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식이(30mm F1.4) 오식이(50mm F1.4) 그리고 85mm F1.4
불과 몇년전만 해도 시그마라는 회사는 니콘이나 캐논용 중저가 줌 렌즈나 만드는 서드파티 회사일 뿐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무난한 가격에 무난한 성능을 보여주는 그런 서드파티 렌즈 말이다.
그랬던 시그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단번에 바꾼 렌즈가 있었으니 그 렌즈가 바로 일명 '삼식이' 라 불리는 30mm F1.4 렌즈다. 중저가용 DSLR 에 많이 쓰이는 APS-C 포맷의 표준 단초점 렌즈로 만들어진 삼식이 렌즈는 니콘이나 캐논등 기존 카메라.렌즈 주력 업체들이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APS-C 포맷용 고급 렌즈 시장에서 그야말로 유일무이한 렌즈로 등장하며 APS-C 포맷 DSLR 사용자들의 고급형 렌즈에 대한 갈증을 단박에 해결하며 그야말로 슈퍼스타 렌즈로 자리잡았다.
뛰어난 광학적 성능과 부드러운 발색. 조용하고 빠른 초음파 모터등 고급 렌즈가 갖춰야할 모든것들을 다 갖추고 등장한 삼식이 렌즈는 결코 싸지 않은 아니 오히려 서드파티 메이커 렌즈라고 하기에는 꽤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APS-C 포맷 소위 크롭 바디 사용자들에게는 머스트해브 아이템 렌즈가 되었다. 이 렌즈 하나로 시그마는 단순한 서드 파티 렌즈사가 아니라고 사람들에게 인식되었다.
그리고 2008 년에는 삼식이에 이은 또 하나의 시그마의 걸출한 고급형 단초점 렌즈인 50mm F1.4 렌즈가 출시되었다. 50mm F1.4 중에는 가장 큰 대구경인 77mm 의 커다란 크기에 묵직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는 시그마의 50mm F1.4 일명 '오식이' 렌즈는 APS-C 포맷이 아닌 35mm FF 표준 단초점 렌즈로 출시되었는데 기존 니콘이나 캐논의 50mm F1.4 렌즈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뛰어난 해상력과 표현력이 출시되자마자 큰 호응을 얻으며 역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렌즈로 자리잡았다. 오직 화질을 위해 보통의 50mm F1.4 렌즈들의 가벼운 무게와 작은 크기를 버리고 묵직한 무게와 크기를 선택한건 삼식이에 이어 오식이 역시 화질의 시그마 렌즈라는 것을 고집스럽게 보여주는 듯 했다. 렌즈의 성능은 그야말로 최고다. 본인 역시 이 오식이 렌즈는 니콘.캐논.소니 3개 회사의 모든 FF DSLR 에서 다 사용할 정도로 너무나 마음에 든 렌즈였다.
이제 다른 메이커의 50mm F1.4 가 이 시그마 50.4 렌즈와 비교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대단하다.
그리고 시그마의 세번째 고급 단 초점 렌즈로 올해 85mm F1.4 렌즈가 출시되었다. 카메라 및 렌즈 회사에서 50mm 렌즈와 85mm 렌즈가 가지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 ▶ 50mm 렌즈가 가지는 의미
이미 지난 30.4 및 50.4 렌즈로 광학적 기술을 크게 인정받았고 50.4 렌즈로는 고급형 50mm 렌즈의 새 이정표를 썼다고까지 평가받는 시그마에서 인물 사진용 렌즈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85mm F1.4 렌즈를 출시했다는 것은 그 의미가 상당하고 니콘이나 캐논같은 메이저 회사에서는 상당히 긴장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참 재미있는 사실은 이 시그마 85.4 렌즈와 비슷한 시기에 니콘에서도 새로운 85mm F1.4 렌즈를 발표.출시했다. 기존 85.4 D 타입의 후속인 새로운 85.4 렌즈를 G 타입으로 출시했는데
이 새로운 니콘 85.4 렌즈는 최근 니콘 고급형 렌즈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N 코팅이 포함되었지만 그 이외에는 어떤것도 특별할게 없다. 고급 렌즈에서는 그 흔한 ED 렌즈나 비구면 렌즈도 단 한장 없다. 참 민망할 정도다. 게다가 AF 속도도 상당히 느리다. 그런데 가격은? 무려 215~250 만원에 달한다.
