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탁스 645D - 중형포맷 DSLR 의 가격 혁명을 불러올까?

전통의 카메라 업체인 펜탁스에서 중형 포맷 DSLR 인 645D 를 공식 발표했다. 그동안 펜탁스에서 중형 디지털 카메라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꽤 오래전부터 있었고 소문은 무성했지만 언제나 나올까 했었는데 드디어 발표된 것이다. 사실 펜탁스는 요즘의 젊은이들에게는 다소 생소할수도 있고 크게 유명하지는 않은 브랜드일지 모르지만 꽤 오래전부터 35mm 소형 필름 카메라는 물론 645 포맷의 중형 필름 카메라를 만들던 카메라 회사기 때문에 이번 중형 디지털 645 카메라의 발표도 전혀 낮선 일은 아니다.

그런데 이번 펜탁스의 중형 DSLR 인 645D 의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가격이다.

이번에 발표된 펜탁스 645D 의 가격은 848,000 엔 이고 이미 일본의 요도바시 카메라에서는 76 만엔에 예약을 받고 있는 중이다. 현재 환율을 적용하면 960 만원이다. 비싸다고?? 천만에 엄청 싼 가격이다.
무슨말이냐고?  현재 대부분의 중형 디지털 카메라 시스템의 가격은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비싸 것들은 억대까지 어마 어마한 가격이 대부분이다. 그나마 최근에 마미야에서 발표한 DM 시리즈 중형 카메라가 매우 저렴하게 발매되었다고 화제가 되었는데 그 가격이 무려 2000 만원 정도선이다. 그런데 이번 펜탁스의 645D 가 1000 만원 정도에 발매되었으니 중형 디지털 카메라로 치자면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이다.

중형 카메라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들을 위해서 간단하게 중형 카메라란 무엇인지 살펴보자.


■ 중형 카메라? 그게 뭐지?

우리가 흔히 DSLR 카메라 라고 부르는 니콘이나 캐논 등의 렌즈 교환식 카메라들은 '소형 카메라' 라고 불리는 범주다. 아니 그 거대한 카메라가 무슨 소형이냐고? 여기서 소형이다. 중형이다 라고 나뉘어지는 기준은 사실 과거 필름 카메라 시절에 정의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 소형 필름(위) 과 중형 필름(아래) 의 크기 비교>

소형 카메라란 우리가 흔히 필름을 이야기 할 때 생각하는 동그란 작은 통에 담겨있는 롤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를 말한다. 이 필름은 흔히 135 필름이라고 하는데 필름통안에 담겨있는 필름의 총 길이가 135cm 이기 때문이다. 그런 형태의 필름은 필름의 세로 길이가 24mm 이고 보통 24x36mm 의 크기로 촬영한다. 중형 필름은 흔히 120 / 220 필름이라고 하는데 이 역시 필름이 롤 형태로 감겨져 있는 구조이며 보통 120 필름이 많이 사용된다. 중형 필름은 세로 길이 60mm 로 60x45mm(645)/60x60mm(66) / 60x70mm(67) 등 소형 카메라에 비해 훨씬 다양한 포맷으로 촬영할 수 있다. 물론 중형 필름보다도 훨씬 큰 사이즈의 필름을 사용하는 대형 카메라도 있다. 카메라에서 소형.중형을 나누는 기준은 카메라 자체의 물리적 크기가 아니라 카메라 안에 들어가는 필름 크기에 따른 구분이다. 뭐 당연히 큰 필름이 들어가면 카메라 자체의 크기가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카메라 자체의 물리적 크기도 커지는 것은 사실이라 물리적 크기에 따른 구분이 아니라고 할 수도 없지만 같은 크기의 필름을 사용하는 카메라도 회사나 모델별로 꽤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사용되는 필름의 종류로 소형. 중형을 구분하는 것이 더 명확한 구분이라고 할 수 있다. 

