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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ife (OSX & iOS)

아이폰5 - 가장 어려운 고난의 시기를 만났을지 모른다.



아이폰5 가 시장에 처음 출시된지 이제 약 3개월 정도가 지났다.


여전히 아이폰5 는 단일 모델로 강력한 판매를 기록하고 있지만 어쩌면 지금 아이폰5 는 아이폰 탄생 이래 가장 큰 고난의 시기를 만났을지 모르겠다. 아니 사실 이것은 비단 아이폰5 에 대한 것 뿐 아니라 스티브 잡스 사후 애플의 미래를 걱정(?) 하던 수많은 애플의 팬과 경쟁자들이 주목하고 있는 애플이라는 회사 그 자체에 대해 수많은 서로 다른 예측이 난무하는 지금 애플의 모습 그대로다.


나는 이 글에서 지난 9월 $700 를 넘기면 사상 최고가를 경신한 애플의 주가가 최근 $500 초반대로 곤두박질 쳤다거나 하는 이유로 애플과 아이폰의 미래가 불안하다는 따위의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아이폰 그 자체적으로 가지는 경쟁력이 확실히 예전에 비해 약화되었고 그 때문에 아이폰5 는 이전 모델들 만큼 폭발적인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으며 더불어 몇가지 이유들이 복합적으로 아이폰5 라는 애플의 새로운 최우선 전략 모델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애플 그리고 아이폰에 대해 크게 부정적인 글을 포스팅한 적이 없는 본인이기에 이 블로그를 꾸준히 봐 주었던 분들은 이게 무슨 소리인가 할지도 모르겠다. 그냥 최근 들어 느낀 개인적인 경험과 전반적인 시장의 흐름을 보고 이야기하는 것이며 이것은 언젠가는 반드시 겪어야할 시기가 바로 지금 도래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어떻게 생각하면 스티브 잡스는 참 복받은 사람이다. 최정상의 애플을 바라보면서 눈을 감았으니)



아이폰은 더이상 유니크하고 특별하지 않다.


애플과 아이폰을 지나치게 좋아하는 혹자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한다.

"아이폰은 아이폰과 iOS 그 자체로 비교해야지 안드로이드등 다른 OS 기기들과 비교하지 말라"

이렇게 말하는 이들에게 본인은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지금 당신들의 눈앞만 보지말고 주변을 좀 둘러보고 주변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보라" 고 말이다. 

과거 아이폰은 분명 여러가지 부분에 있어 다른 모든 스마트폰들을 압도하는 유니크함과 특별함이 있었다. 그것은 애플 특유의 뛰어난 제품 디자인과 디테일한 마감등 제품의 심미적인 부분도 있었을 것이고 iOS 라는 뛰어난 모바일 OS 의 안정적이면서 뛰어난 사용자 경험등도 있었다. 



아이폰1세대를 지나 2세대인 3G 모델 그리고 3세대 3Gs 모델에 이르러서 아이폰은 '스마트폰' 그 자체를 대변하는 하나의 커다란 아이콘이 되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대항마라고 불릴 수 있을만한 제품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2010년 당시로서는 놀라운 '레티나 디스플레이' 를 탑재하면서 전면적으로 디자인 풀체인지된 아이폰4 가 나올때까지 2009~2010년은 그야말로 아이폰 천하라고 할 수 있는 시기였다. 첫 아이폰이 2007년에 나왔으니 아이폰은 등장한지 고작(?) 2~3년만에 전세계의 이동전화 시장을 완전히 새롭게 재편시키며 IT 세상을 모바일 OS 로 급격히 이동시켰다. 노키아나 삼성, LG 같은 전통적인 휴대전화 시장의 강자들이 애플의 아이폰에 속속 무릎을 꿇었다. 

