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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이야기...

크롬북 픽셀(pixel) - 구글의 야망인가 삽질인가?


지난주 루머로 돌던 구글의 레퍼런스 크롬북인 '픽셀(Pixel)' 이 갑작스럽게 발표되었다.

구글이 직접 크롬OS 를 사용하는 크롬북의 레퍼런스 기기이자 플래그쉽 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약 13인치 (12.85인치) 에 요즘에는 흔치 않은 3:2 화면비율을 가지고 있는 2560x1700 해상도의 초고해상도에 시야각은 178도 (IPS 인지는 확인되지 않음) 인 뛰어난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인치당 픽셀수는 무려 239ppi 로 크롬북 픽셀이라는 이름은 더이상 화면에서 '픽셀' 을 볼 수 없을테니 제품 이름에서나 보라는 소리인듯 하다. 


전체적인 사양을 개략적으로 정리해보면


- 12.85인치 3:2 비율 2560x1700 해상도 (239ppi) 178도 시야각 (멀티터치 지원)

- CPU : intel Core i5 Duer Core 1.8GHz (i5-3337U 로 추정)

- GPU : intel HD4000 (내장 그래픽)

- 4GB DDR3 RAM

- 32GB SSD (LTE 모델은 64GB SSD 탑재) / 구글 드라이브 1TB 3년간 제공

- USB2.0 (2개) / mini Display Port / SD,MMC 카드리더

- Bluetooth3.0 / WiFi 802.11n (Dual-band) / LTE modem (LTE model)

- 키보드 백라이트 / 720p 전면 카메라 / 스테레오 스피커 내장

- 5시간 사용가능한 배터리 (58Wh)

- 가로 297.7mm / 세로 224.6mm / 두께 16.2mm / 무게 1.52kg

- 알루미늄 유니바디 디자인

- 구글 크롬 (Google chrome) OS

- 가격 : $1,299 (wi-fi) / $1,499 (LTE)


전체적인 사양으로 보면 상당히 괜찮게 보인다.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13인치 디스플레이에 인텔 아이비브릿지 i5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얇고 가벼워 뛰어난 휴대성까지 겸비하고 있으니 많은 이들이 원하는 울트라북 모델의 전형처럼 보인다.


그러면 세부적인 부분들을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보자


크롬북 픽셀 : 디자인


디자인적으로 보면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형태지만 전체적으로 통 알루미늄 유니바디 케이스를 사용하여 꽤 고급스러움을 느낄 수 있으며 간결하고 심플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화려한 치장보다는 소재 자체가 주는 고급스러움을 잘 살린 디자인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꽤 멋스럽다.

전면부 압쪽에는 구글,크롬 로고의 컬러와 동일한 4가지 색깔을 LED 가 발광한다. 후면 접합부의 힌지에 chrome 이라고 음각이 되어있고 이 부분 역시 꽤 고급스럽게 마감되어 있다.



그런데 이거 어디선가 좀 많이 본듯한 느낌이 든다...

통 알루미늄 유니바디 다자인, 간결한 선의 깔끔한 외관 생김새, 무광 알루미늄 특유의 재질감...특정 브랜드의 모 랩탑 브랜드가 떠오르는건 아직까지 지나친 억측일지 모르겠다.



크롬북 픽셀 : 디스플레이


크롬북 픽셀이 그 이름에서부터 가장 강조하고 있는 장점이 바로 13인치 초고해상도 멀티터치가 가능한 디스플레이다. 현존하는 가장 뛰어난 ppi 의 노트북 디스플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인치당 239개의 픽셀이 집약된 약 13인치의 디스플레이 패널은 쉽게 이해하자면 아이폰.아이패드등을 통해 이제는 다소 익숙해진 '레티나 디스플레이' 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것이다.



거기에 크롭북 픽셀의 디스플레이는 멀티터치도 가능해서 디스플레이에 직접 탭해서 클릭하거나 두손가락을 이용해서 화면을 키우고 줄이는 핀치투줌등도 가능하다. 마치 타블렛처럼 말이다.