                                                < 왼쪽부터 소형 / 중형 / 대형 카메라 >

물론 지금은 아날로그 필름이 아닌 디지털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는 디지털 카메라 시대이고 이 필름에 대한 크기 역시 현재는 얼마나 큰 크기의 이미지 센서가 들어가느냐 하는점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요즘 흔히 보는 니콘. 캐논. 올림푸스 등의 DSLR 카메라들에도 다양한 크기의 이미지 센서들이 들어가 있는데 보통의 일반적인 소형 DSLR 의 경우에는 가장 큰 이미지 센서의 크기가 36x24mm 의 소형 필름과 같은 크기이고 이러한 36x24mm 크기의 이미지 센서가 들어간

카메라를 흔히 FF (Film Full) 센서가 들어간 카메라라고 하며 큰 이미지 센서가 들어가 있는 만큼 보통 고급형 DSLR 들에만 적욛되며 이 크기의 센서가 들어간 카메라들은 대게 최소 200 만원 중반 이상의 높은 가격대로 판매되고 있으며 각사의 최고급 FF 카메라들은 거의 7-800 만원 이상의 아주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35mm FF DSLR 중 가장 최고급형인 카메라들의 가격을 보면 캐논 카메라의 1Ds mark III 가 720 만원 정도이고 니콘 카메라 D3X 는 약 880 만원 정도이다.

물론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필름 카메라처럼 소형보다 더 큰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중형급 카메라들이 역시 존재한다. 보통 일반인들은 거의 사용하는 경우도 없고 또 사용하기에는 너무나 고가의 가격이기 때문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전문 상업 사진가들의 경우에는 큰 이미지 센서를 사용한 중형 카메라의 뛰어난 표현력과 이미지 퀄리티 때문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중형 포맷 디지털 카메라는 페이즈원 (PHAGEONE) 과 핫셀블라드 (Hasselblad) 그리고 마미야 (Mamiya) 리프 (Leaf) 등이 있는데 이 브랜드의 중형 포맷 카메라 시스템들은 최소 2-3000 천만원대에서 최고 억대 이상의 엄청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일반적인 소형 DSLR 들과 중형 디지털 시스템의 가장 큰 차이는 역시 필름과 같은 역할을 하는 '이미지 센서' 의 크기 차이이다. 위에 보여진 소형 필름과 중형 필름 만큼의 차이는 아니지만 역시 디지털 이미지 센서에서도 소형 카메라용 이미지 센서와 중형 카메라용 이미지 센서는 그 크기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번에 펜탁스에서 발표한 645D 센서와 소형 FF 센서를 실제 크기로 비교해 보면 아래 그림과 같다.

펜탁스 645D 에 들어가는 이미지 센서는 44 x 33mm 크기이고 소형 FF 센서는 36 x 24mm 로 면적상 약 1.7 배 정도의 크기 차이가 난다. 거의 2 배 가까운 면적의 차이가 난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이미지 센서가 커지면 대체 뭐가 좋은걸까? 이런 말이 있다. 카메라는 판형이 깡패다라는 말이다.
판형이 커지면 커질수록 다음과 같은 점들이 좋아진다.

1. 이미지의 계조와 노출의 관용도가 풍부해진다.

2. 디테일 표현이 뛰어나고 공간감이 뛰어나다.

3. 대형 프린트를 위한 초고화소를 구현하기 유리하다.

대표적으로 이러한 점들이 판형이 커짐으로서 얻을 수 있는 장점들이다. 어찌보면 별 것도 아닌 것 처럼 느껴질 수 있는 점들이지만 이러한 장점들은 사진 결과물의 풍부한 표현력과 세밀한 묘사를 이루어내는 매우 결정적인 요소들이다. 즉 쉽게 말해서 30 인치 티비를 볼때와 50 인치 티비를 볼때의 차이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울 것이다.


■ 펜탁스 645D 상세 설명

그럼 이제 이번에 발표된 펜탁스의 중형 디지털 카메라 645D 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자.

