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넥서스4 에 대한 이야기로 오랜만에 안드로이드 폰에 대한 이야기를 포스팅 해 본다. 사실 이 포스팅은 비단 안드로이드 폰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통신사와 제조사 그리고 소비자간에서 발생하는 이해 대립에 관한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다. 같은 대상을 가지고도 서로 다른 이해가 상충되기 때문에 어느쪽은 원하지만 어느쪽에서는 원하지 않은 이해의 대립이다.
제조사,통신사,소비자 3자의 관점으로 넥서스4 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자
먼저 혹시라도 아직 넥서스4 에 대해서 잘 모르는 분들을 위해 (과연 얼마나 될까 싶지만...)
넥서스4 의 기본적인 사양과 특.장점에 대해서 간략하게 기술해 보도록 하겠다.
Nexus 4 주요제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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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 버전 |
Android 4.2 JellyBean (젤리빈) |
현존 최신 버전 |
디스플레이 | 768x1289 4.7인치 IPS+ LCD |
318ppi |
크기.무게 |
133.9 x 68.7 x 9.1mm / 133g |
|
배터리용량 |
2100mAh |
배터리 일체형 |
카메라 | 전면 1.3MP / 후면 8MP |
1080p 30fps 동영상 촬영가능 |
AP | S4 Pro APQ8064 |
쿼드코어 1.5Ghz |
RAM | 2GB DDR2 | |
저장용량 |
8GB / 16GB | micro SD 슬롯 없음 |
통신규격 |
3G HSPA+ | LTE 미지원 |
가격 | 8GB $299 / 16GB $349 | 무약정 언락버전 |
기타 | 정전식 멀티터치, 가속센서, 근접센서, 자이로스코프센서, Wi-Fi 802.11n, Bluetooth 4.0, GPS, LED 플래시, MP3 등 |
현재까지 나온 모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 중에서도 최상급에 해당하는 높은 제원 사양이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사양을 갖추고도 가격은 고작(?) $299~349 (한화 32~38만원) 밖에 하지 않으니 당연히 수많은 사람들이 열광을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거의 비슷한 사양을 가지고 같은 제조사에서 만든 최근 LG 의 대표 플래그쉽 스마트폰인 옵티머스G 의 출고가가 92만4천원임을 생각하면 거의 절반 이하의 가격에 동급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성능.가격은 물론이고 구글의 레퍼런스폰인 넥서스답게 추후 OS 업그레이드 사후지원에 있어서도 가장 빠르고 확실하게 지원된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국내.외를 제외하고 넥서스4 에 열광할 수 밖에 없는건 당연하다.
소비자로서는 말이다...
하지만 제조사,통신사,소비자 각각의 관점으로 바라보는 넥서스4 는 여러모로 다르다.
몇가지의 이유로 제조사,통신사,소비자간에 이해관계의 차이가 생기고 그 때문에 국내 제조사인 LG에서 만들었음에도 특히 국내에는 이 멋진 녀석이 들어오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 않을까 예상된다.
구글,LG 의 관점에서 보는 넥서스4 (제조사)
구글의 넥서스라는 브랜드로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디바이스가 만들어진지도 벌써 4세대가 되었다.
최초의 넥서스 였던 HTC 의 넥서스원 부터 넥서스S, 갤럭시 넥서스에 이어 올해에는 4세대 넥서스폰인 넥서스4 와 함께 넥서스7, 넥서스10 으로 그 라인업 다양하게 확대되었다.
4세대 넥서스 기기에서 달라진 사항이라면 4.7.10 으로 크기별.용도별로 디바이스가 다양화 되었다는 것과 함께 각 크기별 디바이스마다 제조사가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인 넥서스폰은 LG 에서 휴대용 타블렛인 넥서스7은 아수스가 중.대형 타블렛인 넥서스10 은 삼성에서 제조했다. 모두들 같은 구글의 넥서스라는 브랜드를 달고 있지만 각각의 제조사가 다른만큼 그 특성도 모두 다르다.
