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측에서는 공식적으로 100 만대가 28일만에 판매되었다고 했지만 비공식적인 집계는 이보다 거의 2배 가까운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는 통계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패드의 실시간 판매량을 보여주는 사이트인 http://labs.chitika.com/ipad/ 에서 현재까지의 아이패드 판매량은 약 191 만대로 표시하고 있다. (신뢰성에 대해서는 확실치 않다.)
일단 수많은 우려와 비난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의 초반 돌풍과 인기는 그 모든 우려와 비판을 말끔히 잠재우고 있는 듯 하다. 또 앞으로의 가능성을 생각하면 더욱 판매고에 박차를 가하게 될 요인들이 꽤 많아 보인다. 몇가지 요인을 생각해 보자.
■ 3G 버전의 아이패드 공식 발매
지난 4월 30일부터 3G 이동통신망을 사용할 수 있는 3G 버전의 아이패드가 공식적으로 미국내에서 판매되기 시작했다. 3G 통신의 비싼 요금과 무선랜(WiFi) 에 비해서 느린 속도 그리고 일반 와이파이 모델보다 비싼 가격등은 단점이지만 거의 모든곳에서 제한없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분명 3G 버전의 아이패드 역시 일반 와이파이 모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의 선호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판매를 시작한지 단 3일만에 30만대가 판매되었다고 한다. 더욱이 아이패드 3G 버전을 공식 유통하는 AT&T 는 아이패드의 3G 통신 무제한 사용 요금제를 30$ 수준으로 내놓으면서 월 3만원 정도의 요금으로 용량의 제한없이 사용할 수 있게 되어 3G 요금에 대한 부담도 그리 크진 않다. 3G 버전의 공식 발매가 시작된지 이제 겨우 사흘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니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와이파이 모델과 3G 모델중에 선택하기 위해 구매를 미뤄두었던 대기 수요자들이 실질적인 구매자로 이어질 것이라 예상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지금 현재도 아이패드를 구입하기 원하는 수요자들에 비해서 공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서 거의 모든 미국내 애플 스토어에서는 아이패드가 '품절(Sold out)' 상태이며 미리 예약을 해 놓은 예약자들에게 우선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아이패드의 초기 판매량 증가세는 그 속도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 같다.
■ 미국 이외 국가로의 수출
현재 아이패드는 오직 미국내에서만 정식적으로 판매되고 있다. 물론 구매대행등을 통해서 미국 이외의 국가에서도 아이패드를 구매하는 이들이 있기는 하지만 공식적으로 해외 판매는 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다른 국가들에서도 아이패드를 구입하고자 하는 대기 수요는 상당히 높다. 유럽이나 호주같은 영어권 국가들은 물론이고 아시아 국가들에도 아이패드 정식 발매를 손꼽아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
아이패드의 미국 판매량이 예상을 훨씬 뛰어넘게 높아져서 원래 5월부터 발매하기로 한 영국과 독일. 일본. 호주. 프랑스 등 9개국의 1차 해외 발매 국가들의 공식 출시도 1달 연기되어 다음달 부터 발매될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에는 언제쯤 정식으로 들어올지...미지수다.) 즉 현재 100 만대 돌파한 판매량은 오직 미국내의 판매량이라는 것 (물론 해외 구매대행등도 미국 현지 구매로 통계된다.) 다음달부터 독일.일본등 1차 해외 발매가 시작되면 아이패드의 판매량은 더욱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한 국가당 적게 잡아서 올해 50 만대씩의 아이패드가 판매된다고 가정할 경우 1차 해외 출시 9개국에서 판매될 아이패드의 예상치는 무려 450 만대 이상이다. 현재까지 미국 판매량만 100 만대를 넘었으니 해외 판매분까지 생각하면 올해안에 600 만대 이상은 충분히 판매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 대항마의 부재
아이패드의 공식 출시전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불리우던 몇몇 기기들이 있었다. 그 대표적인 기기로는 HP 의 '슬레이트' 라는 것과 MS 의 '쿠리어' 라는 제품들 이었다. 두 제품 모두 아이패드처럼 터치 스크린을 활용한 타블렛 형태로 아이패드와 경쟁할 타블렛 기기로 비교되며 많은 이들의 큰 관심을 끌었던 제품들이다. 특히 HP 의 슬레이트의 경우 아이패드 출시일에 별도의 광고까지 내 보내면서 '슬레이트' 는 플래시 등도 구동이 가능해서 아이패드보다 더 좋다 라는 식으로 홍보했었고 MS 의 쿠리어는 접이식으로 양쪽에 7인치의 터치형 디스플레이를 구동하는 방식으로 눈길을 끌었었다.
그런데 최근 이 두 제품에 대해서 모두 '무기한 연기' 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개발상의 문제점인지 아니면 아이패드에 비해서 준비중인 자사의 제품들이 경쟁력이 약하다고 생각되어 더 개발을 진행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마치 금새 나올것처럼 말하던 것과 다르게 '무기한' 연기라고 한 것으로 보아 적어도 올해 안에 이것들이 등장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또 얼마전에는 국내 가전 회사인 '삼성' 에서 아이패드와 유사한 형태의 7 인치 타블렛형 컴퓨터를 구글의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만들어서 'S-Pad(가칭)' 라는 이름으로 가까운 시일내에 발매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삼성의 S-Pad 가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경쟁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예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물론 나 역시는 그럴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즉 올해안에 애플의 '아이패드' 는 마땅히 경쟁할만한 대항마 없이 독주 체제를 갖추고 판매에 순항을 할 수 있을것이라는 말이다. 다른 어떠한 경쟁 기종의 출시 예정이 있다고 한다면 경쟁 기종의 출시후에 비교하고 구입하겠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아이패드는 그런한 비교 제품군 자체가 없이 타블렛 시장을 독점할 수 있으면서 기존 넷북이나 울트라씬 노트북 시장도 어느정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아이패드 정식 출시후 넷북 판매량은 급감했다.)