펜탁스 645D 는 기존 펜탁스의 중형 필름 카메라였던 645N II 의 디자인을 거의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각종 버튼의 위치나 조작 다이얼도 645N II 의 그것들과 매우 흡사하다. 이미 지난 2006 년에 645D 목업을 공개한적이 있었는데 이번에 실제 발표된 645D 역시 크게 달라진 점은 많지 않다.

                                      <지난 2006 년 포토키나에서 발표되었었던 펜탁스 645D 의 목업(?) 모델>

지난 2006 년의 645D 출시 계획 발표 이후 외관 형태는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디지털 바디답게 내부적으로는 원래 계획보다 4년이 지난 지금 현재 엄청나게 큰 발전과 차이를 보이면서 등장했다.

발표된 645D 의 주요 스펙을 살펴보면


- 자동 촛점 방식의 렌즈 교환식 중형 포맷 DSLR 카메라
- 44 x 33mm 코닥 CCD 센서 (유효화소 4000 만 화소 / 이미지 사이즈 7264 x 5440 픽셀)
- 펜탁스 645 AF2 마운트 (기존 645AF / 645A 마운트 렌즈 모두 사용 가능)
- 11포인트 AF 측거점 (9개 크로스 측거점)
- ISO 200~1000 (확장 100~1600)
- 셔터 : 30 초~1/4000 초 (플래시 동조 1/125sec) 전자제어식 포컬플레인 셔터
- 시야율 : 98% 광학 뷰 파인더
- 3.0 인치 92 만 화소 TFT LCD 액정 (시야각 170도)
-  USB 2.0 / HDMI / Video Out NTSC/PAL
- 저장매체 : SD / SDHC 메모리 카드 (Dual Slot)
- DRII 센서 클리닝 시스템
- 바디 재질 : 마그네슘 합금 외장 /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새시 (70 여군데의 방진 방습 실링처리)
- 무게 : 배터리 미포함시 1400g / 배터리 및 SD 카드 포함시 1480g / 크기 : 156 x 117 x 119mm


이 정도가 645D 의 주요 스펙이라고 할 수 있다. 주목 할만한 점들을 더 자세히 살펴보자.

◆ 44 x 33mm 코닥 (Kodak) CCD 이미지 센서 (4000 만 화소)

이번 펜탁스 645D 의 이미지 센서로는 그 유명한 이스트먼 코닥의 4000 만 화소 CCD 센서가 장착되었다. 내가 첫번째로 놀란 부분이다 요즘 젊은 이들에게는 이 코닥이라는 회사가 그리 대단하게 인식되지 않겠지만 코닥이라는 회사는 현대 사진의 모든것을 만든 곳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최초의 휴대용 소형 롤 필름을 만들어내 사진기를 대중적인 기록매체로 만든것도 코닥이고 디지털 카메라를 가장 먼저 만들어낸 곳도 바로 코닥이다. 현재 디지털 카메라에 대한 거의 모든 원천 기술은 코닥이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만큼 코닥이라는 회사가 현대 사진에 미친 영향을 실로 엄청나다. 2000 년대 중반 이후에 코닥은 뛰어난 이미지 프로세싱 노하우와 원천 기술에도 불구하고 카메라 기기 제조 기술이 부족한 탓에 디지털 카메라 제품은 거의 생산을 하지 않고 디지털 필름이라고 할 수 있는 이미지 센서만 각 회사들에 공급하고 있는데 이 코닥의 이미지 센서는 탁월한 색 표현력과 풍부한 계조 뛰어난 질감 표현으로 최고급의 이미지 센서로 정평이 나 있다. 실제 코닥의 이미지 센서는 대부분 최고급 중형 디지털 시스템에만 채용되어 왔는데 이번 펜탁스의 645D 가 중형 디지털 카메라 시스템으로는 믿기 어려울만큼 낮은 가격으로 발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급 이미지 센서인 코닥의 이미지 센서를 장착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로 믿기 어려운 일이다. 44x33mm 에 4000 만 화소의 센서 크기와 이미지 사이즈는 현재 중형 디지털 시스템 중에서 최고급은 아니지만 상당히 높은 이미지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최고 수준 중형 디지털 시스템은 페이즈 원의 P65+ 디지털 백 으로 53.9x40.4mm 의 645 중형 필름과 거의 같은 크기의 센서 사이즈에 6050 만 화소 (8984x6732 pixel) 의 이미지 사이즈를 가진다. 645D 와 같은 센서 일체형 중형 디지털 시스템 중에서는 핫셀블라드의 H4D-60 모델이 53.7x40.2mm 크기에 6000 만 화소의 CCD 센서를 탑재하고 있는데 H4D-60 의 가격은 42000 달러 현재 환율로 약 4750 만원 정도로 645D 가격의 4배가 넘는다. 645D 와 비슷한 수준의 44x33mm 크기에 4000 만 화소의 이미지 센서를 장착한 Mamiya 의 DM40 모델의 가격은 645D 의 두배 수준인 약 2000 만원 정도이다. 물론 코닥 센서도 아니다.