구글의 입장에서는 '넥서스' 라는 레퍼런스 브랜드의 다각화를 통해 '안드로이드 = 구글' 이라는 인식을 더욱 공고하게 하는 전략적 차원에서의 다변화 기기 전략이다. 특히 넥서스 기기의중 가장 대표적 디바이스라고 할 수 있는 스마트폰 넥서스4 를 보면 구글이 넥서스라는 브랜드를 통해 제조사와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가고 있고 어떻게 하고자 하는가도 전략적으로 어느정도 알 수 있다. 1세대 넥서스폰을 HTC 가 제조했지만 이후 넥서스S 와 갤럭시 넥서스는 연달아 삼성에서 제조했다. 안드로이드 초창기 HTC 가 가장 적극적으로 시장을 선도했지만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들이 급성장하며 구글 레퍼런스폰이라고 할 수 있는 넥서스 시리즈에서도 삼성의 참여가 돋보였다. 사실 이것은 구글 입장에서 보면 그다지 좋을것이 없다. 앞서 말했듯이 '안드로이드는 곧 구글' 로 인식되어야 하는데 안드로이드 분야에서 지나치게 삼성이 독보적으로 앞서가게 되는것은 자칫 주객전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관점에서 볼때 이번 넥서스4 의 제조사가 LG 가 된것은 구글 입장에서 내부적으로 삼성에 대한 간접적인 견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넥서스10 의 제조사는 아직도 삼성이지만)
어디까지나 구글의 입장에서 넥서스 라는 브랜드는 오픈형 스마트폰 OS 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나름의 기준점을 제시하는 레퍼런스 기기이면서 안드로이드 OS 의 제조사인 구글이 곧 안드로이드폰의 실질적인 대표자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용도일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구글 입장에서는 넥서스 기기가 많이 팔리고 팔리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다. 넥서스 기기들이 화제가 되느냐 아니냐가 중요할 뿐이다.
최근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무약정 언락폰을 $299(8GB) / $349(16GB) 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판매량이 얼마인지는 알 수 없지만 (소량으로 추측) 전세계적으로 화제를 일으켰다. 사실 이 가격에 대해서 실제적으로 소규모 물량에 구글측에서 보조금을 투입해서 실제적인 소비자 판매가를 크게 낮춘것이 아닐까하는 추축이 있지만 구글측에서는 해당 부분에 대해서 별다른 입장이 없다. 실제 구글이 직접적으로 보조금을 투입한게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정도 가격이면 거의 제조원가 수준이다. 구글 입장에서는 넥서스4 를 판매함으로서 별도의 직접적인 마진은 거의 발생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직접적인 수익 외에 전세계적으로 넥서스4 등 시리즈가 화제가 됨으로 구글의 넥서스에 대한 홍보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은 곧 구글 자체에 대한 홍보효과가 높아진다는 것이고 그것이 구글이 원하는 바라는 것이다.
넥서스4 의 직접적인 제조사인 LG 의 목적은 구글과는 조금 다르다.
과거 피쳐폰 시절 초콜릿 폰등 블랙라벨 시리즈로 전성기를 누리던 때도 있었던 LG 지만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급속히 이동하던 시기에 발빠른 대응을 하지 못하며 경쟁사였던 삼성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맹주로 급부상하는 동안에 상대적으로 추락을 거듭했고 현재 LG 는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그저 그런 군소 제조사중 하나로까지 전략해 버렸다. 하지만 삼성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부품 제조분야 등에서 매우 뛰어난 기술력과 제조기반을 가지고 있는 LG 기에 다시금 반등의 기회를 노리며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여 스마트폰 시장에서 최근 다시 꽤 부각되기 시작했고 최근 출시된 옵티머스G 와 넥서스4 는 LG 의 잠재되어 있던 저력이 여지없이 발휘된 스마트폰들이라고 할 수 있다. 구글 안드로이드의 레퍼런스폰인 할 수 있는 넥서스폰의 제조사는 곧 구글의 직접적인 파트너 제조사로 인정받는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는 제조사의 기술력을 거의 공식적으로 인정받는다는 의미로 해석 할 수 있다. HTC 가 그랬고 삼성이 그랬다. 그리고 이제 그 바통을 LG 가 이어받았다. 나름대로 LG 로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뒤쳐진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급부상 시키기 위해 제조.기술적인 노력들과 함께 구글과의 직접적인 협력이라는 뛰어난 전략을 잘 구상한 것이다. 넥서스4 의 제조사가 LG 라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 LG 에 대한 스마트폰 시장의 인식과는 그 위치가 엄청나게 달라졌다. LG 가 넥서스4 로 얻고자 하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 스마트폰 분야에서 LG 의 브랜드 가치를 다시금 높게 부상시키는 것, 그리고 넥서스4 를 통해 LG 의 이러한 목적은 충분히 달성이 되었다. 최근 몇년 동안에 LG 의 기기가 스마트폰 분야에서 이렇게 주목받았던 적이 있던가?
