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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들...

Fuji X100 - 이성보다 감성으로 선택한 카메라


Fujifilm Finepix X100



지난 포토키나 2010 에서 처음 이 제품이 공개되었을때...소위 말해 첫눈에 반했었다.

너무나 아름다운 빈티지 디자인...더군다나 슈퍼 허니컴 CCD 의 탁월함을 가지고 있는 후지필름이 발표하는 꽤 오랜만의 DSLR 급 대형 센서를 채용한 카메라라는 점은 정말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그러나...막상 제품에 대한 실제적인 정보들이 공개가 되고 실 사용자들의 사용 경험들이 들려오면서 조금은 실망을 하게 된 것도 사실이다. 기대가 너무 컸기에 그만큼 실망했다고나 할까?

일단...공개된 샘플 사진들을 보고 허니컴 CCD 가 탑재되었을꺼라 예상했었는데...그렇지 않고 CMOS 센서를 사용했다는 점 (아마도 소니의 CMOS 를 커스터마이징 한듯...) 은 최근의 이미지 센서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그러려니 생각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아쉽다는 느낌이 들 수 밖에 없는 부분이었다.
예상보다 그리 뛰어나지 않았던 이미지 퀄리티에 대다수의 평가는 그저 클래식한 외형뿐인 유니크 하지는 못한 카메라...다 라는 말들이었다. 그런데 재미있는건 없어도 못 판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나 역시...사실 이 모델의 구입에 대해서는 "그냥 하지 말자" 라고 결론 내렸었으나...결국 이렇게 내 눈앞에 이 독특한 카메라는 그 우아한 자태를 보란듯이 뽐내고 있게 되었다. 그 이유를 굳이 설명하자면...

"이성이 아닌 감성으로 선택한 카메라"

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겠다.
이 카메라에 대해서 가장 분명한것은 너무나 매력적인 끌림을 가졌다는 것이다. 한손에 쏙 들어오는 적당한 사이즈는 마치 과거 하프 사이즈 필름 카메라를 연상시키고 6-70 년대의 기계식 카메라를 보는듯한 생김새는 빈티지한 매력을 마음껏 발산하며 더더욱 주목 할 수 밖에 없는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끌.린.다.


박스 디자인은 깔끔한 정사각형 형태의 블랙 케이스에 회사명과 제품명만 깔끔하게 프린트 되어있다.
비슷한 컨셉의 카메라인 라이카의 X1 만큼의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그래도 꽤 심플하면서 고급스러운 느낌은 이 카메라의 컨셉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이다.


1차 케이스 안에는 두개의 직사각형 박스가 들어있다. 왼쪽에 보이는 까만 박스는 충전기나 각종 케이블등의 부가적인 것들이 들어있고 Fujifilm 로고가 있는 박스에 따로 X100 이 들어있다. 전반적인 패키지 디자인이나 구성은 보면 볼수록 라이카의 X1 과 비슷한데 개인적으로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한다면 아예 X1 만큼의 고급스러움과 구성을 갖추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라이카 X1 개봉기 (링크)


케이스를 열어서 만나는 X100 의 모습은 일단...상단한 시각적 만족을 준다. 분명히 매우 아름답다.
다른 부분을 떠나서 디자인적인 부분은 정말 너무나 잘 만들어진 것만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인듯 하다.



언뜻 보면 이게 정말 디지털 카메라인가...싶을 정도로 과거 수동 필름 카메라의 디자인을 그대로 채용하고 있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X100 을 디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필름 RF 카메라와 같이 측면에 광학 파인더도 가지고 있어서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지 않는가 싶다. (기능적으로나 디자인적으로나 100 점 만점)


거듭 이야기 하게 되지만...이 카메라의 디자인은 개인적으로 100 점 만점에 120 점을 주어도 아깝지 않다고 할 정도로 만족스럽다. 단순히 빈티지하게 만들었다가 아니라 디테일 하나 하나에 상당히 많은 공을 들여 깍아낸 공예품 같다는 느낌을 준다. 디자인적 완성도는 오히려 라이카의 X1 보다도 더 뛰어난 듯 하다.