◆ 중형 디지털 최초의 먼지 제거 시스템 [DRII]

펜탁스 645D 는 중형 디지털 카메라 시스템으로는 최초로 이미지 센서에 붙은 먼지를 초음파 진동을 이용해서 제거해주는 먼지 제거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이것은 센서 크기가 상대적으로 큰 중형 카메라에서는 소형 DSLR 보다 더 크게 필요성이 높은 기능이다. 이 먼지 제거 시스템은 최고급 중형 디지털 시스템인 핫셀블라드의 최신 모델 H4D 에 적용된 TRUE FOCUS 기능만큼이나 매우 혁신적이고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먼지 제거만을 하는것이 아니라 먼지 경고 시스템으로 이미지 센서의 어느 위치에 먼지가 붙었는지를 후면 LCD 를 통해서 식별 할 수 있기까지 하다. 기존 중형 디지털 시스템들의 가격을 생각하면 645D 의 가격은 보급형 중형 디지털 시스템에 해당되는 가격인데 최고급의 코닥 센서를 사용하는데 이어서 이렇게 세계 최초로 중형 시스템에서 센서 클리닝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니 정말 저 가격이 맞는지 의심스러울만큼 놀라움의 연속이 아닐 수 없다.



◆ 마그네슘 합금 외장 / 알루미늄 새시 (70 여 곳의 방진방습 실링)

645D 의 바디는 마그네슘 합금 외장에 알루미늄 다이캐스트 새시를 적용해서 내열과 내한으로 인해서 발생할 수 있는 열팽창과 수축을 최소화하고 있다. 645D 의 내한성은 영하 -10 도에서도 정상적으로 작동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대부분 스튜디오 촬영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중형 디지털 시스템에서 이 정도로 바디의 견고성과 신뢰성을 추구한 회사나 모델이 있었던가 싶다.

또한 바디의 주요 틈새에는 70 여군데에 방진방습 실링처리를 해서 바디 내부로의 먼지나 습기의 유입으로 인한 기계적 고장이나 오작동을 원천적으로 방지하고 있다. 이런점들은 마치 활동성과 필드성이 높은 소형 DSLR 카메라의 최고급 모델의 특징을 보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다.



◆ SD / SDHC 메모리 카드를 이용한 이미지 저장

645D 는 중형 디지털 카메라 시스템으로는 매우 특이하게 이미지 저장매체로 일반적인 CF 메모리카드가 아니라 SD / SDHC 메모리카드를 사용한다. 두개의 SD 카드를 삽입할 수 있는 듀얼 슬롯을 채용하고 있는데 듀얼 슬롯을 사용하는 시스템이 대부분 그러하듯이 두개의 메모리에 동시에 저장하거나 1.2 를 순차적으로 기록하거나 한쪽에는 RAW 데이터를 한쪽에는 JPEG 데이터를 기록할 수도 있다. SD / SDHC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은 조금이라도 바디 크기를 줄이기 위한 생각일까? 아마 그런 이유일것 같다고 생각이 드는데 기존 중형 시스템을 사용하는 대부분의 사진가들이 CF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CF / SD 카드를 각 1개씩 듀얼슬롯으로 구성했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아니 또 좋게 생각하면 645D 의 이미지 데이터 용량이 RAW 파일의 경우 50M 정도로 매우 크기 때문에 고용량 메모리가 필수적인데 CF 메모리에 비해서 더 SD / SDHC 메모리는 같은 용량에도 가격이 더 저렴하니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 펜탁스 645D 의 영향?