하지만 2010년 아이폰4 이후 아이폰 iOS 의 가장 큰 경쟁자로 떠오르기 시작한 구글의 '안드로이드' 의 성장세는 아이폰의 그것보다도 훨씬 빠르고 급격하게 진행되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것이 안드로이드 OS 는 어느 제조사나 마음대로 '공짜로' 가져다가 쓸 수 있어 자체적인 모바일 OS 를 가지지 못한 제조사들에게 가장 확실한 대안이 되었고 휴대전화 시장에서 제조사 못지않게 큰 역할을 하는 이동통신사들의 입장에서도 안드로이드 마켓 (플레이스토어) 에서 발생되는 수익의 30% 를 가만히 앉아서 받아갈 수 있으니 제조사와 통신사들에게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최고의 선택이었고 2010년 이후 안드로이드 OS 를 탑재한 스마트폰들은 그야말로 시장에 쏟아져 나왔다.


대만의 HTC 같은 중소형 신생(?) 업체들은 물론 모토로라나 삼성같은 전통적인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에서도 안드로이드 OS 가 탑재된 스마트폰들을 앞다투어 내놓기 시작했다. 자체적인 스마트폰 OS 를 가지고 경쟁했던 노키아나 림등은 처절한 시장의 외면을 받게 되었고 이때부터 iOS 와 안드로이드의 본격적인 모바일 OS 경쟁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사실 이 싸움은 처음부터 안드로이드쪽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싸움이었다고 생각한다. 애플은 혼자 싸워야 한 반면에 안드로이드쪽은 수많은 제조사들과 각국의 통신사들이 연합해서 안드로이드를 띄우기 위해 노력했고 구글은 조용하고 빠르게 안드로이드 OS 를 계속해서 가다듬으며 iOS 와의 간격을 메꾸어 나갔다. 수많은 제조사들에서는 다양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등장하며 소비자들에게 '다양성' 과 '선택' 의 기회를 제공했다.

그리고 지난해 2011년 정도부터는 본격적으로 '아이폰' 그 이상을 이야기 할 수 있을 정도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전까지 안드로이드는 아이폰 iOS 에 비해 조금은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의 스마트폰이 주류를 이루었다면 2010년 하반기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아이폰과 '경쟁' 할만한 뛰어난 고급 스마트폰들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주류가 되기 시작했다. 그 중심에 '삼성' 이 있었다는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초창기 '카피캣' 소리를 들었던 삼성이지만 (실제로 카피캣 이었다는 것도 부인할 수는 없다) 삼성이라는 기업 특유의 빠른 속도와 모든 부품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고 조달할 수 있는 하드웨어 경쟁력등을 앞세우며 가장 강력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대표 기수가 되었다. 그리고 삼성의 전략은 한번에 다양한 모델을 시장에 쏟아내며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범위를 크게 확장시켰다. (이게 꼭 좋은건 아니지만)

삼성을 비롯한 수많은 제조사들의 다양하고 뛰어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 시장에 나오게 되면서 확실히 애플의 아이폰은 이전에 비해 그 유니크함이나 특별함이 많이 사라져 버린것도 사실이다.

더이상 하드웨어적으로 가장 뛰어나지도 않고 (3Gs 시절까지만 해도 가장 뛰어난 하드웨어를 가졌었다) 1년에 단 하나의 모델만 나오는 아이폰의 특성상 수많은 사용자들의 다양한 요구에 부응할 수도 없었다. iOS 의 뛰어난 최적화와 아름다움도 날로 발전해가는 안드로이드의 그것에 비해 눈에 띄지 않게 되었다. 물론 아직까지도 많은 부분에서 파편화된 안드로이드에 비해 iOS 가 뛰어난 부분이 적지 않지만 안드로이드 만큼의 사용자 편의성이나 자율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무엇이 옳은가 그른가의 문제가 아니라 다양한 사용자들의 요구를 반영하고 만족시킬 수 있는 관점에서는 분명 iOS 보다 안드로이드가 유리한점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여튼 이제 더이상 일반적인 사용자 입장에서 굳이 아이폰일 필요성이 많지 않아졌다는 사실이다. 

이제 아이폰이 아니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은 너무나 많아졌다. 




