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열린 애플의 발표회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에서 신제품들이 발표되었다.
많은 이들이 예상하고 있던 아이패드 미니가 출시되었고 새로운 레티나 맥북프로 13인치와 아이맥도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발표되었다. 발표회에서 따로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맥미니 역시 USB3.0 탑재와 몇몇 업그레이드된 사항으로 새롭게 리프레시 되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가장 주목했던 것은 '아이패드 미니' 였지만 맥 컴퓨터 사용자들이라면 꽤나 관심있게 지켜본 내용은 '퓨전 드라이브 (Fusion Drive) 라는 신개념 드라이브에 대한 부분이었을 것이다. 이게 과연 무엇일까?
퓨전 드라이브라고 명명된 새로운 방식의 드라이브 시스템은 쉽게 말하면 SSD + HDD 조합을 통해서 SSD 의 빠른 속도와 HDD 의 큰 저장 용량 두마리 토끼를 모두 함께 누릴 수 있게 하는 개념이다. 그럼 그냥 SSD 를 장착하고 세컨베이등에 HDD 를 놓는것과 뭐가 다르냐고?
다르다. 전혀 다르다. SSD 를 장착해서 메인 드라이브로 사용하고 HDD 를 별도의 저장용 스토리지로 사용할 경우에는 SSD 와 HDD 에 따로 따로 파일을 관리했어야 했다. 대용량 미디어 파일등은 HDD 에 비해 상대적으로 용량이 부족한 SSD 에 쌓아두기 부담스럽기 때문에 HDD 에 저장하고 프로그램등을 설치해서 사용하는 용도로 SSD 를 사용했기 때문에 SSD 의 빠른 속도를 사용하면서도 HDD 의 큰 대용량처럼 마음껏 사용할 수 없었던 것에 대한 부담이 있었다. 그렇다고 512GB 이상의 고용량 SSD 를 구입하기에는 그 비용이 아직까지도 만만치 않다. (512GB 기준 최소 65~70만원 이상이다.) 애플의 퓨전 드라이브는 바로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운영체제에서 SSD + HDD 의 조합을 마치 하나의 단일 디스크처럼 인식하게 만드는 (하나의 대용량 SSD 처럼) 개념의 드라이브 시스템이다. 비슷한 개념으로 '하이브리드 디스크' 라고 하는 제품들도 있는데 개념은 비슷하지만 실 사용성에서는 꽤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퓨전 드라이브의 자세한 개념과 동작 원리는 아래 링크한 Mac 전문 블로거 One 님의 블로그 포스팅 글을 참고바란다.
더불어서 실제로 퓨전 드라이브를 사용하는 경우와 일반 HDD 를 사용할 경우 그 속도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를 실제로 비교해본 아래 동영상을 보면 퓨전 드라이브의 위력을 제대로 실감할 수 있다.
SSD 의 빠른 속도와 HDD 의 큰 용량을 별도의 관리없이 하나로 누릴 수 있다라...멋진 개념이다.
하지만...아무리 좋은 퓨전 드라이브라도 별도로 비싼 금액을 내고 구입해야 하고 새로운 신제품을 구입할때만 따로 주문할 수 있다면 기존 사용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실제 지금 애플 온라인 스토어에서 퓨전 드라이브는 별도의 CTO 옵션으로 제공되고 있다.
맥미니 2012년 고급형 주문시 기본 탑재되는 HDD 는 5200rpm 1TB 용량인데 1TB 퓨전 드라이브로 주문할 경우 약 34만원 정도를 추가적으로 지불해야 한다. 1TB 용량에 SSD 의 속도를 내는 드라이브라고 할 경우 이 금액이 크게 비싸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역시나 적지 않은 추가금이다.
하지만 걱정하거나 입맛만 다실 필요는 없다.
주문시에 퓨전 드라이브를 따로 선택하지 않더라도 그리고 신제품을 구입하지 않고 기존에 사용하고 있는 맥 컴퓨터에서도 이 퓨전 드라이브를 구성할 수가 있다. 이는 퓨전 드라이브의 방식이 물리적인 묶음의 개념 (하이브리드 디스크같이) 이 아닌 OS X 10.8 마운틴 라이언상에서 논리적으로 SSD 와 HDD 드라이브를 하나의 디스크로 묶어주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따로 SSD + HDD 의 조합만 갖춰주면 OS X 상에서 직접 대용량 퓨전 드라이브를 만들 수 있다. 역시 Mac 전문 블로거인 One 님의 포스팅 링크를 통해 퓨전 드라이브를 직접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아래에 소개한다. 절대 어렵지 않다. 아니 솔직히 말해서 어이 없을만큼 쉽게 퓨전 드라이브를 직접 구성할 수 있다.