하지만 여기에서 LG 의 딜레마가 시작 되었다. 자사의 최고급 플래그쉽 라인업 스마트폰으로 런칭시킨 옵티머스G 는 일명 '회장님폰' 으로 불리며 고급 스마트폰 (이말은 곧 고가의 가격을 의미한다) 으로 시장에 등장 시켰는데 거의 동급 사양 (사실상 LTE 지원 여부외에는 99% 동일) 의 넥서스4 를 구글에서 $299~349 에 판매해 버리니 상대적으로 옵티머스G 의 가격과 비교 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넥서스4 가 국내에서는 직접 판매되지 않다보니 왜 국내 제조사의 뛰어난 폰을 국내에서는 구입할 수 없냐는 여론의 질타가 제조사인 LG 로 향하게 되었다. 과연 LG 가 옵티머스G 로 폭리를 취하고 의도적으로 넥서스4 의 국내 출시에 소극적일까? 그것은 아니라고 보여진다. LG 는 여러가지 이유로 넥서스4 를 국내에 팔기가 껄끄러울 수 밖에 없다.
첫번째로는 가격이다. 사실 넥서스4 의 제조사는 LG 지만 제품을 직접 유통 즉 판매하는 것은 바로 구글이다. 일부 외국 통신사에서도 넥서스4 를 판매하기도 하지만 실제 사람들이 열광하고 있는 언락 버전의 무약정폰은 오직 구글의 국가별 플레이 스토어를 통해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많은 사람들이 넥서스4 에 열광하는 것은 현존 최고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들과 비교해 결코 뒤쳐지지 않는 높은 사양에 구글의 레퍼런스 폰이라는 점 그리고 '저렴한 가격' 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가격은 '구글의 판매 가격' 이라는 것이 문제다. 앞서 구글의 넥서스 기기에 대한 관점에서 이야기한대로 구글은 넥서스 브랜드 기기를 판매함으로 인해 판매 그 자체로 수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직접적인 판매 수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넥서스 기기가 많이 팔린다는 그 자체로 안드로이드 그리고 구글에 대한 직접적인 홍보가 되고 이것은 곧 구글의 영향력 증가 (이는 곧 수익의 증가) 로 이어진다.
넥서스7 $199 / 넥서스4 $299 / 넥서스10 $349 라는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할 수 있는 이유는 구글이 이 기기들을 판매하면서 직접적인 마진을 포기하는 노마진 정책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이 가격을 LG 가 직접 판매하면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까?
사실상 거의 불가능하다. 구글의 플레이 스토어에서 판매하는 경우 제조사는 사실상 기기를 제조해서 구글에 넘겨주는 것 이외에 (말 그대로 납품) 따로 할일도 비용을 소모할 일도 없다. 기기 판매에 대한 홍보며 유통 채널이며 모든 것은 구글이 알아서 한다. 제조사는 그저 기기를 생산해서 납품할 뿐이다. 하지만 만약 제조사가 직접 넥서스 기기를 판매하려고 한다면? 제품 판매와 홍보를 위한 각종 마케팅비, 유통채널 확보를 위한 유통.물류비용등 각종 비용은 물론이고 제조사가 구글처럼 아무런 판매마진 없이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을까? 최소한의 마진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현재 구글에서 판매하고 있는 해당 가격으로 판매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만약 LG 가 미친척하고 그 가격으로 판매를 한다고 치면 앞으로 LG 더이상 그 이상 고가의 폰을 내놓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LG 가 국내에 넥서스4 를 판매하면서 일반적인 스마트폰들의 출고가와 큰 차이없이 판매한다면? 넥서스4 를 발매하고서도 LG 는 온갖 소비자들의 원성과 원망을 감당해야 할 것이다.