유일한 파트너를 버린 애플의 2012년 iOS 제품들


안드로이드는 수많은 제조사들과 각국의 통신사들이 연합해서 띄우고자 하는 (모두에게 이익이 되기에) 모바일 OS 고 iOS 는 애플만의 독자적인 OS 라서 안드로이드와 iOS 의 싸움은 매우 일방적인 싸움이었다고 이야기했는데 이러한 애플에게 거의 유일한 시장 파트너들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아이팟 시절부터 수많은 악세사리들을 만들어왔던 써드파티 제조사들이다. 

도킹 스피커로 대표되는 수많은 아이팟.아이폰 악세사리들의 시장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꽤 엄청나다. 아직까지도 아이폰에 비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유일하게 상대가 되지 않는 분야가 바로 각종 서드파티 악세사리 부분이다. 이 부분은 단일 모델과 독자적인 규격을 사용한 아이팟과 아이폰 이었기에 서드파티 제조사들에서는 훨씬 쉽게 해당 표준(?) 규격을 따를 수 있었고 아이팟, 아이폰의 세계적으로 엄청난 수요와 함께 고가의 아이폰을 위해 고가의 악세사리 구입을 마다하지 않는 아이폰 사용자들의 특성 덕분에 각종 서드파티 악세사리 업체들도 동반적으로 크게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런데 2012년 9월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아이팟,아이패드 미니등의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서드파티 악세사리 제조사들을 모두 허탈하게 만드는 일을 공표했다. 바로 기존에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30핀 커넥터를 일명 라이트닝 커넥터라 부르는 8핀 커넥터로 변경해 버린 것이다. 



이 커넥터 변경에 있어 애플은 기존 주요 서드파티 회사들에게도 해당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던 것 같다. 아직까지 애플의 주요 서드파티 회사들의 제품들중에 라이트닝 커넥터를 장착한 도킹 악세사리들이 하나도 나오지 못한 것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물론 30핀 커넥터를 8핀 커넥터로 변경한 것 그 자체는 언젠가 반드시 필요했던 일이기는 하고 새로운 라이트닝 커넥터 그 자체는 매우 편리하고 뛰어나다. 하지만 그 과정이 지나치게 급작스럽고 또 사전에 전혀 조율되지 않은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이 문제다. 시장에서 거의 유일하게 애플과 코드를 같이하고 파트너쉽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서드파티 악세사리 업체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다는 점은 (더불어 기존 30핀 기기 사용자들도) 상당히 아쉬운 결정이 아닐 수 없다. 애플의 30핀 커넥터가 변경되었다는 것은 다른 회사의 커넥터 변경과는 그 의미가 크게 다르다. 2001년 출시된 아이팟부터 2012년초에 발표한 아이패드 3세대 모델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등이 30핀 커넥터를 사용하고 있다 . 그만큼 수많은 사용자들이 30핀 커넥터를 사용하고 있고 최소한 1인당 1개 이상의 30핀 도킹 악세사리를 사용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어떤 이들은 30핀 도킹 악세사리만 3-4가지 이상을 사용하고 있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애플의 30핀 커넥터는 사실상의 표준 아닌 표준이 되어있었다는 것이다. 그런것을 단 하루 아침에 사전에 어떠한 준비나 통지도 없이 바꿔 버렸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나치게 성급한 결정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 최소한 애플이 기존 30핀 커넥터 제품 사용자들이나 서드파티 업체들에게 미칠 파장을 고려했다면 적어도 30핀 > 8핀 어뎁터는 사용자 지원 차원에서 저렴하게 제공했어야 한다. (개당 4만원이 아니라 말이다.) 또 서드파티 제조사들에게는 미리 8핀 커넥터를 위한 악세사리를 만들 수 있도록 사전 정보를 최소한으로라도 제공했어야 한다.




아이폰 5, 좋지만 장애요소가 너무 많다.


아이폰5 는 그 자체로 볼때 굉장히 뛰어난 점이 많다. 


