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애플의 신제품 발표회에서는 그간 소문만 무성하던 애플의 타블렛 PC 인 '아이패드' 가 공개
되어 현재 여러가지 추측과 논란으로 IT 업계의 가장 큰 중심거리가 되어 있는 가운데 인터넷 업계의
또다른 공룡 기업인 '구글' 에서 자신들의 프로젝트 사이트에 '구글 타블렛' 의 이미지가 올라왔다.
마치 애플의 타블렛을 기다렸다는듯이 애플 타블렛이 공개되자마자 구글에서도 애플 타블렛에 대한
맞짱을 벌일듯한 기세다. 아직까지 실제적인 제품이 나온것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이라지만
이번에 프로젝트 사이트에 올라온 구글 타블렛은 다분히 애플의 아이패드를 의식한 것 같다.
아이패드와 유사한 형태의 디자인에 공개된 아이패드의 다소 두꺼운 베젤보다 더 얇은 주변부 베젤인듯
보이는 전면 디자인에 가상 키보드와 메인 화면에는 구글의 검색창이 떠 있는 모습이다. 타블렛 이라는
기기의 특성상 이미 아이패드건 구글 타블렛이건 더 특별하고 획기적인 디자인적 요소는 보이기 어려운
부분이겠지만 이건 뭐 솔직히 말해서 너무 비슷하다. ㅡ_ㅡa
프로젝트 사이트에서 소개하고 있는 동영상 등을 보면 애플의 아이패드와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멀티
테스킹을 지원하고 있다는 점. 아이패드와 마찬가지로 멀티터치를 지원하지만 아이패드가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한 화면에 띄워놓고 할 수 있는 멀티 터치를 지원하지 않는 반면에 구글 타블렛은 일단 동영상
으로 보기에 멀티테스킹을 지원한다는 점을 집중 강조하고 있는 듯 하다.
이건 마치 구글에서 애플에게 "우리가 훨씬 더 잘 만들 수 있다" 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한 느낌??
그런데 문제는 과연 언제부터 구글이 이런식이였는가 하는 점이다. 구글은 2000 년대 전세계적인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혜성처럼 등장해서 전세계 검색 시장을 점령하며 단기간에 세계 최고의 IT
기업이 되었다. 그리고 그 폭발적인 구글의 성장 동력원은 혁신과 창의성이 아니었는가??
다른 곳이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분야에서 구글은 큰 성장 가능성을 찾아내고 적극적으로 발굴해내
자신들의 수익원으로 만드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여주었다. '검색광고' 라는 개념으로 전혀 새로운
광고시장을 개발하고 막대한 구글의 수익원으로 만들었으며 전세계를 스캔해 버린것과 같은 새로운
지도 서비스 '구글맵스' 와 '구글어스' 로 사람들에게 전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며 창의와 혁신의
구글 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만들었다.
그런데 최근 구글의 행보를 보면 좀 이상하다.
'안드로이드' 라고 하는 개방성 넘치는 모바일 플렛폼의 개발은 구글이 지금까지 보여준 이념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은데 '구글 크롬 OS' 라든가 '넥서스 원' 같은 스마트 폰 기기의 개발 그리고 이번
'구글 타블렛' 같은 것들은 왠지 지금까지 구글이 보여주었던 창의와 혁신 이라는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고 느껴진다. 솔직히 이런 것들은 말 그대로 따라가기에 지나지 않은 것이라는 말이다. 지금까지
구글은 기존의 다른 기업들이 추구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 자신들의 주력 동력원을
만들었기 때문에 MS 라든가 애플 같은 기존 IT 업체의 최강자들과 그다지 불편하지 않은 관계를 유지
하면서 때로는 협력의 관계로 서로 함께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하지만 '넥서스 원' 이라 불리우는
'구글폰' 을 직접 유통하면서 그동안 함께 공생하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던 '애플' 과 적이 되었다.
최근 애플의 최고 히트 상품이 바로 스마트 폰인 '아이폰' 인데 그 히트 상품과 대놓고 경쟁하는 제품을
만들었으니 애플 입장에서는 결코 기분 좋을 턱이 없다. 이미 MS 와는 스마트폰 OS 인 '안드로이드'
를 발표하면서 기존 스마트폰 OS 부분에서 절대적인 점유율을 보이던 '윈도 모바일' 과 피할 수 없는
경쟁구도를 보이게 되며 대립각을 세우게 된 것에 이어 또 다른 IT 공룡 기업인 '애플' 과도 틀어졌다.