두번째 이유로는 바로 제조사와 통신사와의 관계 부분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넥서스4 에 대한 국내 통신사업자의 관점으로 이야기해 보자
국내 통신 사업자 관점으로 바라보는 넥서스4 (판매자)
사실상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SKT, KT, LG U+ 등 3사가 SKT > KT > LG U+ 순으로 나누어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동통신 상품의 특성상 판매의 주체는 제조사가 아니라 통신사로 집중되어 있다. 지난 5월부터 국내에도 블랙리스트 제도 즉 이동전화 단말기 자급제도가 도입되어 굳이 이통사를 통하지 않고도 소비자가 직접 이동전화 단말기를 구입할 수 있도록 제도가 바뀌었으니 제도가 도입된지 6개월이 넘은 현 시점에도 사실상 실효성은 거의 전무하다고 할 정도로 역시나 이동전화의 유통경로는 이통사 대리점이나 판매점 위주로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넥서스4 의 제조사인 LG 가 국내 단말기 유통의 절대갑이라고 할 수 있는 통신사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현재 국내 통신 3사에게 넥서스4 는 주력하고 있는 서비스에 있어서 전혀 메리트가 없는 단말 제품이다. 팔고 싶지 않은 상품이라는 말이다. 왜? 통신사는 단말기를 판매하는 곳이 아니다. 실제로 이동 통신사에서 팔고 있는 것은 '통신 상품' 이고 단말기는 그 통신 상품을 쓰게 해주는 '기기' 일 뿐이다.
현재 국내 통신 3사는 모두 3G 에서 4세대 LTE 이동통신 상품으로의 가입과 전환을 가장 큰 과제로 삼고 홍보나 지원, 판매 역량의 대부분을 LTE 로 집중하고 있다. 아직까지 3G 이용자를 제한 하거나 하지는 않고 있지만 모든 지원과 할인등은 3G 신규 가입자가 아닌 LTE 가입자에 몰려있다.
왜 LTE 에만 그렇게 모든 역량을 집중 하냐고? 바로 '돈' 이 더 되기 때문일 뿐이다.
표면적인 이유로는 이용자들에게 '더 빠르고' '더 뛰어난' 품질의 차세대 이동통신을 제공한다라고 말하고 있지만 (물론 이런 이유가 아예 없지는 않겠지?) 통신사업을 통해 이윤을 추구하는 통신 사업자로서의 근본적인 이유는 3G 보다 4G LTE 가 돈이 더 되기 때문이다.
자 한번 계산해보자
3G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는 요금제는 5만원대의 요금제다.
해당 금액의 요금제부터 3G 무제한 데이타 이용이 가능한것이 가장 큰 이유지만 평균적으로 그 정도 클래스의 요금제가 주 소비층이 2~30대에게 그나마(?) 가장 합리적인 사용량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슷한 클래스의 사용량을 제공하는 경우 4G LTE 요금제는 3G 요금제에 비해 평균적으로 약 1만원 정도 높은 금액으로 책정되어 있다. 즉 동일 사용패턴을 유지하려는 사용자가 3G 에서 LTE 로 바꿀경우 1인당 약 1만원의 요금을 추가 지불하게 된다는 말이다. 1년간 1개의 통신사에서 100만명을 3G 에서 LTE 로 유치한다고 가정할때 얼마나 더 많은 요금을 받을 수 있게 되는 걸까?
월 요금이 1만원씩 증가 x 100만명 = ₩10,000,000,000 (일백억원)
연간 요금으로 계산할 경우 x 12개월 = ₩120,000,000,000 (천이백억원)
보통 2년(24개월)간 약정이니 x2 = ₩240,000,000,000 (이천사백억원)
이렇게 2년간 수천억원의 추가 요금을 가입자들에게서 받을 수 있다. 마다할 이유가 있을까?
게다가 최근에는 위약금3 라는 제도까지 도입하면서 2년간의 약정을 절대 변경할 수 없도록 사용자들에게 강력한 족쇄를 채우고 꼬박 꼬박 성실하게 요금을 내놓을 것을 거의 강요하고 있다. 수천억원의 추가적인 요금을 받을 수 있을것을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국내 이동 통신사들은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뿌려가면서 LTE 가입자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다. 올해 이 블로그에 3월 4G LTE 갈아타기에 대해서 아직은 시기가 이르다라는 내용으로 포스팅을 했던 적이 있다.