이건 충분히 자랑할만한 큰 장점이다. 훨씬 선명한 텍스트를 읽을 수 있고 이미지도 더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이미 아이폰4 이후 우리 생활속에서 이렇게 높은 ppi 를 가진 디스플레이를 가진 제품들의 장점은 충분히 경험해왔기 때문에 이것이 얼마나 뛰어난 시각적 경험을 제공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도 어디서 많이...들어본 듯한 이야기다?

이쯤되면 이야기를 꺼내보지 않을 수 없다. 크롬북과 비슷하게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랩탑 컴퓨터...하면 IT 기기나 랩탑컴퓨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이 제품을 떠올릴 수 밖에 없을 것 같다고 생각된다. 바로 애플의 맥북프로 레티나 디스플레이 모델이다.

지난 2012년 15인치에 이어 13인치 레티나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맥북프로 모델이 등장했다.

15인치 2880x1800 해상도 / 13인치 2560x1600 해상도를 가진 레티나 맥북프로 모델들이 있다.



크롬북 픽셀은 특히 레티나 맥북프로 13인치 모델과 참 많은 부분 비슷한 컨셉을 가지고 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애플의 레티나 맥북프로 13인치 모델과 비교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는 크롬북 픽셀을 애플의 보급형 울트라북 라인업인 맥북에어 13인치 모델과 비교하기도 하나 크롬북 픽셀은 구글이 크롬OS 를 사용하는 독자적인 플랫폼인 크롬북 라인업들중 최고급 플래그쉽 모델로 발표한 기기이니만큼 맥북에어보다는 맥북프로 모델과 비교하는것이 맞지 않은가 싶다.



구글의 크롬북 픽셀은 12.85인치에 2560x1700 해상도로 인치당 239 픽셀 집적도(ppi) 를 가지고 있고 애플의 맥북프로 레티나 13인치 모델은 13.3인치에 2560x1600 해상도로 인치당 227 ppi 를 가지고 있다. 239 : 227 이니 사살상 거의 차이가 없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레티나 맥북프로 모델을 사용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정도 픽셀 집적도를 가지고 있는 디스플레이의 선명함은 그야말로 픽셀을 전혀 구분할 수 없을만큼 그 선명도가 뛰어나다. 이건 말로 하기 보다 직접 보는게 훨씬 좋을것이다. 어떤 느낌인지 궁금하다면? 가까운 애플 매장으로 가서 레티나 맥북프로 13인치 모델을 직접 보고오면 무슨말인지 이해하기 쉽고 크롬북 픽셀의 디스플레이가 어떠할지 대략적인 감이 올것이다.


이 두 기기는 디스플레이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면에서 상당히 유사하다.

주요 사양을 비교하면 (크롬북 : 맥북프로 레티나13) 


- 12.85인치 : 13.3인치 디스플레이 (2560x1700 : 2560x1600 해상도)

- 가로 29.7cm : 31.4cm / 세로 22.5cm : 21.9cm / 두께 1.6cm : 1.9cm / 무게 1.52kg : 1.62kg

- 인텔 아이비브릿지 i5 듀얼코어 1.8GHz : 인텔 아이비브릿지 i5 듀얼코어 2.5GHz

- 인텔 내장그래픽 HD4000 (공통)


기본적인 사양이나 크기.재질 주요 특징등 두 기기는 상당히 유사하다.

하지만 크롬북 픽셀은 바로 이 맥북프로 레티나와 비교하면서 그 장점이 희석되고 단점이 부각되어 버리고 만다. 바로 이 부분이 필자가 구글이 왜 무슨 생각으로 크롬북 픽셀을 그 가격에 출시한 것인지 의문스럽게 느끼는 부분이다. (크롬북 픽셀의 가격은 아래와 같다.)


기본 Wi-Fi 만 탑재된 모델이 $1,299 / LTE 모듈이 탑재된 모델이 $1,499 로 책정되어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몇가지의 크롬북 랩탑 모델들의 가격이 $500 이하 저가형 모델 중심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꽤 높은 가격이고 일반적인 중.고급형 랩탑 모델들과 비교해도 꽤 높은 고가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기준 141만원~157만원)

애플의 레티나 맥북프로 13인치 모델과 비교하게 되는데 해당 모델은 가격은 아래와 같다.