645D 가 중형 시스템으로는 정말 파격적인 가격으로 공식 발표된 이후 각종 사진 커뮤니티들이나 포털에서 많은 이들이 645D 의 영향으로 현재 7-800 만원 이상의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는 소형 DSLR 의 최고급 고화소 모델 가격이 크게 떨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이 많이 보인다.

과연 그럴까?

일단 나는 그렇게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645D 는 소형 DSLR 보다 기존의 중형급 디지털 카메라들에 미치게 될 영향이 훨씬 클 것이다. 물론 현재 2000 만 화소 이상의 초고화소 기종이 등장하며 과거 중형 디지털 카메라의 영역인 초대형 이미지 부분에 근접하고 있던 소형 DSLR 의 가격에도 645D 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그 영향이 기대만큼 크지는 않을 것이다.

이유인즉 소형 카메라는 소형카메라 중형 카메라는 중형 카메라기 때문이다. 중형 카메라들은 소형 DSLR 보다 큰 면적의 이미지 센서를 사용함으로서 더욱 뛰어난 디테일과 계조 표현 압도적인 초고화소등 이미지적인 메리트를 가지고 있지만 또 반면 큰 면적의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는 만큼 기기 자체의 크기와 무게등이 커질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중형 카메라가 소형 카메라에 대한 가장 큰 상대적 단점이다. 즉 휴대성에서 중형 카메라는 소형 카메라에 비해 훨씬 취약하기 때문에 휴대성을 포기하더라도 이미지의 품질을 중시해야 하는 분야나 이동성이 적은 스튜디오 촬영 위주라면 중형 디지털 카메라 시스템이 좋은 선택이지만 야외 이동이 많고 활발한 활동성을 가져야 하는 사진 분야라면? 이미지 품질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휴대성을 중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소형 35mm 디지털 카메라 시스템은 충분한 이동성이 담보되는 휴대성과 뛰어난 이미지 품질 그리고 가장 우수한 기계적 성능을 담보하는 최선의 선택이라는 점에서는 이의가 있을 수 없다. 특히나 사진을 취미로 하는 하이 아마추어 유저라면? 과연 소형 카메라의 뛰어난 기계적 성능과 중형 카메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휴대성을 포기하고 오로지 이미지 품질을 위해 높은 가격대의 중형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을까? 일부 작가주의적 아마추어 사진가들은 가능할지 모르나 대부분의 일반 취미 유저라면 결코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즉 중형 시스템의 가격대가 낮아지더라도 대부분의 취미 사진가들은 어쩔 수 없이 소형 카메라 시스템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소형 카메라 제조사에서는 굳이 중형 카메라 시스템의 가격을 신경쓰며 가격대를 크게 낮출 필요를 느끼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현재 디지털 카메라 시장의 90% 이상은 휴대성이 가장 뛰어난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가 차지하고 있으며 소형 DSLR 이나 지난 1~2년 사이 등장한 미러리스형 렌즈교환식 카메라가 약 7~9% 를 차지하고 있고 이번 펜탁스 645D 가 경쟁해야 할 중형 디지털 카메라 시스템은 전체 디지털 카메라 시장은 단 1% 정도에 불과하다. 지금의 645D 가격보다 더 저렴한 중형 디지털 시스템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휴대성의 제한으로 인한 불편함 때문에 중형 디지털 카메라 시스템의 보급률이나 점유율은 크게 높아지지 못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바라는 최고급 소형 FF DSLR 의 가격대가 지금보다 낮아지려면 소니의 A900 이나 A850 같은 합리적인 가격의 뛰어난 카메라들이 더 많이 등장하고 보급되어야 한다. 만약 지금 현재 소형 DSLR 업계를 양분하고 있는 캐논, 니콘 중 어느 한쪽에서 최고급 FF DSLR 의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거나 매우 저렴한 가격대의 FF DSLR 을 먼저 내 놓는다면 아마 소형 DSLR 카메라의 가격은 크게 낮아지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과연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추후에는 모르지만 적어도 당분간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645D 는 그 영향력이 별로 크지 않을까?