당시 꽤 많은 분들이 동의하기도 했었고 반박하기도 했었다. 그리고 약 8개월 정도가 지난 지금 현재 이미 이동통신 시장의 대세는 완벽하게 LTE 로 기울어 버렸다. 물론 LTE 는 사용자 입장에서도 3G 에 비해 훨씬 더 빠르고 그만큼 편리하다. 더 좋은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안타깝게 생각하는점은 이러한 3G > 4G LTE 로의 사용자 이동이 실질적인 사용자들의 사용 패턴의 변화의사에 의한 부분보다 통신사들의 반강제적인 유도로 인해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3G 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거나 더 빠른 속도보다 제한없이 자유로운 데이타 사용을 선호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 이들은 계속해서 3G 요금제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요금제를 유지하고 싶다고 해서 최신 기기로 바꾸고 싶지 않은것은 아니다. 그대로 기기만 최신 제품으로 사용하고 싶어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국내 통신사들은 그렇게 쓸 수 있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최신 기기를 사용하려면 무조건 LTE 요금제로 약정을 하고 기기를 구입해서 각종 할인을 제공하고 심지어 LTE 지원단말기의 경우 아예 3G 로의 신규 개통 자체를 해주지 않는다. (가입자가 별도로 기기를 가져오지 않는한) LTE 전용 단말기 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면서 말이다. LTE 전용단말? 현재 시중에 나와있는 모든 LTE 단말기들중에 3G 를 지원하지 않는 단말기는 단 한종류도 없다. 아직까지 SKT 나 KT 의 경우 데이타 통신은 LTE 를 사용하지만 음성 통화는 여전히 3G CDMA 방식을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 통신사들의 경우 사용자가 원하면 LTE 지원 단말기라고 하더라도 3G 로도 자유롭게 개통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따로 사용자가 중고폰을 구입하거나 해외에서 직접 구매해오지 않는이상 LTE 지원 단말기를 3G 요금제로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 아니 할 수 없는게 아니라 통신사가 안 해준다.
자 이런 상황에서 LTE 를 지원하지 않는 3G 전용 넥서스4 를 바라보는 관점은 무엇일까?
LTE 상품으로 가입시킬 수도 없고 구글 판매 가격이 너무나 저렴하게 나와서 약정 할부금 할인이라는 괘변으로 가격 뻥튀기를 시킬 수도 없다. 이래저래 통신사 입장에서는 넥서스4 를 통해서 가입자에게 돈을 뜯어먹기가 너무나 곤란하다. 국내 통신사에게는 최악의 폰이다.
넥서스4 가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국내에서도 넥서스4 의 국내 출시를 요청하는 사람들의 요구가 거세지자 지난달 18일에 KT 의 표현명 사장은 트위터에 다음과 같은 트윗을 올렸다.
이 트위터를 두고 많은 언론에서도 그렇고 사람들도 KT 가 넥서스4 의 국내 출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생각하고 넥서스4 의 국내 출시를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나는 이 트위터를 보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쇼 하고 있네" 그렇다...내가 보기에 저건 그냥 쇼다. 실제 저 트위터 발언 이후 보름 이상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넥서스4 의 국내 출시에 대한 그 어떤 진전된 소식이라도 있는가? 없다.
아마 애초부터 없었을 것이다. 제조사의 입장에서도 그렇고 통신사의 입장에서도 넥서스4 국내 출시는 전혀 달갑지가 않다. 별로 득이될게 없다. 일부에서는 지난 2009년 국내 이동 통신업계의 판을 뒤흔든 KT 의 과감한(?) 아이폰 3Gs 정식 출시를 이야기하며 다시금 KT 가 넥서스4 의 국내 출시를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하는데 아이폰과 넥서스4 는 다르다. 당시 KT 는 수많은 반대와 일부 세력의 반대속에서도 아이폰을 출시하며 단기간에 엄청난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었지만 3G 환경 안에서의 일이고 지금 KT 나 SK, LG 모두 4G LTE 에 올인하고 있는 상황에서 KT 가 주력인 LTE 가 아닌 비주력 3G 가입자 유치를 위해 넥서스4 를 정식 출시하는 용기를 낼 수 있을까? 글쎄...?
그냥 넥서스4 를 요구하는 수많은 사용자들의 끓어오르는 요구에 적당히 맞장구 쳐준것 뿐 그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어느정도 넥서스4 에 대한 분위기가 사그라들고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식는다) 적당한 시점에 "넥서스4 국내 출시를 위해 노력했으나 구글사와 제조사측에 협의가 되지 않아서 안타깝게 정식 출시를 할 수 없었다" 라고 해 버리면 그만일 것이다. 그냥 언플일뿐...