애플이 자체설계한 A6 칩의 퍼포먼스는 이미 수많은 벤치마크 자료등을 통해 증명되었듯이 그 성능이 무척이나 뛰어나고 4인치 16:9 로 늘어난 스크린 사이즈도 단점보다 장점이 더 많다. (한손에 쥐고 조작하기는 기존 3.5에 비해 확실히 불편해지긴 했다) 무엇보다 더 큰 사이즈의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도 기존 모델이 비해 더 얇고 더 가벼워졌다는 것은 매우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대부분의 다른 제조사들은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키우면서 당연하다는듯이 무게가 늘어나고 두께도 얇아지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사실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5 에서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키우면서도 더 얇고 더 가볍게 만드는 어려운 길을 택했다. 만약 아이폰5 가 더 커진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서 기존보다 더 얇아지지 못했거나 무게가 좀 더 늘어났더라도 사실상 그 부분을 가지고 지적하는 이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미 수많은 제조사들이 그러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아이폰5 는 실제 사용자가 손에 쥐고 사용해보기 전에는 체감하기 힘든 두께와 무게라는 부분을 결코 간과하지 않았다. 이러한 점은 실제 사용자 경험을 무엇보다 중시하는 애플의 제품 철학이 잘 묻어나는 숨겨진 노력의 결과물이다. 본인이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그렇게 얇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엔지니어들과 디자이너들이 고심하고 고생했을지는 짐작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폰5 는 장애요소가 적지 않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이나 새로운 신규 수요층 모두에게 아이폰5 는 매력적이지만 기존처럼 선뜻 구입을 결정하기는 어렵게 만드는 요소들이 제품 자체적으로도 경쟁 제품과의 선택적으로도 많다.


애플 입장에서는 아이폰을 매 세대마다 바꿔주는 기존 사용자들이 그 수는 많지 않더라도 사용자들 간에 구전으로 혹은 웹상으로 전해지는 간접적인 마케팅 측면에서 이러한 열혈 사용자들은 매우 중요하다. 그런 사용자들은 누구보다 애플 그리고 아이폰에 대해서 열정적이며 충성심도 높다.



그들은 누구보다 새로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등을 먼저 구입하고자 하며 가장 먼저 긍정적인 리뷰들을 자발적으로 작성해 많은 예비 구매자들에게 간접적으로 구매를 유도한다. 속칭 애플의 팬보이들이다. 그런데 이번 아이폰5 는 기존 애플 팬보이들에게도 구매를 망설이게 만드는 가장 큰 요소로 위에서도 언급한 30핀 > 8핀 커넥터 부분이 있다. 그동안 30핀 커넥터 악세사리들은 아이폰을 바꾸더라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기기라는 인식이 있었다. 아이폰3Gs 를 쓸때도 아이폰4를 쓸때에도 아이폰4s 를 사용할때에도 유니버셜독이나 도킹 스피커등은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적극적인 아이폰 사용자들의 경우 이러한 도킹 악세사리에 적지 않은 비용을 들인 경우가 꽤 많다. 사실 어떤 도킹 악세사리들의 경우 (주로 도킹 스피커) 아이폰 자체보다도 더 비싼 가격인 경우도 있을 정도니 이런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아이폰5 로 바꾼다는 것은 값비싼 비용을 지불하고 구입한 많은 도킹 악세사리들을 전혀 제대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추후에는 이들이 결국 30핀을 버리고 8핀으로 전향할 수 밖에 없겠지만 그것이 꼭 지금 아이폰5 에서라고 하기는 어렵다. 기존 4s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면 퍼포먼스적으로나 OS 적인 부분에서나 전혀 제한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을 바꾸더라도 지금이 아닌 다음세대나 그 이후가 되지 않을까?


