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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이야기...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 디스플레이 당분간은 쉽지 않은 이유

어제 처음으로 판매가 시작된 아이패드 미니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겁다.


너무나 좋다는 이들부터 타회사 경쟁 모델들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등에 비해 실망스럽다는 반응등 여러가지

다양한 의견들이 대두되면서 단연 또 다시 화제의 중심에 서고 있는 애플의 새로운 기기가 되었다.

특히 이슈가 되는 부분은 7.9 인치에 1024x768 의 해상도 디스플레이에 대한 부분이다. 


이미 애플은 2010년 아이폰4 부터 픽셀을 눈으로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의 픽셀 조밀도 즉 높은 ppi 패널을 적용한

소위 '레티나 디스플레이' 제품들을 꾸준하게 만들어왔다. 아이폰에 이어서 올해초에는 9.7 인치 아이패드에서도

무려 2048x1536 이라는 초고해상도 패널을 탑재해 레티나 라인업을 확장하더니 이후 애플의 주요 노트북 라인업인

맥북프로 모델에도 지난 8월달에 15인치 (2880x1800) 바로 지난달에는 13인치 (2560x1600) 레티나 맥북프로를

발매하며 초고해상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마치 애플의 상징처럼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제부터 판매가 시작된 7.9 인치 아이패드 미니는 레티나가 아닌 기존 9.7인치 1024x768 픽셀의

축소판으로 나온것에 대해서 아쉬워하는 이들이 꽤 많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분명 바로 다음세대의 아이패드 미니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나올것이기 때문에 이번 모델은 베타 버전에 가깝다고 폄하하고 있기도 하다.


분명한 것은 추후에 언젠가는 7.9 인치 아이패드 미니에도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적용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과연 다음 2세대에서 바로 적용될 수 있을까??

개인적으로는 적어도 3세대쯤은 되어서야 아이패드 미니에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적용될 것이라고 예상해 본다.

빠른 시기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기에는 아직까지 풀어야할 숙제들이 꽤나 많기 때문이다.


아이패드 미니에 레티나 디스플레이 탑재가 당분간은 쉽지 않은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는 기술적인 문제 (전력 소모 및 발열등) 가 해결되어야 하고

두번째는 기업의 판매전략상의 이유를 생각해 봐야되는 문제가 있다.



1.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위한 기술적인 난제들


올해초 9.7인치 아이패드에 2048x1536 라는 초고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3세대 아이패드가 발매되었었다.

발매전까지 레티나가 될것이냐 아닐것이냐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vs 가능하다) 로 많은 갑론을박이 있었지만 애플은

보란듯이 9.7인치 레티나 아이패드를 발표했고 곧 시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3세대 아이패드는 기존 비레티나 아이패드에 비해 몇가지 문제점들이 생겼다. 


먼저 2048x1536 이라는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 패널을 구동시키기 위해 기존에 비해 2배 이상 많은 백라이트가 탑재 되었는데 이로인해서 전력 소모량도 그만큼 크게 증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때문에 3세대 아이패드는 기존 아이패드와 비슷한 사용시간을 구현하기 위해 모바일 기기임에도 불구하고 노트북기기인 애플의 맥북에어와 비슷할 정도로 많은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되었다. 2배이상 많은 배터리를 탑재함으로 사용시간은 유지할 수 있었지만 반대로 충전시간은 2배 이상 늘어나게 되었다. 발열과 무게도 증가했다.

어찌되었건 현재 9.7인치 아이패드에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지만 이상적인 형태는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1) 더욱 고성능에 저전력의 새로운 아키텍처의 AP 의 개발

2) 같은 해상도,밝기를 구현하면서도 저전력을 소모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개발

3) 더 작고 가벼우면서도 많은 용량의 신소재 배터리의 개발


3가지중 최소한 한가지 정도는 되어야 근본적인 해결이 가능해질 것이다.