레티나 맥북프로 13인치의 가격은 기본형 $1,499 / 고급형 $1,699 로 시작한다. 크롬북과 비교하면 약 $200 정도씩 높은 가격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기준 162만원~184만원)

그냥 가격만 표면적으로 보면 크롬북 픽셀이 더 좋게 느껴질 수 있다. 비슷한(?) 사양에 $200 정도나 더 저렴하니 말이다. 단순 가격으로 보면 고가이지만 대표적인 고가 프리미엄 랩탑인 애플의 맥북프로 레티나 모델과 비교해서 가격적으로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200 의 가격차이에서 어떤 차이가 발생하는지 한번 비교해보자 (크롬북 픽셀 : 맥북프로 레티나13)


- 기본 32GB SSD : 128GB SSD (고급형 64GB : 256GB)

- 4GB DDR3 RAM : 8GB DDR3 RAM (두 기기모두 RAM 확장불가)

- USB2.0 (2포트) : USB3.0 (2포트)

- mini display port : 썬더볼트 포트 (mDP 기능 + 초고속 파일전송) 2개 + HDMI

- Bluetooth 3.0 : Bluetooth 4.0

- 59Wh 5시간 배터리 : 74Wh 7시간 배터리

- Google chrome OS (only) : Mac OS X 10.8 or Windows 7 or 8 사용가능


어라...뭔가 좀 심하게 차이가 많다.

지금부터는 크롬북 픽셀을 대놓고 좀 까보자



기본 용량 32GB 대체 이걸로 뭘 하라는거지?


$1,299 짜리 기본 Wi-Fi 모델에는 기본으로 빠른 전송속도의 SSD 가 '무려' 32GB 나 탑재되었다. 또한 별도의 HDD 용량이 있지는 않지만 무려 1TB 의 구글 드라이브를 3년간 제공한단다.


'장난치나?'


64GB 가 기본이라고 해도 PC 용 운영체제하에서는 다소 부족하다고 할만한 용량인데 고작 32GB 를 탑재하고 거기에 별도의 HDD 용량도 없이 오직 인터넷 연결이 되어야만 사용할 수 있는 구글 드라이브를 1TB 제공한다? 하긴 어차피 크롬 OS 자체가 인터넷 연결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에서는 뭘 할수도 없는 웹 기반 OS 니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다. 아무리 그래도 32GB SSD 는 좀 심하게 너무했다.

가뜩이나 웹기반 OS 의 한계성이 아직까지는 분명한 크롬 OS 인데 추후 가능하다면 별도로 윈도우나 리눅스등 오프라인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OS 를 설치하려고 해도 이건 뭐 용량이 너무 적어서 설치를 할 수나 있을까 싶다. (뭐 나눠쓸 방이라도 있어야 하숙생이라도 들일 수 있을꺼 아닌가) 

크롬북 픽셀보다 $300나 저렴한 애플의 맥북에어 11인치 기본형에도 64GB SSD 가 탑재되어 있고 $100 가 저렴한 13인치 맥북에어에는 128GB SSD 가 탑재되어 있다. 크롬북 픽셀의 경쟁기종(?) 이라고 할 수 있는 13인치 레티나 맥북프로도 기본 SSD 용량은 128GB 를 탑재하고 있다. 추후에 따로 업그레이드 할 수도 없는 구조인것 같은 크롬북 픽셀의 SSD 용량이 64GB 도 아니고 32GB 가 기본이라니 이건 좀 해도 해도 너무하는거 아닌가? 지금이 2003년도가 아니라 2013년 이라는걸 구글이 혹시 착각하고 있는것 아닌가 싶어지는 대목이다.  



2013년 랩탑에 USB2.0 은 좀 너무하잖아


크롬북 픽셀에서 가장 의아한 부분이 바로 이 부분이다. 무려 2013년에 나온 최신형 랩탑에 해상도도 무려 2560x1700 이나 달고 있는 이 최신식 랩탑에 USB2.0 이라니...두개의 USB 포트중 단 하나도 USB3.0 을 지원해 주지 않고 있다. 이건 좀 너무한다. 최소한 둘중에 하나라도 USB3.0 을 넣어주는 것이 그렇게나 어려웠을까? 최신식 인텔 아이비브릿지 i5 프로세서를 장착하고 있음에도 USB3.0 을 넣어주지 않은 의도는 무엇일까? (가격때문에 빠진거라면 넣으면 얼마라는 소린가...)