니콘의 신형 85mm F1.4G 렌즈. 번뜩이는 N코팅 마크하나 보고 이 렌즈를 200 만원에 사라? 장난치나..
아마 이번 니콘의 신형 85.4 렌즈는 130~50 정도면 그나마 적당한 가격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조차도 신제품이라는 프리미엄을 감안했을때의 말이다. 그럼 그에 비해서 시그마 85.4 렌즈는 어떨까?
시그마 85.4 렌즈의 공식 팜플렛의 일부를 보자.
특수 저분산 글래스를 (SLD) 렌즈를 채용하고 있어 높은 개방값의 단렌즈에서 쉽게 발생되는 색수차를 꽤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MTF 챠트에서도 알 수 있듯이 F1.4 최대 개방에서도 상당히 선명하고 디테일이 잘 살아있는 뛰어난 화질을 보여준다. 정말 최대개방이 맞는건지..
사실 F1.4 에서 이 정도로 디테일한 재현력을 보여주는 85mm 렌즈는 그동안 없었다. 신품 가격이 220 만원이 넘는 캐논의 EF 85mm F1.2 L 렌즈 역시 F1.4 에서 이 정도의 디테일은 보이지 못했고 니콘의 기존 85.4D 렌즈는 물론 이번에 나온 85.4G 렌즈도 역시나 이 정도의 디테일은 보여주지 못한다. 하지만 시그마의 이번 85.4 렌즈가 이 정도의 개방 해상력을 보여준다면 F1.4 를 마음놓고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F1.4 가 이 정도니 당연히 F2~2.8 이상에서는 칼에 베일 만큼 뛰어난 해상력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렌즈가 인물 사진에서도 지나치게 디테일만 강조하는 건 아니다. 배경 흐림이나 계조의 표현은 충분히 부드럽고 아름답다. 시그마 홈페이지에 올라온 이 렌즈의 인물 사진을 몇장 보자.
위 사진들은 아마 어느정도 보정이 된 최종 결과물로 보이지만 사실 그건 중요하지 않다. 이 사진들에서 유심히 볼건 이 렌즈가 피사체와 배경과의 분리효과 선명한 디테일, 자연스럽고 인상적인 계조등만 보면 된다. 그야말로 이 렌즈는 정말 물건이다. 게다가 가격도 적당하다. 2010 년 11월 현재 이 렌즈의 최저 구매 가격은 약 117 만원 정도다. 니콘의 신형 85.4N 렌즈와 비교하면 최저가 기준으로 약 100 만원 정도가 더 저렴하고 캐논의 85.2L 렌즈와 비교해도 116 만원 정도나 더 저렴하다. 아래 비교 참조.
두 렌즈에 비해서 거의 절반 정도의 가격이다. 하지만 117 만원 이라는 가격 역시 절대 싼건 아니다.
아니 저 정도 가격이면 분명 꽤 비싼 고급 렌즈다.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할때 이 렌즈에 저 정도의 가격은 딱 정당하다는 생각이다. 지나치게 비싸지도 않으면서 성능은 매우 발군이다. 캐논의 85mm F1.2 렌즈는 최대 개방 조리개 f1.2 라는 다소 상징적인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저 정도 가격을 그나마 어느정도 이해는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신품으로 사기에는 지나치게 비싸다는 생각을 하는 렌즈다. 헌데 대체 니콘의 신형 85.4G 는 뭘 믿고 저런 가격인건지 도대체가 이해할 수 없다. 니콘을 주로 사용하는 나 조차도 이번 니콘의 85mm F1.4 는 10 여년만에 나온 신형 렌즈라 하기에는 전혀 임펙트도 없고 크게 메리트도 없고 그런데 가격은 말도 안되게 비싼 이해할 수 없는 렌즈다. 뭐 아무튼 그래서인지 시그마의 이 85mm F1.4 렌즈가 더욱 돋보인다. 성능은 물론이고 가격도 좋다. 거기에 그간 시그마 고급형 렌즈의 고질적인 불만 사항중 하나였던 외관의 펄재질도 이번 85.4 에서는 완전하게 사라졌다.
