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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들...

Nikon AF-S 24mm F1.4 - 광각 단렌즈의 새기준을 쓸 렌즈.



■ 니콘의 대구경 AF-S 단초점 렌즈 24mm F1.4 N

지난 3월에 새롭게 발매된 니콘의 최신 렌즈인 AF-S 24mm F1.4 렌즈는 F1.4 라는 밝은 개방 조리개의 광각 단초점 렌즈이다. 기존 니콘의 AF 광각 단초점 렌즈들은 모두 최대 개방 밝기가 F2.8 이었었는데 이번에 니콘의 고급 단초점 렌즈군 리뉴얼 그 두번째 (첫번째는 AF-S 50mm F1.4 였다) 로 등장하게된 렌즈가 바로 이 24mm F1.4 렌즈다. AF-S 50mm 렌즈도 고급형 렌즈이기는 하지만 최고급 렌즈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한 점이 있지만 이번 24mm F1.4 렌즈는 다르다. 모든 면에서 최고급이다.


처음 렌즈를 보고 느낀 인상은 매우 단단하고 고급스러운 생김새다라는 점이다. F1.4 의 밝은 조리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렌즈의 크기는 매우 큰 편이고 무게도 제법 묵직하다. 전반적인 크기는 시그마의 최고급 50mm 렌즈인 EX 50mm F1.4 와 비슷하나 전체적인 렌즈의 디자인에서는 24mm F1.4 의 만듬새가 훨씬 뛰어난 느낌이다. 니콘 고급 렌즈의 상징인 렌즈 전면부의 금색 테두리와 함께 니콘의 최신 코팅인 N 코팅을 타나내는 마크가 거리계창 옆에 큼지막하게 붙어있다. 렌즈 앞쪽으로 갈수록 살며시 굵어지는 디자인은 자연스러운 곡선으로 매끄럽게 처리되어 있다. 한마디로 잘~생겼다.


D3 에 마운트해 본 모습을 보면 최근의 니콘 DSLR 디자인과 매우 잘 어울리는 디자인적 일체감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이다. 사실 기존의 100mm 이하의 작은 AF 단초점 렌즈들의 디자인은 최근의 니콘 DSLR 과 결합했을때 약간 언발란스적인 크기와 생김새가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AF-S 50mm F1.4 렌즈와 이번 AF-S 24mm F1.4 N 렌즈는 디자인적으로도 기존 AF 렌즈에 비해 더 세련되어지고 현재 DSLR 들과도 디자인적으로 더 잘 어울리는 인상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리뉴얼되어 출시될 거라 기대되는 기타 다른 렌즈들 (AF-S 35mm F1.4 / AF-S 50mm F1.2 / AF-S 85mm F1.4 등) 역시 이번 AF-S 24mm F1.4 렌즈와 그 디자인이 크게 다르지 않을것으로 생각된다.


■ F1.4 밝기를 가지는 24mm 광각 단렌즈

혹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광각렌즈가 굳이 F1.4 까지 밝은 조리개를 가질 필요가 있느냐고...
보통 광각 렌즈는 풍경이나 스냅 사진에 많이 쓰이는 렌즈인데 굳이 밝은 조리개는 필요 없지 않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소리다. 물론 넓~은 풍경 사진을 촬영하는데 조리개를 밝은 개방 수치에 놓고 촬영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광각 렌즈의 쓰임새는 풍경이나 스냅에만 국한되는 것이 절대 아니다. 광각 렌즈를 사용한 인물 사진이나 인상적인 오브제 사진을 촬영하게 되는 경우도 상당히 많다. 그럴때 광각 특유의 넓은 화각과 짧은 최단 촬영거리를 활용한 과장된 표현력에 밝은 조리개를 통한 배경흐림 효과가 더해진다면? 그 표현력은 말할 수 없을만큼 독특하고 뛰어나다.


위 사진은 기존 니콘의 24mm 단초점 렌즈인 AF 24mm F2.8 D 렌즈로 촬영한 사진이다. 24mm 의 넓~은 광각 특유의 과장된 왜곡때문에 마치 카메라를 향해 손을 쑥~뻗고 있는듯한 강렬한 느낌이 표현되었고 조리개 수치는 최대 개방인 F2.8 로 했기 때문에 주 포커스인 손 외에 뒤쪽 배경은 흐릿하게 뭉개짐으로 포커스가 맞은 손 부분에만 더욱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그렇지만 손 뒤에 동상의 얼굴은 아웃 포커싱이 되었지만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시선이 어느정도 빼앗기는 것이 사실이다.

만약 AF-S 24mm F1.4 렌즈를 이용해서 F1.4 나 F2.0 정도로 촬영했다면?