MS 와의 대립각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해도 오랜동안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해 오던 애플과의
관계가 틀어지게 한 것은 다소 의아한 선택이다. 특히나 이번 애플의 신제품인 '아이패드' 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제품인 '구글 타블렛' 프로젝트의 공개는 애플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그동안 다른 곳에서 찾지 못했던 신시장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찾아내어 구글만의 독자적인 영역으로
만들어왔던 창의와 혁신의 구글이 최근에는 기존 IT 강자들과의 밥그릇 싸움을 하겠다고 덤벼들고 있는
것 같은 양상이다. 그 싸움의 승패가 어느쪽으로 돌아가게 될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내 생각에
구글에게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가 될 방향은 오랜 앙숙 관계였던 애플과 MS 가 손을 맞잡고 구글잡기에
나서게 될 경우일 것이다. 구글이라는 IT 공룡을 잡기 위해서 애플과 MS 라는 전통의 IT 괴수가 서로의
경쟁을 잠시 접어두고 손을 맞잡게 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애플의 뛰어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의
제조 기술과 전세계 PC 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는 MS 의 막강한 자금력이 결합된다면 과연 구글이
두 기업의 연합을 견뎌낼 수 있을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다.
더군다나 애플과 MS 의 손잡기는 어쩌면 이미 시작된듯 보인다. 구글의 '넥서스 원' 발표 이후 애플은
아이폰의 기본 검색 엔진을 기존의 구글에서 향후 MS 의 '빙(Bing)' 으로 바꿀 의향이 있음을 거론했다
거기다가 이번 아이패드에 대한 대항마로 구글에서 유사한 타블렛PC 계획을 발표한 지금 상황에서는
더이상 애플과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 버린 듯 하다. 싸움의 승패를 섣부르게 예측 할
수는 없겠지만 나는 조심스럽게 애플 & MS 쪽에 무게를 실어본다. 만약 애플에서 향후 아이팟 터치와
아이폰의 기본 검색엔진을 MS 의 Bing 으로 바꾸는 것이 포함된 펌웨어 업데이트를 단행한다면 그것이
미치게 될 영향은 생각보다 훨씬 클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아이팟 터치는 8000 만대 이상이 아이폰은
4500 만대 이상의 누적 판매가 된 메가히트 모바일 기기다. 모델 체인지에 따른 중복 구매자를 30% 로
높게 생각하더라도 무려 1억만대 이상의 아이팟 터치 & 아이폰 사용자가 있다는 계산이다. 더군다나
현재 애플의 '아이폰' 은 스마트 폰 업계에서 가장 독보적인 상품이고 올 여름 차기작인 '아이폰 4G' 가
출시될 계획이라서 그 영향력을 앞으로도 쉽게 사그라들지는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아이팟 터치나
아이폰은 빠르게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장점으로 아이팟 터치나 아이폰을 이용한 무선 인터넷 접속
이 북미지역에서만 전체 무선 네트워크 이용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인데 이것들의 기본 검색을
현재 구글 검색에서 MS 의 Bing 으로 바꿔버린다면 무엇보다 구글의 최대 수익원인 검색 광고 수익에
결코 적지 않은 타격이 될 수 밖에 없다. 더불어서 향후 미래 개인용 컴퓨터의 주역이 될 타블렛 PC 의
기본 검색 엔진에서도 애플과 MS 가 함께 Bing 을 채용하게 된다면??
그렇게 된다면 구글은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외로운 섬이 되어버릴 가능성이 크다. 과거 MS 와 IBM
의 협공에 의해 자신들만의 섬에 갇혀 오랜 유배생활을 해야했던 애플의 과거사 처럼 말이다...
앞서도 말했듯이 지금까지 구글의 큰 성공을 이루어낸 바탕에는 새로운 것을 발굴해내는 창의성과 혁신
이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창의성과 혁신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큰 덩치의 공룡 기업
이 된 때문일까? 창의성과 혁신이 아닌 경쟁과 밥그릇 빼앗기 싸움을 시작하려고 하는 구글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위기감이 느껴진다. 또 한편으로 IT 업계 최대 공룡 기업중 하나이지만 그 어느쪽으로도 치우
치지 않으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분야에서 가장 높은 경쟁력을 쌓아가며 엄청난 수익을 이루어내고
있는 기업...인텔(intel) 이 생각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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