원래 나는 이번에 나온 니콘의 신형 85mm F1.4G 렌즈로 교체할 생각으로 기존 85.4D 렌즈를 처분했다. 그런데 막상 출시된 니콘의 85.4 는 그야말로 실망뿐이었다. 하지만 시그마의 85.4 라는 렌즈가 너무나 매력넘치게 나왔기 때문에 주저없이 니콘 마운트가 출시되자마자 주문했다. 기존 85.4D 처분한 가격에 별로 많이도 들이지 않고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부담은 없다. 이제 내일이면 도착하는 시그마의 또 하나의 최고급 반란을 즐겁게 기다린다. 렌즈가 도착하면 샘플 사진을 직접 찍어서 올려보겠다.
렌즈가 도착은 했는데...오후 늦게나 받아서 기본적인 초점 체크와 테스트 밖에 못 해봤다 ^^a
주말에 좀 사용해 보고 샘플 사진을 직접 찍어봐야겠다.
■ Sample Photo
토요일에는 일이 늦게 끝나서 개인적인 사진은 전혀 찍을 틈이 없었다. 오늘 일요일에 잠시 집앞 공원에 나가서 어린 딸과 아내를 모델 삼아서 간단하고 소소한 사진을 몇장 찍어봤다.
먼저 35mm Full Frame DSLR 카메라인 니콘 D3 에 시그마 85mm F1.4 를 물리고 촬영한 사진들이다.
(아래의 모든 사진들은 클릭하면 1500 x 1000 px 의 큰 사진으로 볼 수 있다.)
역시나 야외 인물 사진에 가장 최적이라고 할 수 있는 85mm F1.4 렌즈답게 인물과 배경을 확실히 분리해 주면서 주 피사체인 인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일품이다. 게다가 시그마 85mm F1.4 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할 수 있는 최대 개방에서부터 탁월한 디테일 표현이 돋보인다. 위 사진들은 일부러 모두 최대개방 조리개인 F1.4 로 촬영된 사진들이다. HSM 을 탑재한 렌즈답게 움직이는 피사체에 대해서도 빠르게 연속적인 AF 동작이 가능했다. 배경 흐림의 모양새는 위 사진들에서 볼 수 있듯이 지나치게 과장되지 않고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화려한 배경흐림을 선호한다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위 사진들은 아내의 피부 보정을 제외하고는 모두 보정되지 않았다. RAW > JPEG 로 컨버팅만 함.
다음은 APS-C 포맷 DSLR 카메라인 D3100 에 시그마 85mm F1.4 를 마운트하고 촬영한 사진들이다.
APS-C 포맷에서는 x1.5 가 되기 때문에 환산 127mm 정도의 중망원 렌즈의 화각으로 촬영하게 된다.
보통 인물용 망원 포맷으로 85mm 와 함께 135mm 도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85mm F1.4 를 APS-C 포맷에서 인물용으로 사용하기에도 전혀 손색이 없다. 역시 D3100 에서도 전부 최대개방으로 촬영했다.
다른 렌즈와의 비교를 위해서 니콘 AF-S 50mm F1.4 G 렌즈와 D3100 으로도 몇장 촬영해 봤다. 새로운 니콘의 AF-S 85mm F1.4 G 렌즈의 이미지 표현이 50.4 G 와 크게 다르지 않다. (심지어 AF 느린것도)
아직 시그마 85mm F1.4 를 사용한지 몇일 되지 않아서 이건 이렇다...라고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지만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역시 85mm 다운 뛰어난 심도 표현과 함께 개방 조리개에서도 디테일한 화질. 빠르고 조용한 AF 까지 매우 만족스럽다. 그리고 신품 가격 120 만원 정도로 이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렌즈를 만날 수 있다는건 무엇보다 이 렌즈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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