FUJINON LENS 에 대한...개인적 의견


이 카메라는 렌즈 교환형이 아닌 일체형의 23mm F2.0 렌즈를 채용하고 있다. 환산 35mm 의 준광각 화각을 가지는 이 렌즈는 스냅촬영에 매우 이상적인 적당한 화각과 F2.0 의 밝기를 자랑하고 있다. 제조사인 후지도 이 렌즈의 우수성을 강조하고 있는데...정말 후지논 렌즈가 그렇게 뛰어날까??
개인적으로는 후지논 이라는 렌즈에 대해서 굳이 평가를 한다면 적당한 정도의 화질 그 이상.이하도 아니라 말을 하고 싶다. 원래 후지논 렌즈는 과거 방송용 카메라에서 고급형 렌즈로 유명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방송용 카메라에 국한되는 말이다. 스틸 카메라용 렌즈들에는 분명 후지논 렌즈보다 훨씬 뛰어난 퀄리티의 렌즈들은 매우 많다. 칼 짜이스나 슈나이더. 로덴스톡. 그리고 그 유명한 라이카의 렌즈등 전통의 유럽 국가의 광학 회사들이 있고 니콘.캐논등 전문 광학 카메라 회사들의 최고급 렌즈들도 매우 뛰어나다.
그에 비해서...과연 후지논 렌즈가 더 뛰어난가...? 라고 한다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많이 보급되어 있지 않기에 오히려 그 신비감으로 인해 지나치게 과대평가되고 기대되는 면이 더 많은 듯 하다.


그렇게 생각하면 X100 의 이미지 퀄리티에 대해서는 굳이 실망스럽다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라고 할 이유는 없어진다. 후지의 DSLR 인 S Pro 모델들에는 니콘의 F 마운트가 채용되었었고 수많은 니콘 F 마운트의 명 렌즈들을 사용할 수 있었다. 그랬기에 뛰어난 후지의 슈퍼 허니컴 CCD 의 능력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X100 에 채용된 23mm F2.0 렌즈가 수백만원이 넘는 최고급 라이카 렌즈와 동급을 가질 수 있을거라고 기대하는 건 지나친 요구가 아닐까?

실제 X100 을 받아서 간단히 촬영을 하고 결과물을 본 소감은...하도 실망스럽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예상보다는 충분히 좋다...라는 느낌이다. 최대 개방 화질이 실망스럽다는 사용자들의 의견들이 많은데 F2.0 최대 개방이 이 정도의 퀄리티라면 충분히 괜찮은 정도라고 생각된다. 그렇지 않을까?
다만...역시나 이 제품의 가격이 다소 높은 것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 같다. 현재 국내 정가로 본다면 약 158 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는데 뛰어난 디자인. 고급스러운 마감등을 고려하더라도 100 만원 초반대의 가격 정도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뭐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이카의 X1 등의 비한다면 나름 지나치지 않은 정도의 가격에 X100 정도의 유니크한 아이템이라고 한다면 또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 정도다.


분명 X100 은 요즘에 많이 사용되는 미러리스형 렌즈 교환식 카메라들 (올림푸스 펜 / 파나소닉 G 시리즈 / 소니의 NEX 시리즈등) 과 비교한다면 DSLR 을 대체 할 수 있을 정도의 주력 카메라로 사용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어디까지나 유니크한 아이템으로서의 선택적 기기라는 말이다.
어쩌면 여유있는 자들의 사치품이라 볼 수 도 있겠지만 또 어떤이들에게는 기능적.성능적으로 다소 부족한 점이 있다 하더라도 충분히 감성적인 만족감을 줄 수도 있는 기기가 될 수 있다. 오로지 기능적.성능적으로 뛰어난 이성적 선택만을 한다면 과연 라이카나 핫셀 블라드같은 초고가 카메라들의 존재를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때로는 이성적인 선택보다 감성적인 끌림이 더 우선시 되기도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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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Unan

Nikon D40X
AF-S DX 18-55mm F3.5-5.6 V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