과연 위 세가지의 것들이 단시일내에 해결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최소한 1년 이내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사실 위 해결방안 3가지중 가장 빠른 시간내에 실현될 수 있는것은 1번 방안인 고성능.저전력 AP 를 개발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이미 애플에서는 얼마전 발표된 아이폰5 및 아이패드 4세대에 자체설계한 A6 계열의 칩을 탑재하고 있는데 A6 칩은 같은 전력소모에서 기존 A5 에 비해 거의 2배 이상의 고성능은 구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더욱 저전력.저발열을 구현하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마도 차기 A7 정도에서는 고성능과 함께 저전력까지도 추구하는것이 애플의 AP 개발 목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고성능.저전력 AP 가 본격적으로 실제품에 탑재되기까지는 최소한 다음세대 즉 2013년 가을 이후가 되서나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있다. 적게 생각해도 앞으로 1년 정도는 걸린다는 말이다.

하지만 과연 현재 A5를 채용하고 있는 아이패드 미니에 바로 다음 세대에서 A6 를 건너뛰고 A7을 탑재할 수 있을까?




2번째로 현재 레티나 아이패드에서 가장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디스플레이 패널의 저전력화는 과연 언제쯤 이루어질 수 있을지 사실상 가늠하기 어렵다. 샤프등에서 양산에 돌입했다고 하는 IGZO 패널은 아직까지도 그 수율이 안정적이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언제쯤 본격적인 대량 생산이 가능할지 쉽게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재 샤프는 계속되는 적자누적으로 자체적인 연구개발 투자를 하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외부 수혈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고 애플에서도 샤프에 자금지원을 통해 IGZO 패널의 본격 양산화를 부추기고 있지만 계속해서 늦어지고만 있다.



3번째 더 작고 가벼우면서도 많은 용량을 제공할 수 있는 신소재 배터리 개발은 그야말로 짐작조차도 하기 어렵다.

사실상 많은 IT 기기들의 부품들 중에서 가장 발전속도가 더딘것이 바로 이 배터리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새로운 배터리 소재의 개발은 수많은 기업들의 숙제이면서 모바일 기기의 발전에 가장 큰 어려움이 되고 있는 부분이다.

현재 가장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2차전지 (사용>충전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배터리) 는 리튬이온 (리튬폴리머) 배터리다. 이 리튬이온 배터리는 1970년대에 연구가 시작되어 1990년대초에 본격적으로 상용화가 시작되었다. 이후 대부분의 포터블 기기의 주요 전원공급원으로 사용되며 발전되어 왔지만 리튬 이온 배터리 그 이후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연구나 개발은 아직까지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 작고 가벼우면서도 고용량을 탑재할 수 있는 새로운 배터리의 개발은 아이패드뿐 아니라 수많은 포터블 기기를 위한 산업등에서 바라고 있는 부분이다.


실제적으로 3세대 레티나 아이패드에 이어 최근 4세대 레티나 아이패드까지 출시되었는데 4세대 아이패드에서는 A6X 칩의 채용으로 인해 전체적인 성능은 크게 올라갔지만 여전히 3세대 아이패드와 같은 발열이나 충전시간의 문제등은 해결되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애플로서는 앞으로 9.7인치 아이패드의 두께나 무게등도 현재보다 더 줄여서 이동성이나 휴대성을 올릴 수 있어야 할텐데 현재 상황으로서는 그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즉 아이패드에 적용된 레티나 디스플레이는 분명 매우 뛰어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그것을 위해서 희생되고 있는 부분들이 적지 않다는 점에서 양날의 검과 같은 현재 상황이라는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 7.9 인치 짜리 아이패드 미니에 무턱대고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용할 수 있을까?




2. 판매 전략상의 제품 라인업과 포지셔닝간의 간섭

 

아이패드 미니를 만들면서 기본적으로 애플은

 


라인업1 : 고성능의 9.7 인치 오리지널 사이즈 아이패드

라인업2 : 적당한 성능에 뛰어난 휴대성의 7.9 인치 아이패드 미니

 

이렇게 두가지의 제품 포지셔닝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마치 맥북프로와 맥북에어 처럼 말이다.

