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저 그런 이야기...

미친 언론. 안타까운 삼성.


국내 언론의 귀하신 최대 광고주 '삼성' 빨아주기가 뭐 하루이틀은 아니지만 점점 그 정도가 심해지고 노골적인 것을 넘어서 천박해 지기까지 하다. 오늘도 매우 인상적인 (어이가 없고 웃음도 안 나오는) 기사가 있다.


정말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기사가 아닐 수 없다.
그러니까...우리의 자랑스런 삼성이 새로운 갤럭시탭2 를 기존의 7 인치가 아닌 10 인치로 출시하니까 이제 10 인치가 대세...표준이 된다는 말인데...이건 뭐 도둑놈이 집안에 들어와 드러누워 내가 주인이요..하는것과 뭐가 다른건지 모르겠다.



# 국내 언론에게 9.7" iPad 는 존재하지 않는 제품인가?

많은 이들이 너무나 잘 알다시피 지금 현재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판매된 타블렛은 바로 애플 아이패드 제품이다. 그리고 그 대항마라며 등장시킨 삼성의 갤럭시탭은 아이패드의 절반 크기인 7 인치였다.
불과 4개월전에 삼성에서는 갤럭시탭을 출시하며 '양복 주머니에도 들어가는' 갤럭시탭의 7인치 사이즈가 가장 타블렛에 최적화된 사이즈다라고 큰소리쳤고 당시 국내 수많은 언론들은 7인치 대세론을 외쳐대며 갤럭시탭 띄우기에 나섰다. 그런데...고작 4개월 정도 지난 지금 이제는 삼성이 10 인치 크기의 갤럭시탭 2를 만든다고 하니 10 인치가 대세며 삼성이 만들면 표준이 된다는 소리를 한다.


9.7 인치의 아이패드는 사실상 그냥 10 인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이미 아이패드는 전세계적으로 지난해에만 1000 만대가 넘게 판매되었고 지금도 꾸준한 판매량을 기록하며 이제 곧 두번째 버전이 발표될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있다. 이미 판매량에서 갤럭시탭등 경쟁작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을 (사실상 아직 딱히 경쟁작이라고 할 만한 것도 없지 않나?) 멀찌감찌 따돌리며 아이패드 혼자서 '독야청정' 타블렛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시장에서 '타블렛=아이패드' 라는 인식이 이미 인지되었을만큼의 상황이다.
그런데 갤럭시탭2 가 10 인치의 디스플레이를 달고 나온다고 한다. 누가 보더라도 이건 아이패드를 따라 한것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따라한다라는 표현을 좀 더 순화한다면 가장 최적화된 사이즈가 그거더라 라는?)
분 명 갤럭시탭이 처음 등장할때 10인치는 너무 크고 무겁다며 휴대하기 불편하기 때문에 훨씬 작고 가벼운 7인치의 크기가 타블렛에 가장 최적화된 사이즈라면서 아이패드 깎아내리기 & 갤럭시탭 띄우기를 외치던 국내 언론들이 아니었던가? 그런데 갤럭시 탭2 가 10.1 인치로 나오니 대세는 10.1 이고 삼성이 만들면 표준이 된다고? 그럼 아예 9.7 인치의 아이패드는 존재하지 않는 제품으로 취급하려는 의도인가? (하긴 신문광고 하나 안주는 애플의 제품따위 없는게 더 좋겠지?) 또한 갤탭2 보다 먼저 발표된 모토로라의 XOOM 은 대체 뭐가 되는건가? (바로 어제 17 일부터 모토로라의 줌은 실제품 판매에 들어갔다)

물론 언론사 역시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자신들에게 거액의 광고비를 주는 광고주 기업들의 심기를 건드리길 두려워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언론은 객관적 사실을 많은 이들에게 보도하고 사람들은 언론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기사를 보고 신문을 구독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기사를 보고 구독하는 언론사일수록 광고주로부터 받는 광고비도 높은것이 아닌가? 그런데 언론이 그 기본적인 언론의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 아예 광고 전단지 수준의 기사따위를 써 대는건 대체 무슨 경우인가? 그야말로 '미친 언론' 이 아니라고 할 수 없다. 차라리 언론이라 하지 말고 광고지라고 이름을 좀 바꾸었으면 좋겠다. 언론사 그리고 기자의 '양심' 과 '자부심' 따위는 어디있을까?



# 삼성. 제발 '베타 테스트' 는 개발 과정에서 좀 해라.

요즘 새로운 갤럭시탭2 가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아니 사실은 훨씬 전부터) 본인이 삼성에게 하고 싶은 말은 딱 저말이다. "제발 베타 테스트는 개발 과정에서 해라~!!!" 라는 것이다. 불과 4개월전 7인치의 갤럭시탭을 출시하며 아이패드보다 훨씬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 좋기 때문에 7인치가 타블렛에 가장 최적화된 사이즈다라는 논리로 대대적인 쇼케이스와 홍보를 하던 삼성이다. (물론 대대적 언론 플레이도)
그랬는데...고작 4개월만에 비슷한 사이즈의 갤럭시탭2 를 발표해 버린건 대체 뭐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7인치의 갤럭시탭을 구입한 사람들은 (몇명이나 구입했는지는 모르겠다) 그저 과연 "7인치가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반응이 어떨까를 알아보는 자료 수집용 유료 베타 베스터"가 되어 버린게 아니고 뭐라고 할 수 있을까? 원래 그런건 제품 개발 과정에서 이루어져야 하는거 아니냔 말이다.