그것도 아닐 거라고 생각한다. 645D 가 기존 중형 디지털 시스템에 비해서 파격적인 가격대로 출시함으로 인해서 중형 디지털 시스템은 매우 큰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뛰어난 중형 디지털의 이미지 퀄리티를 필요로 하면서도 너무나 높은 가격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소형 FF DSLR 카메라를 사용해야만 했던 영세한 상업 사진가들에게는 펜탁스 645D 가 너무나 매력적이다. 대형 에이전시에 소속된 상업 사진가가 아닌 프리랜서 상업 사진가들이나 웨딩 스튜디오 같은 곳이라면 소형 DSLR 에 비해서 훨씬 뛰어난 이미지 퀄리티를 얻을 수 있으면서도 가격적인 부담은 크지 않은 645D 가 매우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어차피 그 분야는 대부분의 촬영을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크기나 무게에 대한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운 편이고 이미 과거 필름 카메라 시절 펜탁스는 경제적이고 중형 필름 카메라로서 645 포맷 카메라를 대표하는 브랜드였던 과거가 있었다. 이미 상당히 많은 중형 카메라 렌즈군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기존 필름 645 카메라와 같은 마운트를 사용하는 645D 를 위해 별도의 렌즈군을 빠르게 보충해야 할 필요성도 크지 않다. 더욱이 필름 카메라 시절 이후 펜탁스 중형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이 늦어져 펜탁스 중형 렌즈군의 가격은 무척이나 저렴해져 있다. 중형 디지털 시스템 구축을 위한 바디의 구입 뿐 아니라 렌즈군의 구성에서도 645D 는 무척이나 경제적일 수가 있다. 이렇게 경제적이면서 뛰어난 퀄리티의 중형 디지털 카메라는 분명 중형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매우 큰 수요를 불러올 것이며 그렇게 된다면 기존 중형 디지털 카메라 회사들에서는 펜탁스와 경쟁하기 위해서 중형 디지털 시스템의 가격을 대폭 낮출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다른 회사의 중형 디지털 시스템 가격이면 펜탁스 645D 시스템을 갖추고도 추가적으로 휴대성이 뛰어난 소형 DSLR 을 서브로 구비할 수 있는 가격대이니 말이다. 물론 핫셀블라드나 리프같은 프리미엄급 중형 시스템 회사는 이미 오랜 전통과 가치를 인정받고 있어서 상대적인 영향권에서 떨어져 있겠지만 마이야나 페이즈원 같은 회사들은 새롭게 등장한 과거 중형 645 카메라의 강자 펜탁스의 645D 와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가 없게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서 작가주의 아마추어 사진가들로서는 그동안 차마 손쉽게 접근하기에 힘들었던 중형 디지털 시스템을 645D 의 등장으로 좀 더 손쉽게 다가갈 수 있게 되었으니 그들에게도 이 펜탁스의 파격적인 중형 디지털 카메라는 너무나 매력적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펜탁스 645D 로 촬영된 결과물 (공식 샘플) 을 몇장 보여주고 마무리한다. 원본 크기의 사이즈가 아니고 노출 정보등을 볼 수 없어 안타깝기는 하지만 이 정도의 사이즈 만으로도 중형 디지털 카메라의 뛰어난 디테일 재현력과 풍부한 계조 표현등은 어느정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사진을 클릭하면 좀 더 큰 사이즈로 볼 수 있음.

역시 코닥의 센서다운 고급스러운 톤과 색감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