실제 현 시점에서 넥서스4 를 정식 출시해서 그 효과를 가장 크게 누릴 수 있는 통신사가 있다면 그것은 LG U+ 뿐이다. LTE 들어서 가장 적극적인 선제 투자로 초기 LTE 시장을 선도했으나 SK와 KT 의 본격적인 LTE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압도적인 자금력과 마케팅을 내세운 SKT 와 KT 앞에 시간이 갈수록 다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LG U+ 입장에서는 할수만 있다면 넥서스4 를 국내에 단독으로 정식 출시함으로서 타사 고객을 LG U+ 로 끌어오고 싶을 것이다. 실제 가능하기만 하다면 2009년 KT 아이폰 정도까지는 되지 못하더라도 적지 않은 번호이동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하다. LG U+ 는 3G CDMA 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넥서스4 를 유치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국내 이통사 입장에서 넥서스4 는 출시 하고 싶지도 않거나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애증의 스마트폰일 뿐이다.
소비자에게는 최고의 폰, 통신사에게는 최악의 폰, 제조사는 누구의 편?
구글의 4세대 안드로이드 레퍼런스 스마트폰인 넥서스4는 굳이 LTE 를 원하지 않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성능적인 부분이나 사후 지원, 가격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최고의 만족을 줄 수 있는 폰으로 꼽기에 주저함이 없다. (실제 얼마전 폰아레나의 사용자 투표에서 최고의 안드로이드 폰으로 뽑히기도 헀다) 소비자에게는 최고의 폰이지만 적어도 국내 통신사에게는 모든 통신사의 정책에 반하는 최악의 폰이라고 할 수 있다. 과연 국내 이통사가 소비자들의 요구가 거세다는 이유로 자신들의 정책 지향점에 반하는 넥서스4 의 국내 출시를 소비자를 위한다는 대의로 공식 출시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혹시 구글이 직접 한국에서 넥서스4 판매를 할 가능성은 없을까?
어느 통신사든 상관없이 구글이 직접 국내 플레이 스토어등을 통해서 넥서스4 공기계를 판매한다면 국내에서도 그 수요는 꽤 많을 것이다. 구글은 굳이 통신사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으니 상관 없을까?
개인적인 견해로는 그럴 가능성도 별로 높지 않다. 아니 솔직히 거의 없다.
구글 입장에서 국내 통신사는 굳이 신경쓸 필요 없다. 어차피 언락폰으로 판매할 경우 국내 소비자들이 공기계를 구입해서 3G 유심기변을 하거나 신규 가입등은 마음대로 할 수 있으니 구글이 직접 넥서스4 를 한국에서 판매할 경우 통신사를 끼고 판매할 필요도 그럴 이유도 없다.
다만, 구글은 통신사는 신경쓰지 않지만 제조사는 신경쓸 필요가 있다. 구글은 LG 나 삼성같은 넥서스 기기들의 제조사들과는 긴밀한 파트너쉽이 되어있다. 구글 입장에서 다음번에도 LG 나 삼성과 넥서스 기기를 함께 출시할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럴 가능성이 있는 파트너와의 관계상 해당 기업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한국에서 파트너사들의 다른 기기 판매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선택을 할 필요가 있겠는가? 어차피 구글 입장에서 넥서스 기기는 많은 판매량이 목표가 아니다. 화제만 되면 충분하다. 이미 전세계적으로 충분히 화제가 되고 있고 굳이 한국에 출시하지 않더라도 구글 입장에서 손해볼 것은 전혀 없다는 말이다. 오히려 구글이 넥서스4 를 한국에 직접 판매할 경우 파트너사들과의 관계만 꽤 서먹해지고 소원해 질 수 있으니 아직까지 직접적인 넥서스 제조사를 가지고 있지 않은 구글 입장에서는 그런 선택을 무리해서 할 필요가 없다. 득보다 실이 더 많을테니 말이다. 차라리 추후 구글이 인수한 모토로라를 통해서 넥서스 기기가 만들어진다면 그 가능성은 높겠지만...
이래 저래 소비자들 이외에 제조사나 통신사등 모든 관계자들의 관점에서 넥서스4 의 국내 출시는 그닥 좋을것이 없다.
안타깝지만 이게 현실이다. IT 선진국이라 자부하지만 제조사, 통신사간 암묵적인 카르텔에 묶여서 제한적인 선택을 강요받을 수 밖에는 없는 국내 소비자들의 현실이다...
가끔 국내 기사에서 '넥서스4 왜 국내 못 들어오나?' 라고 하는데 말은 좀 바로하자.
'못' 하는게 아니라 '안' 하고 있는거다. 언제부터 국내 통신사나 제조사들이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걸 못 했었나? 그냥 '안' 하는거지. 그냥 좀 솔직하기나 했으면 좋겠다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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