경쟁기종(?) 인 맥북프로 레티나 모델은 2개의 USB포트 모두 기본적으로 USB3.0 규격이고 USB2.0 도 당연히 하위호환이 가능하다. 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 신호 전송기능 (크롬북 픽셀의 mDP 와 같은) 과 초고속 파일전송 (현존하는 가장 빠른 규격) 이 모두 가능한 썬더볼트 포트도 2개나 탑재되어 있으며 표준 사이즈 HDMI 포트도 별도로 탑재되어 있다. 이건 뭐 외부 확장.연결 포트가 부족한 것뿐만 아니라 있는것들 조차도 시대에 한참이나 뒤떨어져 있다. 이건 마치 외모는 너무나 멋지고 잘 빠진데다가 머리도 똑똑한 20대 청년인데 말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무슨 초등학생 수준밖에 되지 않는 것 같다.



해상도 2560x1700 인데 RAM 이 4GB 라니...


크롬북 픽셀의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무려 2560x1700 이다. 게다가 크롬 OS 는 웹기반 OS 다. 이말인 즉슨 상시 웹 연결에 (웹 브라우징 상태) 2560x1700 의 브라우저를 구동해야 한다는 말이나 마찬가지다. 사실 이건 CPU 나 GPU 의 성능으로 볼때 결코 무리가 되는 작업은 아니다. 다만 램을 생각한다면 이야기가 전혀 다르다. 4GB RAM 이 적은 용량은 아니지만 2560x1700 의 고해상도를 계속해서 사용한다는 측면으로 볼때 4GB 의 램은 결코 여유롭지 않다. 웹기반 OS 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최소한 기본적으로 상시 사용되는 RAM 용량이 3GB 이상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가용 여유램은 고작 1GB 남짓에 불과해진다. 당연히 멀티테스킹 작업에서는 그 효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디스플레이 해상도가 증가할수록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RAM 도 거의 해상도에 비례해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애플의 맥북프로의 경우에도 레티나 버전의 13인치나 15인치는 2배 이상 늘어난 디스플레이 해상도처럼 기본 램 용량도 기존 4GB 에서 8GB 로 높였다. 높아진 해상도만큼 램 용량도 늘어나야만 그만큼의 해상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사용자 경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롬북 픽셀은 추후에 사용자가 별도로 RAM 을 교체하거나 추가할 수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다. 만약 교체가 가능하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쓸데없이 이런것까지 애플 맥북을 따라해서 교체가 불가능하게 만들었다면 이건 그야말로 안구에 습기가 가득찰만큼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직 크롬 OS 만 가능? 오프라인에서는 어쩌라고?


크롬북이란 구글의 웹기반 OS 인 크롬 OS 를 기반으로 하는 랩탑 컴퓨터다. 쉽게 생각해서 구글 크롬 웹 브라우저를 기본 OS 처럼 사용하는 것이다. 크롬 브라우저의 경우 자체적으로 크롬 웹 스토어가 있어 웹 기반으로 브라우저 자체에 다양한 플러그인 형태로 어플리케이션을 설치할 수 있다. 즉 크롬 브라우저 그 자체가 OS 처럼 작동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것이 바로 크롬 OS 라는 말이다.



웹 기반이기 때문에 빠른 부팅.사용 속도를 구현할 수 있고 구글 계정으로 동기화되어 각종 구글 계정에 관련된 여러가지를 쉽고 빠르게 동기화해서 편하게 사용할 수도 있다. 


