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유명 IT 매체인 Cnet 은 애플의 새로운 맥 프로가 현재의 맥 프로에 비해 확장성을 줄이고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해서 올 가을에 출시할 것이라는 루머를 보도했다.
출처 : Cnet 기사 바로가기
Cnet 은 페이스북 그룹 "우리는 새로운 맥프로를 원해요 (We Wand a New Macpro)" 의 창시자이자 비디오 프로듀서로 활동중인 루 보렐라 (Lou Borella) 의 말을 인용해 애플이 올 가을 확장성이 결여된 차세대 맥 프로 (Mac Pro) 를 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루머의 골자는
- 차기 맥 프로가 썬더볼트 기술에 대폭 의존
- 내부 확장성 결여
- 듀얼 GPU 를 지원하며, 세 대의 모니터를 동시에 사용 가능
- 올해 가을에 출시
- 완전히 새로운 디자인 적용
이며, Cnet 은 맥 프로가 맥미니를 고성능화 한것에 더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루머를 듣고 그냥 루머일 것이라며 웃어넘기기에는 최근 애플의 행보가 전문가들보다는 캐쥬얼 유저나 하이 아마추어 (세미 프로) 들을 위한 기기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는 것 때문에 불안감이 커진다. 이미 애플은 2000년대 들어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일반 캐쥬얼 유저를 위한 심플 디바이스가 앺을 매출의 주력이 된지는 오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의 오래된 골수 유저들의 상당수는 소위 말해 전문가층이라는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동안 애플은 과거 파워맥 시리즈에 이어 맥 프로, 맥북 프로등 프로 유저들을 위한 하이엔드 디바이스를 꾸준하게 만들어 오면서 전문유저들에게 큰 신뢰를 얻어왔다. 그리고 그 신뢰를 바탕으로 캐쥬얼 유저 시장까지 성공적으로 진입했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몇년간 애플의 행보를 보면 전문가들을 위한 제품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부족하고 아쉬운 제품들이 참 많았고 다소 저렴(?)한 캐쥬얼 기기들에만 지나치게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몇가지 예를 들어보면
LED 시네마 디스플레이는 글레어 타잎의 디스플레이로 출시
- 꽤 고급의 디스플레이 제품으로 평가받던 애플의 시네마 디스플레이 제품의 최신(?) 버전인 LED 시네마 디스플레이는 매트타잎 논글레어가 아닌 글레어 타잎 디스플레이로 출시되었고 뒤이어 썬더볼트 기술이 적용된 썬더볼트 시네마 디스플레이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전문가군들은 전작인 HD 시네마 디스플레이 같은 매트 타잎 (논 글레어) 디스플레이를 훨씬 선호하며 전문가용 디스플레이 제품들의 대부분은 매트 타잎 디스플레이다. 새롭게 출시된 LED 시네마는 27인치 LED 시네마 디스플레이가 기존 30인치 HD 시네마 디스플레이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에 출시가 되었으나 (199만 / 129만) 전문가군들에서는 아쉬움을 표했다. 게다가 27인치 LED 시네마를 출시한지 얼마 되지않아 기존 30인치 HD 시네마 디스플레이는 단종이 되버렸다.
새롭게 등장한 레티나 맥북프로는 확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게 출시됨
- 2012년에 등장한 레티나 맥북프로는 초고해상도의 레티나 디스플레이가 탑재되어 많은 사람들의 환호를 받았지만 기존 맥북프로에 비해 지나치게 제한적인 내부 확장성 (RAM 은 로직보드에 고정 / SSD 는 전용 규격을 사용해 일반 2.5인치 SSD 와 호환불가) 과 유선랜포트와 FireWire 포트 삭제등 외부 확장.연결성도 줄어들었고 안티글레어 옵션도 제거되어 CTO 로 주문불가되는등 사용자 확장성이 지나치게 제한되어 전문 작업군들에게는 회의적인 목소리가 많이 나옴.
프로용 워크스테이션인 맥 프로는 2010년 이후 제대로된 리프레시가 전혀 되고 있지 않음
- 무엇보다 가장 욕을 먹고 있는 부분은 바로 이 점이다. 2010년 웨스트미어 기반의 12코어 맥프로가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무려 만 3년이 다 되어가도록 제대로된 리프레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급변하는 IT 시장에서 매우 의아한 일이다. 이미 맥프로에 탑재되는 인텔 Xeon 프로세서는 2010년 이후 샌디브릿지 Xeon 이 2011년말에 출시되었고 (당시만해도 샌디브릿지 Xeon 이 늦어져서 맥프로의 리프레시가 늦어지고 있는줄 알았다) 이미 맥프로의 주요 부품들은 2세대 전의 부품들이다. 심지어 작년에 출시된 2012년형 맥프로는 고작 CPU 부품만 같은 세대의 살짝 높은 제품으로 바뀌고 몇가지 모델을 간소화하여 가격을 인하하는 정도로 나오면서 더더욱 욕을 먹고 있는 상황이다.
맥 프로의 현재까지 마지막 메이저 업데이트였던 2010년 7월 이후 지금까지 iOS 및 다른 Mac 제품들의 업데이트 현황을 보면 맥 프로가 얼마나 애플의 업데이트 우선 순위에서 밀려있는지 알 수 있다.
- iPhont 은 2010년 아이폰4 출시 이후 4s 를 거쳐 현재 아이폰 5 가 판매중이다.
- iPad 는 2010년 4월 아이패드1 출시 이후 2 > New iPad (3th) 를 거쳐 현재 4세대가 판매중이다.
- MacBook air 는 11인치가 추가된 2010 버전 이후 역시 매년 리프레시 모델이 등장해 2011년과 2012년에 모두 새로운 마이너 업데이트 모델이 등장하며 업그레이드 되었다.
