼 SSD 정도만 추가한다면 지금도 충분히 현역으로 쓰기에 전혀 부족함도 없다.
디자인이야 뭐...지금도 이 정도 멋진 디자인을 보여주는 다른 브랜드 랩탑은 거의 없으니 두말할
필요도 없이 전혀 부족하지 않다. 지금 당장 이거 들고 별다방에 가도 절대 꿀릴일은 없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