아마 훨씬 더 강렬하고 집중적인 사진이 되지 않았을까? 그랬을 것이다. 렌즈의 조리개는 단순히 밝다는 것 뿐이 아니라 조리개가 밝아질수록 (넓어질수록) 배경흐림 효과 흔히 아웃 포커싱이라는 것이 커지기 때문이다. 이 배경흐림은 배경을 아름답게 표현하는것과 더불어 주 피사체와 배경을 분리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주 피사체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똑같은 피사체가 아니고 위 사진은 반사가 강렬한 소재라서 사진에서도 더 강렬한 느낌이지만 두번째 AF-S 24mm F1.4 로 찍은 비슷한 구도의 사진과 비교해보면 배경흐림에 따른 주 피사체인 손에 대해서 집중도가 더 높이진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작은 사이즈보다는 약간 더 크게 보면 그 차이점이 더욱 더 느껴질 수 있으니 가능하면 사진을 클릭해서 좀 더 크게 보면서 비교하길 바란다.



AF-S 24mm F1.4 렌즈를 받고 처음으로 카메라에 마운트한후 촬영한 사진이다. 광각 렌즈 특유의 과장된 표현과 함께 정확히 초점을 맞춘 부분 이외에는 마치 지우개로 지워놓은 것처럼 흐릿하게 표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밝은 광각 단초점 렌즈의 매력이다. 
어떤이는 이 렌즈를 "어떤 상황에서도 피사체를 주위와 동떨어진 주인공으로 만드는 렌즈..." 라고  말했다.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넓은 화각으로 주변을 함께 담을 수 있으면서도 주인공만을 부각시킬 수 있는 렌즈...그것이 바로 밝은 광각 단 초점 렌즈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 F1.4 의 이름뿐인 밝기가 아닌 뛰어난 광학 성능

24mm 의 광각 단초점 렌즈에 F1.4 의 밝은 조리개를 가진 렌즈는 사실 이미 니콘의 라이벌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캐논에서 이미 지난 2005 년에 처음 발매하였고 지난 2008 년 12월에 EF 24mm F1.4 L II 로 리뉴얼되기까지 했다. 하지만 캐논의 EF 24mm F1.4 L 렌즈는 솔직히 말해 개인적으로 너무나 실망스러운 렌즈로 기억된다. 위에서 말한 광각 단렌즈에서 밝은 개방조리개를 이용한 뛰어난 표현력이라는 점에서는 캐논의 24mm F1.4 렌즈 역시 다를바 없이 매우 훌륭하다.

하지만 캐논의 24mm F1.4 L 렌즈는 지난번 캐논 렌즈 총정리 포스팅에서도 말했듯이 최대개방에서의 해상력이 매우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최대개방에서는 정확히 초점이 맞은 곳이라고 하더라도 마치 초점이 틀어진것처럼 흐릿하게 표현되어 렌즈의 밝기에 비해 광학 성능적으로는 다소 아쉬움이 많은 렌즈다. 즉 F1.4 조리개를 가지고 있지만 어느정도 충분하게 해상력을 원한다면 F2.0 이상으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24mm F2.0 렌즈라고 해야 할 정도라는 점에서 실망스러웠다. 특히 1세대 렌즈가 나오고 2008 년에 다시 2세대 렌즈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해상력에서는 그다지 큰 향상이 보이지 않았다. 주변부 해상력은 다소 좋아졌지만 중앙부의 해상력은 여전했다. 같은 F1.4 의 최대개방 조리개를 가지고 있는 캐논 대표적 최고급 광각 단렌즈라고 할 수 있는 EF 35mm F1.4 의 경우 최대 개방에서도 매우 탁월한 해상력과 표현력을 보여주지만 24mm F1.4 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만약 니콘의 AF-S 24mm F1.4 N 렌즈가 캐논의 EF 24mm F1.4 L 렌즈처럼 최대개방에서 해상력이 뛰어나지 못했다면 역시나 실망스러운 렌즈가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렌즈는 캐논과 달랐다.

우측의 MTF 챠트를 보면 F1.4 최대개방에서도 꽤 무난한 정도의 성능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하지만 이 챠트만 볼 때는 사실상 크게 대단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가 힘들다. 물론 나 역시 그랬다. 이 렌즈가 처음 발표되었을 때만 해도 난 캐논의 24mm F1.4 렌즈와 큰 차이가 없을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기대도 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 렌즈에 대한 생각을 아예 바꾸어 버리게 된 계기는 바로 지난 P&I 2010 행사의 니콘 부스에서 이 AF-S 24mm 렌즈를 직접 체험해 보고 나서였다. 그냥 새로운 렌즈니 한번 찍어나 봐야지 하고 촬영해 봤었는데 촬영후에 화상을 확인해 보고는 정말 깜짝 놀랬었다. 최대개방으로 촬영한 사진에서도 선예도나 디테일이 전혀 흐트러짐이 없었던 것이다. 꽤 놀라운 경험이었다. 24mm 의 광각과 F1.4 조리개의 심도 표현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렌즈...였다. 그날부터 이 렌즈에 대한 갈망이 시작되었었다.
아래 사진들은 지난 P&I 2010 에서 AF-S 24mm F1.4 를 마운트하고 촬영했던 사진들이다. 빨간 표시된 곳을 원본 크기로 잘라서 본 사진에도 이 렌즈의 흐트러짐 없는 해상력과 디테일이 눈에 띈다.