아무리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달리고 고성능의 맥북프로가 성능적으로 좋고 과거에 비해 얇고 가벼워 졌다고 하더라도 맥북에어같은 극한의 랩탑으로서의 휴대성을 중요시하는 유저들에게는 맥북에어가 더 인기 있을 수 밖에 없다.

혹은 굳이 고성능이 필요없이 간단한 작업 위주라면 이왕이면 적당한 성능에 휴대성 좋은 녀석이 더 인기있다.

 

만약 어떤 방법을 사용하건 애플이 다음세대의 아이패드 미니에 바로 레티나를 적용한다면 사실상 9.7 인치 아이패드는 더 큰 사이즈의 물리적인 시원함 외에는 내세울 수 있는 하이엔드 급으로서의 명분이 거의 없어져 버리게 된다. 

아이패드 미니의 판매량을 훨씬 올릴 수 있겠지만 오리지널 아이패드의 판매량은 급감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나중에 미니에 레티나가 적용이 된다면 오리지널 아이패드에는 그 외에 다른 또 무엇인가 차별점을 둬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외장 메모리를 통해 용량의 확장성이라든가 삼성의 갤럭시 노트 시리즈들처럼 와콤팬등을 기본 탑재한다든가 하는식으로 미니에서는 가지고 있지 않은 확실한 차별성을 가져야 한다. 현재로서는 그것이 바로 레티나 디스플레이의 유.무라고 볼 수 있다. 만약 추후에 미니에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달리게 된다면 레티나 디스플레이만큼의 파급력을 줄 수 있는 무엇인가가 오리지널 아이패드에는 필요하다. 뭐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분명 애플에서는 아이패드 미니를 계획하면서 오리지널 9.7 인치 아이패드를 위한 다른 무언가를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혹자들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경쟁사 (구글이나 아마존등) 에서 나오는 7인치급 타블렛들과 비교해서 가격이나 성능이 너무 낮아서 경쟁하기 어렵지 않겠느냐라고 말이다. 즉 많이 팔리지 않을것이다...라고 말이다.

 

만약 현재 출시된 아이패드 미니가 잘 팔리지 않는다면 다음 제품에서는

 

1. 지금보다 가격을 낮춰서 저가형으로 공급하든가 (본격적인 저가형 보급기로서 전환) 

2. 사양을 훨씬 높여서 가격대비 성능을 크게 끌어올린다든가 (이 경우가 레티나등의 채용)

 

둘중에 하나를 할 수 밖에 없을테지만 아마도...현재의 아이패드 미니로도 판매량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주 일반적인 사용성에서 본다면 (파워유저 같은 경우가 아닌) 고성능보다는 적당한 성능에 높은 휴대성을 훨씬 더 선호하는 경향이 많은것이 사실이니까요. 즉 현재의 아이패드 미니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은 충분히 좋아할 듯 하다.

그렇다면 굳이 애플에서는 빠른 시기에 아이패드 미니에 레티나를 채용할 이유는 크지 않다.

천천히 경쟁 회사들 제품들과의 판매량을 비교하면서 많이 좁혀졌다...싶을때 레티나 카드를 꺼내들 것이다

이미 잘 나가는데 굳이 최강의 무기를 일찍부터 꺼내놓을 필요는 없으니까 말이다.

물론 순수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더 좋은 기기가 더 빨리 더 저렴하게 나오기를 원할 것이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굳이 지금 당장 급하지 않은데 모든것을 다 쏟아부을 필요는 전혀 없다. 애플도 마찬가지다

만약 아이패드 미니가 앞으로 1.2분기 동안에 판매량이 기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면 위에 이야기한 저가형으로의 포지셔닝이 되거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채용하는등의 고사양이 될 수도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지금 아이패드 미니가 만약 7.9인치에 2048x1536 해상도를 가진 레티나 디스플레이로 나왔다고 가정한다면 과연

그 가격은 얼마나 될지 생각해 보면 절대 지금의 아이패드 미니 가격 (물론 지금도 저렴하진 않다) 으로는 나올 수 없다

만약 아이패드 미니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려면 최소한 A5X 급 이상의 AP 를 탑재해야 할 것이고 

새로운 7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위한 개발비용과 수율등을 고려하면 패널의 단가도 매우 높을 것이다.