신규 아이폰 유저를 생각하면 역시 위에서 언급한대로 더이상 아이폰5 만의 확실한 메리트를 그들에게 어플하기가 어려워졌다. 여전히 아이폰은 경쟁 제품들과 비교해서 한차원 높은 디자인 퀄리티와 심미적 만족감을 주기에 충분하지만 그 간극이 과거에 비해서는 매우 줄어들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더이상 경쟁 제품들은 과거처럼 촌티나거나 투박하지 않고 나름의 독특하고 멋진 디자인을 보여주고 있는 제품들이 많으며 (옵티머스G 나 넥서스4 의 후면 변형 패턴무늬등을 보라) 하드웨어 성능적인 부분에서는 이미 아이폰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는 기기들이 꽤 많다. 아이폰4 이후 가장 강력한 아이폰의 셀링 포인트 중 하나였던 326ppi 의 고밀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도 이제 안드로이드 제품들이 5인치대에서 1920x1080 픽셀의 Full HD 디스플레이를 속속 채용하면서 무려 440ppi 이상을 보여주고 있어 더이상 아이폰만의 확실한 킬링 포인트라고 하기도 무색해졌다. 


<발매되었거나 발매 예정인 안드로이드 Full HD 스마트폰들>


고작 4인치로 기존 3.5인치에서 약간 늘어난 아이폰5 의 디스플레이 사이즈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이 4~5인치 심지어 6인치대까지 다양하게 포진해 있어 사용자의 성향이나 사용성에 따라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것에 비하면 확실한 장점이라고 할 수는 없다. 차라리 9.7인치의 아이패드에서 7인치로 확 줄어든 아이패드 미니처럼 디스플레이 사이즈별로 두가지 라인업의 아이폰을 발표했으면 차라리 더 신규 사용자들에게 어필했을것 같다.


오히려 어색하게 늘어난탓에 기존 3.5인치에 비해 한손 조작성은 떨어졌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더 큰 디스플레이 사이즈를 원했기에 어쩔 수 없이(?) 4인치로 세로가 늘어난 아이폰5 가 나왔지만 왜 기존에 스티브 잡스가 그렇게 한손 조작성을 강조하며 3.5인치를 고수했는가는 아이폰5 를 직접 사용해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 (더불어 5인치 이상 안드로이드도 사용해 보면 더욱 더) 즉, 과거에는 새로운 아이폰이 나오면 아이폰으로 바꾸길 오래불망 기다렸던 사람들이 이제는 굳이 아이폰이 아니라 다양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로 눈을 충분히 돌릴 수 있게 되었다.




아이폰의 전성기는 이미 지났다.


인정할건 인정하자. 분명한건 이미 아이폰의 전성기는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것은 정말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아이폰의 전성기는 3Gs > 4 였던 2009.2010 년이 그 절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것의 대명사가 되었던 그 시절이 바로 아이폰의 전성기였다. 지금의 아이폰은 사실 이미 혁신이라는 부분보다는 이미 혁신을 넘어서 보완.발전하는 정도의 단계에 들어와있다. 많은 이들이 새로운 아이폰이 나올때마다 혁신이 없어졌다...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사실 아이폰은 그 등장 자체가 가장 큰 혁신이었다. 2007년 첫 등장이후 올해까지 5년을 이어온 아이폰은 이제 더이상 크게 새로울 것은 없을 수 밖에 없다. 사실상 하나의 단일 플랫폼으로 현대 사회에서 4~5년 이상 지속적으로 성공적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그 사실만으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대단한 것이다. 이제 아이폰은 전성기를 지났고 더이상 많은 이들에게 새로움이나 특별함을 주기는 어려워졌다. 어쩌면 이제 더이상 아이폰에서 애플의 혁신을 바라기보다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통해 애플의 또다른 혁신을 기대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아이폰이 아직 한참 전성기였던 2010년 아이패드를 통해 모두가 기대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돌풍을 불러일으켰던 애플이다. 2001년 첫 등장하고 2003년 아이튠즈 스토어를 통해 전세계적으로 아이팟 돌풍을 일으키며 애플의 부활이 시작되었고 2007년 아이폰의 출시이후 모바일 시장을 재편하며 애플의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010년 아이패드를 통해 제품을 다변화하며 성장의 불을 지폈지만 2012년을 보내고 이제 곧 2013년을 앞두고 있는 현재 애플이 성장을 지속하고 (더 얼마나 성장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기업의 가치를 유지할 수 있으려면 분명 지금까지와는 다른 또 다른 무엇인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애플에게 아이폰은 기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준 아이템이라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영원할 거라고 생각할 순 없다. 아이팟이 그랬고 아이폰.아이패드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 새로운 무엇인가가 애플에게는 필요하다. (그것이 많은 이들이 예상하는 iTV 일지 다른것일지는 알 수 없다.)