게다가 이런 소비자를 상대로 하는 '유료 베타 테스트' 는 이번뿐이 아니었다.
그동안 삼성에서는 옴니아1.2 그리고 갤럭시A 등 미완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스마트폰들을 수십.수백만 명에게 판매하면서 얻은 피드백과 수많은 이용자들의 원성과 원망을 바탕으로 전세계 1000 만대 이상 판매된 (공급량 기준) 갤럭시S 라는 걸출한 스마트폰을 만들어냈다.


성공적인 갤럭시S 의 그늘에는 옴니아1.2 그리고 갤럭시A 사용자들의 무수히 많은 원성과 원망이 있다.
대체 왜 그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피같은 돈 수십만원 이상을 들여서 삼성의 '베타 베스터' 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리고 그들은 거의 대부분이 지금 삼성의 안티가 되었다.)
이미 갤럭시탭의 출시 당시 꽤 많은 이들이 갤럭시탭이 7인치 크기로 나온것에 대해서 우려의 말들을 많이 했었고 과거 '옴니아2' 와 같은 신세가 될 수 있다는 예상들을 했었다. 본인 역시 7인치라는 크기에 대해서 꽤 우려를 했었고 관련한 포스팅을 쓰기도 했었다 > 10인치 7인치 타블렛 최적화된 사이즈는? (링크)

스티브 잡스가 7인치 크기의 타블렛 기기들에 대해서 "DOA 신세가 될 것이다" 라는 예언(?)대로 7인치의 크기를 가진 타블렛들의 현재 상황은 상당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인치 갤럭시탭의 판매량은 국내 기준으로 삼성전자 발표 45만대 (공급량 기준) 실제 구입자 기준 23 만대 정도에 불과(?) 하다.
해외에서의 판매량은 200 만대 정도 (역시 삼성전자 공급량 기준) 라고 하는데 정확하게는 알 수도 없다.
(출처 : 2011년 2월 8일자 '한국경제TV' 보도 - 원문보기)

또 다른 7인치 크기 타블렛으로 기대를 모았던 'RIM' 의 '플레이북' 은 아직 출시조차 되지 않았는데 과연 예정대로 올해 상반기에 7인치 그대로 출시가 될지도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아마 바뀔듯하다)


그런 가운데 구글에서 타블렛에 가장 최적화 되었다는 안드로이드 3.0 허니콤을 탑재한 모토로라의 '줌(Xoom)' 이 허니콤의 레퍼런스급으로 발표되며 10.1 인치 크기로 바로 어제부터 미국에서 판매가 시작되었고 이제 또 갤럭시2 가 10.1 인치로 나온다고 발표되고 실제품 전시까지 되었으니 7인치 갤럭시탭은 어찌되겠는가..?
일부에서는 삼성이 10.1 인치와 7 인치 두가지 포맷 모두 계속할 것이다...라는 아주 희망적인 소리를 하는 이들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 심지어 7인치 갤럭시탭에 안드로이드 3.0 (허니콤) 업그레이드도 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고 예상된다. 그렇다면 국내 25 만 갤럭시탭 구입자들은 또 다시 삼성의 유료 베타테스터가 되는 것이다. (베타 테스터 모집하면서 광고는 무쟈게 열심히 하더라...?)


그런데 이렇게 될 것은 이미 예정되어 있던 일이다. 아니 그럴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자 생각해보자. 애플의 아이패드가 발표되었던 지난해 3월에만 하더라도 삼성측에서는 타블렛 기기 개발 계획이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불과 6개월만에 7인치의 갤럭시탭이 발표되었다. 6개월....
6개월이라는 시간은 어떠한 제품을 제대로 만들어 내기에는 상당히 짧은 시간이다. 그런데 삼성은 해냈다. 막강한 하드웨어 제조능력과 자본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만들어진 제품이 과연 제대로된 제품이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가...?

사실 최근 애플사 최고의 히트제품인 아이폰이 아이패드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먼저 나오게 되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다. 즉 이미 2006 년 정도부터 애플에서는 멀티터치가 가능한 타블렛 기기를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제품 개발을 진행했다는 말이다. 2010 년 아이패드가 발표 되었으니 기획.개발기간은 무려 4년 이상 실제 제품 개발이 되는 과정만 최소 2년 이상이었다는 말이다.


그 기간동안 과연 애플에서는 아이패드의 크기를 9.7 인치 단 한가지만 생각했을까?
아닐 것이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아이패드역시 5.7.9.11 인치등 다양한 크기의 시제품이 있었고 그 중에 현재의 9.7 인치 크기가 가장 사용성에서 탁월하다고 판단되어 실제 제품으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그 크기의 결정에 있어서 분명 애플은 다양한 크기의 실제품을 만들어 놓고 다양한 환경에서 충분한 테스트를 진행했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 애플의 모든 제품들은 디자인 과정에서 목업이 아닌 실제품과 똑같이 만든다) 그 결과 현재의 크기가 가장 이상적이라고 판단되었기에 결정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삼성의 갤럭시탭은 과연 6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에 얼마나 충분한 고민과 실사용 환경 테스트가 이루어졌을까? 아니 그런 테스트들이 있기는 했을까 싶다. 아무리 뛰어난 하드웨어 기술을 가진 삼성이라고 해도 6개월만에 전혀 다른 제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개발 자체만으로도 매우 촉박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품에 대한 베타 테스트는 오직 소비자의 몫이되었다....?

상관없다. 성공적이지 않다고 판단되면 그냥 또 더 발전된 제품을 내놓고 시장 상황을 보기만하면 되니까 말이다. 지금까지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삼성은 그럴것이다. 나는 그래서 삼성 제품을 못 믿겠다. 이 제품이 정말 제대로 된 제품인지 확실할 수 없어서 말이다. 삼성에서 제품이 나오면 꼭 한번 물어보고 싶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삼성이 이 물음에 '네 확실합니다" 라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