크롬 OS 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기


하지만...이 모든것은 웹 연결이 되어있다는 것을 가정해서 이루어진다. Wi-Fi 건 통신사의 셀룰러 데이터를 통한 연결이건 웹상에 연결이 되었을때만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웹 연결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것이 없다. 음악을 듣거나 동영상을 보는것 같은 기본적인 것들도 웹 연결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라면 아무것도 할 수 있는게 없어진다. 이것이 아직까지 크롬 OS 가 가진 가장 치명적인 단점이다. 물론 크롬북 픽셀의 경우 고급형 LTE 모델이라면 따로 통신사 LTE 상품에 가입해 스마트폰처럼 상시 온라인 상태를 유지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비용은? 이제 스마트폰이나 타블렛뿐 아니라 랩탑 컴퓨터도 매월 월정액을 지불하고 사용해야 한단 말인가? 그것도 무려 $1,000 가 넘는 기기를 사용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건 좀 꼬라지가 우스워지지 않을까? 최소한 크롬북 픽셀같은 플래그쉽 기기라면 적어도 공식적으로 크롬 OS 외에 마이크로 소프트의 윈도우즈등 오프라인에서도 필요한 작업을 할 수 있는 OS 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이게 되지 않으니 (능력자들은 분명히 할 수 있게 만들테지만) 참 계륵같은 존재가 되어버리는게 크롬북의 극명한 한계점이다. 

물론 크롬북이 발표된지 며칠 되지도 않았지만 벌써부터 크롬북 픽셀에 리눅스를 올릴 수 있는 커스텀 부트로더등이 등장하기도 하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터치스크린이나 트랙패드를 지원하지는 않는등 제한적인 사항이 많다. (HiDPI 모드도 지원되지 않는다.)


크롬북 픽셀에 리눅스 설치하기 (링크)


이렇게까지 사용하기에 기본 $1,299 짜리 크롬북 픽셀은 대체 무슨 메리트가 있는건지 모르겠다.

지금까지의 몇몇 크롬북 모델들의 경우 오프라인에서 사용성이 제한적이지만 가장 결정적인 장점으로는 바로 '저렴한 가격' 이 나름의 메리트를 줄 수 있는 요인으로 일부 사용자들의 선택을 받아왔다.



크롬북은 지금까지 삼성,에이서,HP 등이 디바이스를 발표했는데 그 가격이 낮은 모델은 $199 부터 높은 모델도 $449 정도로 보급형 랩탑 정도의 수준의 가격이었다. 제한성이 있지만 이 정도의 가격이라면 가격 접근성에서 높으니 그래도 나름의 메리트를 가지고 약간의 시장성을 형성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나온 크롬북 픽셀은 절대 '저가형' 이 아니다. 오히려 '고가형' 에 가깝다. 다른 저가형 크롬북들에 비해서는 훨씬 뛰어난 부분들이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롬북' 그 자체가 가지는 한계성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디바이스에 타사의 고급형 랩탑과 비슷한 금액을 지불하고 구입할만한 소비자가 과연 얼마나 될까? (일부 얼리어답터나 전문 리뷰어등 외에 실 사용자가 과연 얼마일지..)



크롬북 픽셀...미래를 제시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뿐이다.


크롬북 픽셀을 보면 구글이 지향하는 향후 컴퓨팅 환경의 지향점을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는것 같다. 미래에는 지금보다 분명 훨씬 자유롭게 언제 어느곳에서나 상시적으로 온라인에 접속이 가능할 것이고 그런 상태라면 크롬북과 같은 웹기반 OS 를 사용하는 기기의 장점은 충분히 그 가치가 높다.

내장 저장장치가 없어도 웹 클라우드 기반으로 내 자료가 언제나 안전하게 보관되고 상시적으로 접근해서 사용할 수 있으며 어떤 기기를 사용하던 같은 환경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애플이 레티나 맥북프로를 통해 보여주었던 레티나 모드같은 OS 차원에서 지원하는 HiDPI 모드 등도 웹 기반의 특징인 만큼 어렵지 않게 소프트웨어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윈도우7 같은 경우 해당 부분이 지원되지 않는다.) 다른 어떤 미래의 기능들도 가장 빠르게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구글이 지향하는 미래의 PC는 그저 구글 서비스에 접속하는 매개체로만 기능하는 것일 것이다. 물론 디바이스의 성능이나 하드웨어적 특징등이 따라줘야 더욱 프리미엄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으로 차별화가 될 것이고 크롬북 픽셀은 크롬 OS 를 가장 하이클래스로 쓸 수 있는 디바이스를 구글 자체적으로 제시했다고 그 의미를 부여해 볼 수 있겠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뿐이다.