그렇다면 아마도 가격은 9.7인치 레티나 아이패드보다도 더 비싸질 수 밖에 없다.

게다가 7인치 크기에 최소한 9.7인치 아이패드와 동급의 배터리를 장착해야 할텐데 더 작은데다가 더 얇은 아이패드 미니의 어느공간에 그만한 배터리를 집어넣을 수 있을까?


즉 애플로서는 지금 당장 아이패드 미니에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자 해도 기술적으로 불가능하고 애플의 제품 판매 전략상으로도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탑재할 필요성이 거의 없다는 말이다. 애플이 아무리 혁신을 보여주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은 받는다고 할지라도 분명한건 그들 역시 이익을 추구하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애플 스스로는 늘 돈을 벌기 위한 제품을 만드려고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돈을 벌지 못하는 제품은 만들고자 하지 않고 만약 그러한 제품이 있다면 가차없이 더이상의 추가적인 개발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 (아이팟 클래식과 같이)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왜냐면 역시 그들도 주주들의 이익과 회사의 이익을 위해 존재하는 기업이니까 말이다.




 


P.S : 추가적으로


3세대 뉴 아이패드가 갑자기 빠른 기간에 리뉴얼된 이유에 대해서는 크게 두가지로 분석되고 있다. 
일단 3세대 뉴 아이패드가 부족하다거나 잘 안팔려서는 아니다. (충분히 잘 팔리고 있었다) 

첫번째 가장 큰 이유로는 LTE 지원의 제한성 (이게 가장 크다고 직접 애플 관계자분이 이야기했었다) 
이 부분은 기존 3세대 아이패드가 북미 지역에서만 LTE 로 쓸 수 있는 반쪽짜리 였기 때문에 출시초기 유럽쪽에서 소송도 당하고 전세계적으로 표기도 변경하는등 말이 많았죠. 그 부분 때문에 반쪽짜리 LTE 를 길게 끌고 가기가 버거웠다는 부분이다. 더불어서 라이트닝 커넥터로의 변경도 있으나 그 부분은 그렇게 큰 이유는 아니다. 

두번째 이유로는 아이패드의 출시 시기를 연초에서 연말로 변경하는 판매시기 전략이 있는거 같다. 
통상적으로 미국시장 (애플의 주시장이죠) 에서 연초보다는 추수감사절이나 크리스마스등이 있는 연말에 소비자들이 훨씬 많은 지출을 하기 때문에 연초보다는 연말에 신제품을 출시하는게 제품 판매에 훨씬 유리하다. 
그러한 관점에서 이번에 빠르게 10월에 새로운 아이패드를 발표한 것은 앞으로도 아이패드가 10월에 아이폰등과 비슷하게 새제품으로 리뉴얼된다라고 예상할 수 있을거 같다. 만약 기존 3세대 아이패드를 내년 10월까지 끌고간다고 하면 그 사이에 분명 경쟁사들에서 글로벌 LTE 를 지원하는 비슷한 류의 타블렛을 출시할것이라 보고 아이패드의 제한적 LTE 는 더욱 문제가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더불어서 세대간 출시간격도 1년반 이상 길어지게 된다)


분명 애플에서도 7개월만에 새로운 아이패드를 발표한다면 수많은 기존 사용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는걸 결코 모르지 않았을 것이다. 충분히 예상 가능한 부분이니 말이다. 특히나 애플처럼 제품의 업데이트 주기에 꽤나 규칙성과 시기를 정기적으로 해온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리해서 바꾼것은 장기적으로 그렇게 하는것이 더 회사 입장에서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아이패드의 신제품 출시 시기도 연초(봄)에서 연말(늦가을.초겨울) 로 옮겨진거 같고 오리지널 아이패드와 아이패드 미니 라인업이 같은 시기에 업데이트 될거 같다.

그렇게 된다면 아이패드 미니의 레티나 채용은 빨라도 2세대 이후 정도에서나 기대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