아이폰은 애플에게 하나의 사업 아이템이지 아이폰이 곧 애플은 아니다.  




아이폰 어떻게 될 것인가?


어쩌면 바로 지금부터가 앞으로 아이폰이 어떻게 될 것인지 그리고 애플이 어떻게 될 것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새로운 제2의 위기이자 기회의 시기가 아닐까?

그리고 아이폰5 는 바로 그 정체기에 등장한 고난의 시기의 불운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아이폰이 지속적으로 안드로이드등과 경쟁할 수 있으려면 분명 지금까지와는 다른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더이상 시장을 리딩할 수 있는 위치의 존재도 아니며 독보적으로 시장의 관심을 이끌 수 있지도 않다. 어쩌면 아이폰은 과거 폭발적이었던 인기를 뒤로 하고 지금은 일부 소수의(?) 사용자들에게 사랑받으며 시장속에서 나름의 포지션을 적당히 확보하고 있는 Mac 컴퓨터처럼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것도 나쁘지 않다. 전세계 컴퓨터 시장에서 애플의 Mac 컴퓨터는 전세계 PC OS 점유율 10% 이하에 불과하지만 단일 제조사의 컴퓨터로서의 판매량과 수익은 고작(?) 10% 점유율을 가진 컴퓨터 운영체제 그 이상이니 말이다.



물론 그렇지 않을수도 있다. 

어떠한 모습과 기능등으로 새롭게 또다른 혁신을 보여줄 지도 모른다. 아직은 그 무엇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적어도 확실한건 갈수록 아이폰의 시장 장악력은 더이상 높아지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고 경쟁 플랫폼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점이다.

바로 지금 이 시기에 나타나 그 자체로 매우 뛰어나지만 시기적으로나 기존 모델과의 연계성등 불안요소가 많아 가장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아이폰5 어쩌면 가장 고난의 시기를 만났다고 할 수 있을지도..  




아이폰 그리고 애플은 과연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까? 


이 물음에 대한 해답은 아마 앞으로 1년쯤 뒤에나 어느정도 확실히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애플이라는 기업 자체적으로도 사실 지난 1년간은 스티브 잡스의 후광 효과가 이어졌던 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스티브 잡스 사후 1년...이제 정말 애플은 스티브 잡스 이후로 가고 있다.

아직까지 스티브 잡스 사후 팀쿡 체제의 애플이 어떻다라고 말하기는 다소 어렵다. 스티브 잡스가 작고한 지난해 이후 올해에도 애플은 레티나 맥북프로등 꽤 멋진 제품들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꺼지지 않은 선도기업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것 만큼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그 기본적인 틀만큼은 이미 스티브 잡스가 CEO 로 있던 시절의 패러다임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다.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용한 아이패드나 맥북프로가 매우 뛰어나기는 하지만 이미 레티나 디스플레이라는 개념은 스티브 잡스가 들고나온 아이폰4 이후 익숙해진 개념이기에 완전히 새로운 개념이라고 할 수는 없기도 하다. 스티브 잡스 시절의 유산만으로도 최소한 몇년은 충분히 어느정도의 성공을 이어갈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결국 팀쿡 체제의 애플이 성장을 지속하고 스티브 잡스가 그렇게 바랬던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될 수 있으려면 스티브 잡스의 유산 그 이후의 새로움이 필요할 것이다. 


아직 팀쿡 CEO 체제의 애플에서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개념은 놀라움은 등장하지 않았다. 부정적인 시각으로 본다면 어쩌면 그런 새로움은 애플에서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예상이 틀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지금까지 애플이 그래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애플은 시장을 선도하는 리딩 기업으로서의 새로움을 이어갈 수 있었으면 한다. 어쩌면 애플의 존재 이유는 바로 그것일지도 모르기에 그런 에너지가 사라진 애플을 상상한다는 것은 참으로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