아직까지는 스마트폰이나 타블렛과 같은 보조적 기기가 아닌 랩탑이나 데스크탑 컴퓨터등 PC 는 상시 온라인 상태에서 100% 웹 클라우드로 사용한다는 것에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결코 익숙치 않고 자신의 개인적인 자료나 업무적인 자료를 지극히 개인적인 디바이스 내에 보관하길 원하는 것이 더 많을 거라고 단언할 수 있다. 웹 클라우드는 경우에 따라서 너무나 편리하지만 나의 개인적인 정보나 자료가 다른 누군가에 의해 관리되고 컨트롤 된다는 것은 여전히 두려움을 가지게 되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크롬북 픽셀을 통해 구글이 원하는 그리고 제시하는 컴퓨팅의 미래를 확인할 수 있다.

만약 크롬북 픽셀이 적어도 $999 이하로 지금 사양 그대로 나왔다면 어느정도 사람들의 호응을 지금보다는 더 불러일으켰을 것이다. 하지만 $1,299 의 반쪽짜리 최고급 컴퓨터를 쓰면서 모든것을 구글에 의존해야 하느니 (개인적인 자료들까지도) $200 를 더 주고 맥북프로 레티나 13인치 모델을 구입하거나 $100 저렴한 맥북 에어 13인치 모델을 사용하는게 훨씬 더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비단 나만은 아닌것 같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도 좀 궁금하다)



구글은 자신들이 사람들의 모든것을 품길 원하지만 


과연 사람들은 그것을 원할까?


나는 마이크로 소프트나 애플보다 구글이 가장 무섭다.






P.S : The Verge 의 구글 크롬북 픽셀 리뷰 동영상과 총평을 첨부합니다.



크롬북 픽셀이 참 마음에 듭니다. 이렇게 특정 디바이스를 쓰면서 만족을 느낀 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디스플레이, 키보드, 트랙패드, 전체적인 만듦새와 마무리는 여태 써 본 노트북중 제일 좋았으며 앞으로 나올 노트북을 평가하는 데 기준점으로 쓸 수 있을 정도입니다. 배터리 수명은 좋지 않지만 판을 깰 정도는 아닙니다. 생각한 만큼 좋지 않은 거지 끔찍한 건 아니거든요. 또한 브라우저 위에서 모든 일을 해야 한다는 제한도 어느 정도는 마음에 들었는데 그렇게 되면 모든 작업을 크롬에서 할 수 있게 재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리뷰를 쓰려고 편집과 사진을 올리고 필요한 조사를 해야 할 때가 되자 저는 맥북 에어를 꺼내게되 었습니다. 포토샵도 필요했고, 오프라인에서 돌아가는 에버노트도 필요했는데 구글 독의 Scratchapad 보다는 잘 작동되는 도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편하기는 하지만 강력하지는 않습니다) 한 번에 세 개의 창을 띄워놓고 자연스럽게 왔다갔다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크롬북 픽셀을 좀 더 쓰고 싶었지만 결국 맥북을 항상 쓰게 되었습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컴퓨터에 2600달러를 투자할 수 있다면 맥북 에어와 크롬북 픽셀을 둘 다 사세요. 그리고는 제가 그 조합을 엄청나게 부러워할 거라는걸 생각하시며 잘 쓰시면 됩니다. 하지만 보통 사람에게는 1299달러를 노트북에 투자하는 것도 큰 투자인데, 대체 누구에게 이 노트북을 추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긴 배터리 수명이 필요한 보조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200달러짜리 삼성 크롬북을 사면 됩니다. 보조 노트북으로 정말 좋거든요. 만약 고성능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레티나 디스플레이 맥북 프로를 사서 [크롬북] 픽셀의 대부분의 장점을 즐기면서 단점은 거의 없는 환경을 누리시면 됩니다.
모두들 크롬북 픽셀을 써보고 싶을 겁니다. 저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살 필요는 없습니다.

 

* 출처 : The Ver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