퓨전 드라이브 (Fusion Drive) 사용자가 직접 만드는 방법
위 포스팅에서는 맥북프로 (2011년형) 을 통해 퓨전 드라이브를 구성했지만 꼭 맥북프로가 아니라도 맥미니 아이맥에서도 SSD + HDD 의 조합을 갖출경우 퓨전 드라이브를 구성하는 방법은 동일하다.
본인 역시 저 포스팅을 보면서 2011년형 Mac mini 서버모델에 256GB SSD 와 500GB HDD 를 통해 총 756GB 의 퓨전 드라이브를 만들어 보았다.
퓨전 드라이브를 구성해서 다시 OS X 을 설치하고 과연 그 속도가 그냥 SSD 만 사용하는 것과 비교해 얼마나 비슷하게 나올 수 있는가가 가장 궁금해서 바로 드라이브 속도체크를 해 보았다.
읽기속도는 약 480MBps 정도가 나오고 쓰기 속도는 250MBps 정도가 나온다. 쓰기 속도의 경우 SSD 단독에 비해 다소 떨어지지만 (SSD 단독시 읽기와 비슷한 400~450MBps) 읽기 속도는 SSD 단독으로 사용할 때와 비교해서 거의 차이가 없다. 실제 사용하면서 느껴지는 성능도 거의 동일한 수준이다.
애플에서는 퓨전 드라이브가 7200rpm HDD 대비 최대 3.5배 정도 빠른 속도라고 하고 있다. 실제로 그만큼 이상의 속도를 느낄 수 있다. 5200rpm HDD 와 비교하면 더욱 더 빠르다. SSD 단독으로 사용할때와 거의 실제 사용성에서 속도의 차이를 느낄 수 없는 반면에 (물론 SSD 단독이 더 빠르긴 하다.) 용량을 훨씬 풍족하고 단일 드라이브로 사용할 수 있으니 실 사용성에서 훨씬 더 유용하다. 물론 앞으로 SSD 의 대중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그로인해 SSD 가 지금의 HDD 가격 정도에 근접하게 된다면 이러한 중간개념의 필요성은 없겠지만 아직까지는 HDD 와 SSD 의 가격 차이가 여전히 크기 때문에 이 퓨전 드라이브의 개념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고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퓨전 드라이브의 개념은 RAID 나 JBOD 과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걸 딱히 어떤 방식이다라고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기는 다소 어렵다. 기본적으로 RAID 0 스트라이핑처럼 1+3=2 (작은 쪽의 용량을 따라감) 이 아니라 1+3=4 의 개념으로 양쪽의 용량을 합치는 개념이기 때문에 퓨전 드라이브에 사용할 SSD 용량이 굳이 고용량일 필요가 전혀 없다. 64GB 정도의 저용량(?) SSD 와 조합하더라도 HDD 용량에 따라서 충분히 고용량의 SSD 처럼 사용할 수가 있다는 점에서 굉장히 경제성과 활용성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만약 64GB SSD 와 500GB HDD 를 조합한다면 총 564GB 의 퓨전 드라이브가 구성된다.
OS X 상에서 따로 사용자가 파일을 분류하지 않아도 운영체제 스스로 SSD 영역에 위치할 파일과 HDD 영역에 위치해야할 파일을 백그라운드 상에서 분류하고 변경하기 때문에 SSD 용량이 부족할것을 일일이 신경쓰지 않아도 마치 하나의 564GB SSD 처럼 동작하게 된다. 원래 SSD 용량 이상으로 드라이브가 찬다고 하더라도 자주 사용하는 영역과 그렇지 않은 영역을 분류해 성능저하는 없다고 한다.
요즘 64GB SSD 와 500GB HDD 는 중고로 각 4~5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10만원 정도의 비용이면 500GB 이상의 고용량 SSD 와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참고로 현재 500GB 이상 고용량 SSD 를 따로 구입할 경우 최소 60~70만원 이상이 필요하다. 물론 단일 500GB 이상의 고용량 SSD 가 더 좋겠지만 가격을 생각한다면 고작 1/6 정도의 금액으로 못지 않은 체감과 활용성을 쓸 수 있다면 이 얼마나 뛰어난 가격대 성능비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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