- iMac 역시 2010년에 린필드 기반의 인텔 코어 i시리즈 1세대 출시 이후 2011년에 샌디브릿지가 적용된 2세대 인텔 i시리즈 CPU 와 썬더볼트등이 추가되었으며 현재는 새로운 디자인의 2012년형 아이맥이 판매되고 있는 중이다.
- MacBook Pro 역시도 2010년형 뒤로 2011년형과 2012년형이 계속해서 리프레시 되었으며 2012년에는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레티나 맥북프로까지 출시되어 판매중이다.
- 애플의 가장 엔트리 데스크탑인 Mac mini 조차도 2010년 이후 2011년과 2012년에 매년 리프레시 모델이 등장했으며 심지어 샌디브릿지 쿼드코어 i7 CPU 를 탑재한 2011년 서버형 모델과 아이비브릿지 쿼드코어 i7 CPU 를 탑재한 2012년 고급형 모델 맥미니의 CPU 성능은 맥 프로 2010년 쿼드코어 기본형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높아졌을 정도다.
하지만 위의 모든 부분들보다 최근 나온 '차기 맥프로의 확장성 결여' 문제는 훨씬 심각한 부분이다.
맥 프로는 그 이름만큼 본격 프로용 워크스테이션으로 별도의 조립 컴퓨터가 아닌 브랜드 데스크탑으로서는 가장 높은 신뢰성과 뛰어난 성능을 가진 워크스테이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직까지도 6코어 Xeon 프로세서를 듀얼로 탑재하여 12코어 CPU 를 가진 워크스테이션은 거의 없다. 하지만 프로들이 맥 프로를 사용하는 이유가 단순히 성능이 뛰어나다는 이유 하나만은 아니다.
프로 유저들이 아이맥이나 맥북프로등 보다 덩치도 크고 무겁고 가격도 엄청나게 비쌈에도 불구하고 맥 프로를 선호하는 이유는 성능은 물론이고 풍부한 사용자 확장성이라는 면이 매우 큰 부분이다.
맥 프로의 내부 접근은 정말 너무나 쉽다.
그리고 부품을 교체하거나 추가하는데 있어서도 별도로 나사를 풀고 뭐하고 할 필요도 없다. 애플이 맥 프로의 내부 구조를 이렇게 손쉽게 접근하고 교체.추가할 수 있게 한 이유는 분명하다. 프로 사용자들이 자신들의 사용 용도와 의도에 맞춰 자유롭게 부품들을 추가하고 교체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실제 맥 프로가 다른 Mac 제품들과 가장 차별화 될 수 있는 특장점은 바로 이 확장성이다.
실제로 맥 프로를 사용하는 대부분의 프로 유저층들은 자신의 용도에 맞는 CPU 정도만 선택해서 구입한 이후 기존에 사용하던 부품들이나 용도에 맞는 부품들을 맥 프로에 추가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맥 프로는 기본적으로 USB3.0 이나 e-SATA 등 차세대 고속 전송포트를 가지고 있지 않지만 많은 맥 프로 유저들은 PCI 카드 추가등을 통해 USB3.0 이나 e-SATA / miniSAS 등 다양한 초고속 전송 포트들을 활용하고 있다. HDD 나 RAM 의 교체나 추가는 정말 세살짜리도 할 수 있을 정도다.
손쉬운 사용자 접근성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그런데 최근 루머대로 맥 프로가 내부 확장성을 포기해 버린다면??
그건 이미 맥 프로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어렵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사실이 아니길 바래보지만 정말로 루머와 같은 제품이 나오고 기존 맥 프로의 형태는 단종시켜 버린다면 이제 애플은 전문가 시장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회사라고 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과연 애플은 그렇게 될 것인가?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 지금의 애플의 성공과 부활을 이끌어준 주역인 iOS 는 그 뿌리가 OS X 이라는것을 모르지 않을테고 그리고 그 OS X 의 뿌리는 과거 스티브 잡스가 만든 워크스테이션 넥스트스텝이 라는 것을 모르지도 않을 것이다. 즉 뛰어난 상위 기술이 바탕이 되어 훌륭한 하위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말이다. 하지만 캐쥬얼 제품의 성공에만 혹해 판매량이 적다거나 수요층이 적다는 이유로 상위 제품을 포기해 버린다면 결국 그저 그런 회사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부디 이번 루머는 그냥 루머로만 그치길 바라며...얼마전 팀쿡이 언급했던 '놀라운 차세대 맥프로' 는 우리가 기대하는 그런 놀라움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맥 프로 유저들이 바라는 놀라움은 위 루머와 같은 그런 놀라움은 결코 아니다. 그런건 그냥 맥미니의 고성능 버전에 불과하다.
그리고 과거 그런 제품이 하나 있었다. Mac Cube (맥 큐브) 라는 제품 말이다. 너무나 아름다운 디자인으로 뉴욕 현대 미술관에 전시될 정도였던 제품이지만 철저하게 판매적으로는 철처하게 실패했다.
대체 무슨 이유였을까? 그 이유를 정말 지금까지도 애플이 모르고 있는 것일까?
'그저 그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플의 OS X 소프트웨어 무료화 진짜 의중은? (0) | 2013.10.26 |
---|---|
New Mac Pro? 이건 그냥 Mac mini Plus 잖아... (10) | 2013.06.11 |
노키아는 살아날 수 있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Asha 501 (4) | 2013.05.11 |
LG 옵티머스 G2 디자인 유출? (0) | 2013.05.05 |
옵티머스GK 출시 LG 는 올바른 선택을 하는것일까? (6) | 2013.04.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