물론 이 렌즈 역시 조리개를 조이면 더욱 뛰어난 해상력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그것은 모든 광학 렌즈들의 공통점이다. 하지만 조리개를 조이지 않고 밝은 개방 조리개가 표현할 수 있는 몽환적이고 신비로운 느낌의 배경흐림 표현을 하면서도 주 피사체는 디테일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점...그것은 다른 렌즈들레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이 렌즈의 매우 뛰어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최대 개방에서의 뛰어난 해상력에는 최근 니콘 렌즈기술이 더욱 발전한 것과 함께 기존 니콘 반도체 라인에서 사용하던 기술인 일명 N 코팅이라 불리는 나노 크리스탈 코팅 기술이 적용된 것 또한 그 영향이 적지 않은 듯 하다. 사실 N 코팅이 플레어를 억제하는 반사제거 코팅이기 때문에 딱히 해상력의 증가를 가져온다고는 단정지을 수 없지만 렌즈 자체의 반사가 줄어들면 그것은 그 렌즈 본연의 성능을 그대로 표현해 내는데 있어서 분명히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최근 니콘의 N 코팅이 적용된 렌즈들은 대부분 화질적으로 매우 뛰어난 최상급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에서 N 코팅이 해상력에도 영향이 조금은 있는듯하다.


■ Sample's

아직 이 렌즈와 만난지 이제 겨우 하루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마땅히 샘플이라고 할 만한 사진들이 없다. 그냥 간단하게 렌즈 테스트 겸 저녁에 식구들과 장보러 가서 이제 15 개월된 딸내미 사진을 조금 찍어준 것들 뿐이다. 주말에 렌즈를 가지고 본격적으로 테스트 겸 많은 사진들을 찍어봐야겠다.

아래 사진들은 모두 RAW 촬영 후 Nikon View NX 로 JPEG 컨버팅 된 사진들이며 흑백 변환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리터칭되 되지 않은 사진들이다. 주변 배경과 피사체를 포괄적으로 포함하면서도 주 피사체를 부각시키는 표현력이 돋보이는 이 렌즈의 특성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인 렌즈의 색 표현도 나쁘지 않은 듯 하다. 크게 색이 치중되거나 강하지 않고 전반적으로 무난한 색 재현력과 밸런스를 보여주고 있다. 다만 최근 N 코팅 렌즈들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렌즈 역시 기본적인 렌즈의 컨트라스가 다소 강하게 표현되는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아래 컬러 사진들은 개인적으로 만들어 사용하는 픽쳐 컨트롤을 사용했기 때문에 아주 객관적인 색감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수 있으니 전체적인 톤과 표현력을 확인하는 정도로만 참고하기 바란다.










■ 총 평

아직 이 렌즈를 제대로 써봤다고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기 때문에 총평이라고 하는것이 다소 좀 어줍잖을 수 있지만 그냥 하루 정도 이 렌즈를 가지고 촬영해본 느낌을 정리해 보면 니콘 렌즈중에서 매우 걸출한 제대로 된 물건이 하나 나왔구나...라는 생각이다. 물론 이 렌즈는 가격대가 거의 300 만원에 육박하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될 수 있는 렌즈는 분명 아니다. 하지만 밝은 조리개의 광각 단초점 렌즈 특유의 표현력과 연출력...게다가 뛰어난 해상력을 원한다면 이 렌즈는 정답이다. 포스팅의 제목을 "광각 단렌즈의 새기준을 쓸 렌즈" 라고 했는데 정말 그런 렌즈라고 생각이 된다. 지금까지 수많은 브랜드의 다양한 렌즈를 꽤 많이 써 보았지만 F2.0 이하의 밝은 단초점 렌즈들중에 이만큼이나 뛰어난 개방 해상력과 표현력을 보여주는 렌즈는 정말 손에 꼽을 만큼 적다. 더군다나 광각 단초점 렌즈만을 본다면 이런 렌즈가 있었던가...하는 생각이 든다.


유일하게 이 렌즈와 대등할만큼 광각 단초점 렌즈중에 개방 해상력이 뛰어났던 렌즈를 꼽는다면 라이카의 엘마리트 28mm F2.8 정도? 하지만 그 렌즈조차도 최대 개방 조리개치가 F2.8 이라는 것은 생각한다면 F1.4 인 이 AF-S 24mm F1.4 N 렌즈가 얼마나 뛰어난 렌즈인가를 더 뒷받침해줄 뿐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