■ 아이폰 OS 4.0
이미 지난달에 애플에서는 올 여름부터 아이폰 OS 4.0 을 공개하겠다고 발표하고 OS 4 에 대한 변화된 사항들을 크게 7 가지로 발표 (멀티테스킹.폴더기능 등) 했었고 그 반응은 매우 폭발적이었다. 그리고 아이패드에도 올 가을부터 OS 4.0 이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가을 이후에는 현재의 아이패드가 더욱 좋은 품질로 개선될 수 있다는 말이다. 아이패드의 대항마로 거론되었던 제품들이 '무기한 연기' 된 상황에서 아이패드는 지금보다 더욱 더 좋아질 것이 예정되어 있으니 아이패드의 판매 증가율은 시간이 지나더라도 크게 꺽이기 힘들 것으로 예상이 된다. 더욱이 지금 현재 발매초기 100 만대의 판매량은 연말.연시나 추수감사절과 같은 특수 시즌이 아니라는 점을 감안할 때 매우 높은 판매 속도이고 올 하반기 추수감사절 시즌과 크리스마스 등 연말.연시 시즌에는 판매량이 더 크게 높아질 것으로 예상 할 수 있다. 물론 현재의 추이라면 연말까지 미국내 아이패드의 판매량 만으로도 3-400 만대는 무난하게 넘어설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거기다 해외 판매까지 호조를 보인다면 연내 1000 만대 이상 판매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 아이패드...탄탄대로만은 아니다.
앞서 말한 몇가지 이유들로 아이패드의 판매 호조는 올해 크게 이어질 것이고 아이패드가 아이팟.아이폰에 이어서 또 한가지 애플의 큰 히트작이 될 것은 거의 확실해 보이지만 단순한 히트작을 넘어서 시장 지배적인 '메가히트' 가 되기에는 꽤 많은 어려움들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일단 첫번째로 현재 컴퓨터 사용자의 80% 이상은 IBM PC 하의 MS 운영체제를 사용하고 있다. 이 엄청난 점유율은 아이패드에게도 매우 큰 난공불락의 장애물이다. 단순히 사용하기 편하고 더 뛰어나다고 해서 무조건 성공할 수 있다고 할 수 는 없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MS 의 윈도우 운영체제가 너무나 익숙하다는 것이 어려움이다. 물론 운영체제 자체는 조금씩 사용하다보면 사용성 자체에 어려움을 느끼지는 않겠지만 문제는 대다수의 소프트웨어나 웹 기반 환경 자체가 윈도우 운영체제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것이다. 아이팟과 아이폰에 이어서 아이패드에서도 어도비사의 플래시는 구현이 되지 않기 때문에 플래시를 사용하는 많은 웹 사이트들에서는 동영상을 보거나 사진을 업로드 하는등의 부분적인 제한이 있고 심지어는 웹 페이지 자체를 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물론 앞으로 MS 에서도 플래시보다는 HTML5 기반의 웹 환경 구축을 하겠다며 애플과 그 뜻을 모으고 있지만 그것이 이미 십여년간 표준화 되다시피한 웹 플래시 기반을 단기간에 바꾸기는 어렵다. 기능성과 유용성 빠른 실행속도등 모든 면에서 아이패드가 MS 의 윈도우를 사용하는 저가형 넷북이나 울트라씬 노트북등 캐쥬얼 사용자를 위한 노트북보다 뛰어나지만 이러한 플래시나 동영상 포맷의 제한 (MP4 only) 등의 문제점 (물론 별도의 어플을 통해서 극복은 가능하다) 이 보수적이고 익숙함을 중요시하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쉽게 익숙함을 버리고 아이패드로 전향하게 하지는 못할 것이다.
아이팟과 같은 MP3 플레이어나 아이폰과 같은 스마트폰은 사실 기존 시장 지배적 절대 강자라고 할 업체가 없었기 때문에 애플의 새로운 시스템과 디바이스들이 성공적으로 시장을 이끌어가며 시장 주도권을 형성할 수 있었지만 아이패드는 기본적으로 기존의 노트북이나 넷북과 경쟁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분명히 쉽지 않은 도전이 될 것은 자명하다.
어쨌든간에 공식 출시전 수많은 비판과 조롱에 시달리던 아이패드는 공식 출시후 미국 현지 발매만으로도 전세계적 관심과 이슈의 대상이 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 만으로도 성공적인 초기 판매량과 함께 애플과 스티브 잡스의 또 다른 걸작 중 하나로 기록될 것만은 거의 확실하다. 하지만 과연 이 아이패드가 단순히 초기 바람몰이에 그칠것인가 아니면 개인용 디바이스의 표준으로 자리매김하며 전례없는 새로운 제품군의 지배자가 될 것인가는 아마도 내년쯤이면 확실해 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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